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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분양가 책정 후분양 아파트, 되레 족쇄 되나

  • 송고 2023.01.26 14:26 | 수정 2023.01.26 14:28
  • EBN 김창권 기자 (kimck2611@ebn.co.kr)

마포더클래시, 일반분양 계약 비율 49%로 저조

래미안 원펜타스·브라이튼 여의도 등 후분양 가능성

서울 여의도 63스퀘어 전망대에서 바라본 아파트.ⓒ연합뉴스

서울 여의도 63스퀘어 전망대에서 바라본 아파트.ⓒ연합뉴스

집값 상승기에 정부의 부동산 규제를 피하고 높은 분양가를 책정받기 위해 후분양에 나섰던 단지들이 분양 참패를 겪고 있다. 최근 금리 인상에 따른 부담과 인근 주변 단지 가격 하락이 겹치면서 수요자들이 이탈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26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HDC현대산업개발과 DL이앤씨·코오롱글로벌 등이 진행한 후분양 물건들이 미계약을 비롯한 청약 실패가 이어지며 흥행에 빨간불이 켜졌다.


후분양제는 조합이 미리 공사비를 마련해 아파트 전체 동의 지상층 기준 3분의 2에 해당하는 층수의 골조공사가 완성된 때 분양하는 방식으로 분양가를 높게 책정할 수 있어 일부 대형건설사들이 택해왔다.


그러나 최근 금리가 급등하면서 후분양제를 택했던 단지들이 어려운 시장 환경을 극복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저금리 상황에서는 이자 비용에 대한 부담을 덜고 분양에 성공하면 금융비용 이상의 수익 창출이 가능했지만, 금리가 높아지자 수요가 줄어들며 분양가에 대한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달 분양한 서울 마포구 아현동 아현2구역 재개발 단지인 마포더클래시(HDC현대산업개발) 미계약분 27가구에 대해 이달 30일 무순위 청약을 받는다. 앞서 마포더클래시는 지난해 12월 1순위 청약에서 총 53가구를 모집해 1028명이 신청하면서 평균 1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했지만, 정작 실제 계약에서는 청약 당첨자들이 무더기로 이탈하며 계약한 비율이 49% 수준에 그쳤다.


마포더클래시의 분양가격은 3.3㎡당 4013만원으로 강북권에서는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전용면적 84㎡ 기준 분양가는 14억1700만원~14억3100만원(최고가 기준)에 달한다.


지난 9일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청약에 나선 경기 안양시 호계동 평촌센텀퍼스트(DL이앤씨·코오롱글로벌 시공)는 1·2순위 청약까지 총 1150가구 모집에 350명이 신청해 평균 경쟁률이 0.3대1에 그쳤다.


전체 8개 타입 중 전용면적 36㎡, 46㎡, 59㎡ 등 6개 타입은 접수 건수가 모집 가구수보다 적어 미달이 발생했다. 전용 84㎡짜리 A·B타입에서만 겨우 1배수를 넘겨 순위 내 마감에 성공했다.


이 단지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서 제시한 3.3㎡당 1810만원대 분양가에 재개발 조합이 반발하면서 후분양으로 선회했고, 3.3㎡당 3211만원에 분양에 나섰지만 분양에 실패하며 대규모 미달사태가 발생해 무순위 청약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이 같은 후분양 단지들의 미분양 우려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래미안 원펜타스(삼성물산), 브라이튼 여의도(GS건설), 상도 푸르지오 클라베뉴(대우건설) 등이 연내에 후분양을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고, 미분양 우려로 분양 시점을 미루던 단지들이 향후 후분양으로 공급되는 등 물량이 상당히 많아질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후분양 특성상 계약금과 중도금이 각 10%이고 나머지 80%를 잔금으로 지불해야 하는데 소비자들이 고금리 여파로 청약 시장이 얼어붙은 상황에서 단기간 내 자금을 마련해야 하는 부담이 커져 후분양 단지에 대한 매력이 떨어졌다고 보고 있다.


또 시장 하락기에 접어들면서 집값 하락으로 주변 아파트 시세가 몇억씩 하락하는 상황에서 직접적인 비교가 가능해지자 주변 시세 대비 여전히 가격이 높다는 평가가 나오는 점도 부담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후분양 단지 물량들이 앞으로 더 공급될 것으로 보여 가뜩이나 움츠러든 분양 시장에서 악재가 겹친 것은 맞다”며 “금리 인상으로 시장이 침체돼 있어 분양가를 어떻게 설정하는 지가 향후 경쟁력에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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