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그룹 조선 4사, 모두 흑자전환…고환율에 매출 ↑
철강업계, 고환율에 원가 부담 가중…"1500원까지 오를 것"
원·달러 환율 고공행진에 조선업계와 철강업계의 3분기 실적이 희비가 엇갈렸다. 조선업계는 환율 상승으로 실적 개선에 성공한 반면, 철강업계는 원가 부담이 가중되며 수익성이 악화됐다.
1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 4사는 3분기 일제히 흑자전환했다.
현대중공업은 3분기 매출 2조2036억원, 영업이익 143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흑자전환했다. 다올투자증권에 따르면 환율 상승 효과가 340억원 반영됐다.
현대미포조선도 매출 8823억원, 영업이익 140억원으로 전분기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256억원 규모의 환율 상승 효과가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다.
현대삼호중공업 역시 3분기 매출 1조1618억원, 영업이익 1506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흑자전환했다. 환율 상승과 함께 비싼 값에 재매각에 성공한 액화천연가스(LNG)선이 효자 노릇을 했다.
현대삼호중공업은 지난 2021년 라이베리아 소재 선사로부터 수주한 LNG선 3척을 오세아니아 소재 선사에게 되팔았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러시아의 국제 금융결제가 막히면서 원래 발주처였던 러시아 국영선사와의 계약이 해지됐기 때문이다.
그런데 환율과 선가가 오르면서 계약 해지가 현대삼호중공업에 전화위복이 됐다. 당초 달러당 1087.7원, 1150.6원에 계약했던 선박을 모두 1297.9원에 재매각했기 때문이다. 조선사는 선박 대금을 달러로 결제받기 때문에 환율이 오르면 자연히 원화 매출이 상승한다.
1년 새 선가도 꾸준히 올라 척당 약 1억8282만달러, 1억8286만달러에 계약했던 것을 모두 2억4200만달러에 되팔았다. 척당 5900만달러 가량의 매출이 추가 발생한 셈이다.
이에 힘입어 이들 3사의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도 3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매출 4조2644억원, 영업이익 1888억원을 기록했다. 한국조선해양은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 부문 중간지주사로 현대중공업 지분 78.02%, 현대미포조선 42.4%, 현대삼호중공업 80.54%를 갖고 있다. 지분법이익으로 이들의 실적이 한국조선해양에 반영된다.
최광식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 환율이 평균 6.3%나 올라 한국조선해양은 영업이익에 총 987억원의 환율 상승 효과가 더해졌다"고 설명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내년 하반기부터 조선 사업부문의 실적 개선세가 가파르게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 관계자는 "올 4분기와 내년 상반기는 3분기와 비슷한 수준의 흑자를 내고 내년 하반기부터 영업이익이 증가하며 우상향하는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견조한 이익을 낼 수 있는 선가가 2021년 하반기 수주물량부터인데 이 물량이 내년 하반기부터 실적에 반영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도 환율 상승으로 실적 개선 시기가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현준 한국신용평가 선임 애널리스트는 "당초 대우조선해양은 내년 3분기 손익분기점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환율 상승 영향을 감안하면 실적 개선 시기가 내년 상반기로 당겨질 것"으로 내다봤다.
조선업계와 달리 3분기 철강업계는 실적이 대폭 악화됐다. 포스코홀딩스의 3분기 영업이익은 92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1% 급감했다. 현대제철과 동국제강도 각각 3730억원, 1485억원으로 각각55%, 50% 줄었다. 전방산업 수요 부진으로 판매량이 줄고 철강제품 가격도 떨어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환율 상승도 철강업계의 실적을 갉아 먹었다. 철강업계는 철광석, 제철용 원료탄 등 원재료를 달러로 수입하기 때문에 환율이 상승하면 원가 부담이 커진다.
문제는 환율이 앞으로 더 오를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노무라 홀딩스·ING 파이낸셜마켓츠 등은 현재 1420원대인 원·달러 환율이 1500원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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