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만 5개사 새벽배송 철수 선언
"야간 인건비·물류비 감당 안돼"
네이버, 코스트코는 새로 진출
최근 경영권을 매각하기로 한 메쉬코리아가 주력 사업이던 새벽배송을 중단키로 했다. 롯데온, BGF 헬로네이처, GS프레시몰, 프레시지에 이어 올해에만 다섯 번째 사업 철수다. 새벽배송은 일반 물류나 배송 사업보다도 초기 투자비와 운영비 부담이 큰 사업이다. 10년간 배송 외길을 걸어온 메쉬코리아마저 백기를 들자 업계에서는 시장 재편이 얼추 마무리돼 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메쉬코리아도 새벽배송을 접기로 하면서 이 시장에는 선두주자 3사(마켓컬리, 쿠팡, SSG닷컴)와 오아시스마켓이 남게 됐다. 옥석가리기가 끝나고 '3강(强) 1중(中) 시대'가 열리게 된 것이다. 올해 상반기 새벽배송 시장 점유율은 선두주자인 마켓컬리, 쿠팡, SSG닷컴 등 3사가 약 80%를 차지하고 있다.
새벽배송은 당초 컬리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택했던 배송 대안책이었다. 신선식품을 가장 빨리 받아본다는 마케팅이 소비자들에게 먹히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뒤이어 공격적으로 몸집을 키워가던 쿠팡과 SSG닷컴이 뛰어들면서 3사간 점유율 경쟁이 본격화됐다.
새벽배송은 3년 새 3배나 커진 시장이다. 코로나 팬데믹이 시장 성장에 불을 지폈다. 가파른 성장세가 지속되자 2023년이면 시장 규모가 12조원으로 불어날 것이란 전망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오기 시작했다. 후발주자인 롯데온, BGF 헬로네이처, GS프레시몰, 프레시지, 메쉬코리아 등이 잇달아 발을 들인 것도 눈에 띄는 성장세 때문이었다.
하지만 새벽배송은 막대한 투자 지출에 비해 수익이 나기 힘든 사업이다. 재고 부담이 크고 야간 운영에 따른 인건비와 물류비 부담이 높아 단기 성과를 내기가 상당히 까다로운 시장으로 평가된다. 올해 새벽배송을 접은 업계 관계자는 "새벽배송은 물류센터 구축과 야간 작업으로 1.5~2배 이상 높은 인건비, 물류비 등을 감내해야 하는 출혈이 큰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컬리, 쿠팡, SSG닷컴도 새벽배송으로 수익을 내고 있진 않다. 이들은 수익보다 외형 성장에 집중하고 있어 대규모 적자를 감수하고서라도 새벽배송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새벽배송에 타사 대비 1/10배 비용만 투입한 오아시스마케도 "타이트하게 관리하지 않으면 새벽배송 사업 지속이 어렵다"면서 "밀도 있게 비용, 재고 등을 운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효율'에 무게를 두고 새벽배송을 접은 기업들은 대신 '당일배송'에 주력 중이다. 온라인몰 주문 후 1~2시간 내 바로배송하는 서비스들이다. 현재는 서울 등 일부 지역만 해당되나 향후 전국으로 범위를 넓혀갈 구상이다. 메쉬코리아의 경우 실시간배송 사업을 강화한다.
아직 새벽배송 시장 가능성을 높게 보는 기업들도 있다. 코스트코, 이랜드리테일, 네이버쇼핑, G마켓 등은 올해 새벽배송에 새로 뛰어들었다. 다만 새벽배송 3강 1중 시대가 열린 시장에서 출혈 경쟁 등을 이겨낼 수 있을 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란 전문가들의 의견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시장 자체는 성장하고 있고 매력적인 요소가 있다"면서도 "하지만 결국 점유율 상위 업체만 살아남고, 나머지는 철수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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