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DP대비 가계부채 비중 105%…주요국 중 가장 높아
통화 긴축 및 주택가격 하락 따른 경기 민감도 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8일 열린 외신기자클럽 간담회 모두발언에서 "한국의 GDP 대비 가계부채비중은 105%로 전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또한 부동산 관련 부문에서 어려움이 나타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우려를 전했다.
18일 이 총재는 '서울외신기자클럽'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의 통화정책 운용 여건을 밝히고, 올해 운용 기조를 전했다.
이 총재는 모두발언에서 한국과 주요국의 통화정책 운용 여건 공통점과 차이점을 알렸다. 글로벌 주요국들은 공통적으로 ▲예상치 못한 높은 인플레이션 ▲달러화의 강세 ▲높은 레버리지 수준 하에서의 통화긴축 등의 문제를 겪었다고 봤다.
코로나 이후 국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미국과 유로지역의 지난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연8%대를 기록했다. 한국 역시 5.1%를 기록했다. 이 과정에서 미 연준은 금리인상을 단행했고, 이에 원화를 비롯한 주요국 통화가치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한국만의 특수성으로는 에너지 수급 환경이 미국, 유럽보다 양호한 점, 원화 절상과 절하 영향이 큰 점 등을 들었다. 특히 외환시장에서 환율 쏠림현상이 가중됐고, 이에 정부가 외환시장에 불가피하게 개입했음을 밝혔다.
올해 통화정책에서 특히 집중해 보는 것은 한국의 가계부채와 부동산 시장 변동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한국의 기업, 정부 및 대외 부문 부채는 현재 우려할 만한 수준이 아닌데 반해 가계부채는 그렇지가 않다"라며 "한국의 GDP 대비 가계부채비중은 105%로 전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또한 단기적으로는 금융 불안을 초래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통화정책 결정을 복잡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봤다.
이 총재에 따르면 한국의 단기부채 및 변동금리 비중은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만기 1년 이하인 가계부채 비중은 전체의 1/3이며, 가계부채의 80%가 변동금리 대출로 이뤄졌다.
이에 통화 긴축 및 주택가격 하락에 대한 소비지출 및 경기의 민감도가 더 크게 나타날 수 있으며, 금리 인상 효과의 누적으로 인플레이션과 경기 간에 상충 관계(trade-off)가 커질 수 있다고 봤다.
이 총재는 "부채문제로 한국의 금융시스템에 단기적으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라면서도 "부동산 관련 부문에서 어려움이 나타날 가능성을 배제하기는 어렵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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