여전채 AA+3년물 금리 4.517%…10년 8개월만 최고
미 '자이언트스텝' 여파, 한은 7월 빅스텝 가능성
"자금조달 부담 커져 조정금리 빠르게 축소될 것"
미국 중앙은행이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p 인상)을 단행하면서 신용카드사의 카드장기대출(카드론) 금리 인상이 불가피해졌다.
카드사들은 기준금리 인상 기조 속에서도 고객 유치를 위해 13%대 안팎 금리를 유지해 왔지만 이젠 버터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20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여전채 AA+ 3년물 금리는 연 4.517%를 기록했다. 올해 초(1월 3일 기준) 2.420%와 비교해도 2.097%p나 차이가 벌어진다.
특히 여전채 AA+3년물 금리가 4.5%를 넘어선 것은 2011년 10월 28일(연 4.52%) 이후 10년 8개월 만에 최고치다.
카드사들은 마땅한 수신기능이 없어 채권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데, 여전채 AA+는 신한카드, 삼성카드, KB국민카드 등이 발행하는 채권이다.
여전채 금리가 고공행진을 보이고 있는 것은 기준금리 상승 여파가 크다. 한국은행 금통위는 올 들어 세 차례 금리를 조정해 현재 1.75%까지 기준금리를 올렸다.
여기에 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 연준의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하면서 채권 시장이 출렁거렸다. 올해 1~2월까지만 해도 '제로(0)'였던 미국 금리는 단숨에 3회 인상으로 1.5~1.75%까지 치솟았다.
문제는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가 1.75%로 똑같아지면서 한국은행은 금리역전을 막기 위해 내달 '빅스텝' 이상의 금리인상이 확실시 되는 상황이다.
JP모건은 한은이 7월 기준금리를 한꺼번에 0.5%p로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업계에선 그간 시장금리에 역행하던 카드론 금리가 가파르게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바라봤다.
통상적으로 채권금리가 상승하면 카드사의 자금조달 비용은 커진다. 여전채를 매입한 금융사에게 지급해야 할 이자가 많아지기 때문이다.
이에 조달 비용 원가에 마진을 붙여 빌려주는 카드론 금리도 올라가는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지난 6개월 간 카드론 금리는 시장금리에 역행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속적인 시장금리 상승에도 13%대 평균금리를 유지해 왔다. 7개 전업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의 카드론 평균금리는 올해 1월 13.66%에서 2월 13.54%→3월 13.26%→4월 12.98% 등 하락세를 이어갔다.
카드사들이 대출 수요 유치를 위해 카드론 금리 인상을 방어해온 원인이 크다. 올해부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에 카드론이 포함되면서 영업 실적이 악화되자 우대금리 등을 통해 카드사들이 부담을 감내해온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 조달한 자금으로 대출 영업이 일부 가능했지만 금리 인상기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관측되는 만큼 각 사들이 적용해온 조정금리를 축소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최근 여전채 금리의 가파른 상승으로 조달 비용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만큼, 카드론 금리 상승이 두드러질 것"고 말했다.
©(주) EB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서울미디어홀딩스
패밀리미디어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