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월세 계약 전년비 38% 증가
전세 소폭 늘고 매매량 80% '뚝'
신규·갱신 '전세→월세' 전환 뚜렷
올해 상반기 서울 시내 주택의 월세 거래 비중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으로 매매량이 급감하고 전세 거래도 보합세를 보인 반면 월세로 전환하는 수요가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10일 EBN이 서울부동산정보광장의 주택 전월세(아파트·단독·다가구·다세대·연립) 거래 현황을 분석한 결과 지난 상반기(1~6월) 월세·준월세 거래량은 총 9만6210건으로 전년대비 37.7% 급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관련 통계가 발표된 2011년 이후 동기 기준 최대치다.
반면 전세 거래는 보합세였고 매매량은 큰 폭으로 줄었다. 이날 기준 상반기 서울 시내 전세·준전세 거래량은 총 16만8468건으로 전년대비 2.7%(4502건) 증가하는 데 그쳤다. 또 한국부동산원에 자료를 보면 동기간 서울 시내 아파트 매매 건수(신고일 기준)는 9931건으로 전년(4만8298건)보다 79.4% 급감했다.
수도권도 비슷한 양상이다. 인천 아파트 매매는 지난해 상반기 3만9911건에서 올해 7928건으로 80.1% 줄었고 경기도는 14만9511건에서 3만5549건으로 76.2% 감소했다. 부동산원의 통계 집계 이래 가장 낮은 수치다.
매매와 전세 거래가 줄고 월세 거래가 활발해진 것은 잇단 금리 인상이 가장 큰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금리 인상으로 대출 이자 부담이 커지자 신규 또는 갱신 세입자들이 전세보다 월세를 택하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매매 거래는 급매물 위주의 하락 거래들만 일부 체결되면서 하향세가 뚜렷해졌고 향후 집값 추가 하락에 대한 기대 심리로 실수요자들의 관망세가 나타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서울 마포구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 대표는 "과거 월세 매물이 적었지만 최근에는 월세 또는 반전세 매물이 부쩍 늘었다"며 "금리 인상으로 이자 부담이 큰 세입자는 물론 다주택 집주인들도 임대소득세 납부 등에 유리한 월세를 선호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수요가 늘면서 월세 가격도 오름세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지난 6월 기준 서울시 월세 중위 가격은 105만원으로 지난해 보다 5만원 가량 올랐다. 특히 강남구의 중위 월세가격은 225만9000원으로 가장 높았고 서초구(176만원)와 용산구(175만원), 송파구(137만원) 등의 월세가도 상승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국내 주택 임대차 시장이 월세 중심으로 넘어가는 과도기에 있다고 판단하고 앞으로 월세 거래량은 더 늘 것으로 전망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세입자 입장에서 높은 금리의 전세 대출보다 월세를 내는 게 유리하고 소득공제나 세액 공제 등 혜택도 있다"면서 "임대인 입장에서도 높아진 보유세 등으로 전세에서 월세로 넘어가는 게 유리한 데다 최근 금리 상승은 이 같은 흐름을 재촉하는 주요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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