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드러운 바이스비어와 청량한 필스너 결합한 맛
맛있는 음주문화를 즐길 수 있는 방법 중 가장 확실한 것은 감히 조화(調和)라고 할 수 있다. 거창하게는 마리아주(mariage), 흔하게는 페어링(pairing)이라고 부른다. '삼겹살에 소주, 치킨엔 맥주'라는 공식이 대표적 예다.
소주야 '이슬과 처음' 같이 취향의 분야라쳐도 맥주는 종류에 따라 비교적 더 다양한 맛과 향을 내기 때문에 각각의 스타일에 어울리는 음식도 제각각이다.
잘 알려진 페어링의 기본 원칙은 '3C(Contrast·Complement·Cleanse)다. 대비(Contrast)는 서로 다른 강한 맛을 가진 음식과 맥주를 조합하는 것이고, 보완(Complement)은 비슷한 맛을 가진 음식과 맥주를 조화시키는 방법이다. 정화(Cleanse)는 음식 또는 맥주를 맛본 후 그 맛을 씻어내 줄 수 있는 조합을 말한다. 쓴 약을 먹고 달콤한 사탕을 먹는 식이다.
각자 다른 조건이 있지만 세가지 방법을 관통하는 것은 단 하나, '맛의 균형'이다. 독일의 대표적 밀맥주인 바이스비어(Weissbier)는 담백한 생선찜, 아일랜드 대표 맥주 스타우트(Stout)는 짭짤하면서 달큰한 오이스터와, 체코 맥주로 유명한 필스너(Pilsener)는 기름진 바베큐와 어울린다는 게 일반적인 공식이다.
페어링의 방법이 다양한 만큼 맥주 조합은 다른 주종보다 간결한 편이다. 맥주 스타일에 따라 음식이 정해져있다는 얘기기도 하다. 이는 다시, 맥주라는 주종은 어떤 음식에도 어울리는 술이라고 말 할 수도 있다.
물론 페어링에는 정답이 없다. 단편적으로 라이트 한 맥주더라도 기름진 고기나 튀김보다 깔끔한 회 종류가 더 잘 어울린다는 의견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경우 열에 아홉은 식탁 논쟁을 불러일으키기 마련이다.
하이트진로가 4년만에 출시한 야심작은 이런 분란에 대한 해결을 시도한다.
지난 30일 공개된 하이트진로의 신제품 켈리(Kellly)는 라거 맥주의 공존하기 힘든 두 가지 맛인 부드러움과 강렬한 맛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면 어떨까라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상반된 두 가지 속성의 조화를 위해, 가장 부드러운 맥아를 찾고 완벽한 균형의 주질을 만들어내는 공법을 연구, 개발했다는 게 하이트진로의 설명이다.
하이트진로는 전 세계 맥아를 탐구한 끝에 북유럽 천혜의 땅, 덴마크에서 해답을 찾았다. 1년 내내 북대서양 유틀란드 반도의 해풍을 맞아 부드러운 특성을 지닌 보리를 일반 맥아보다 24시간 더 발아시키는 '슬로우 발아'를 통해 켈리만의 더욱 부드러운 맛을 실현했다.
또 7℃에서 1차 숙성한 뒤, -1.5℃에서 한 번 더 숙성시켜 강렬한 탄산감을 더한 '더블 숙성 공법'을 통해 최적의 온도에서 만들어지는 완벽한 맛의 균형을 찾아 두 가지 속성의 맛이 공존하는 주질을 구현했다. 그 결과 입에 닿을 때는 부드럽고 목으로 넘어갈 때는 강렬한 탄산감을 느낄 수 있는 맥주를 만들어 냈다.
두 가지 속성을 모두 담은 주질은 단지 음용감에서 그치지 않았다. 부드러운 거품에서 느껴지는 진한 보리향은 흡사 바이스비어의 묵직한 맥아 맛을 연상시키고 강도 높은 탄산감과 쌉쌀한 뒷맛은 필스너의 청량감을 떠올리게 했다.
하이트진로의 납득하기 어려운 처음 설명 그대로였다. 이날 오성택 하이트진로 마케팅실 상무는 "켈리는 가벼우면서도 묵직하고, 상쾌하면서도 진한, 청량하면서도 강렬한 맥주"라고 설명했다.
맛에도 빈틈이 없다. 시음회에 곁들여진 음식들과의 조합에서만 비교해도 그렇다. 이날 시음회에는 해산물 샐러드부터 전, 생선회, 랍스터, 스테이크, 갈비찜 순으로 코스요리가 준비됐는데 불협화음을 내는 조합은 없었다. 깔끔한 해산물요리에는 묵직한 보리 풍미가 균형을 맞췄고 기름진 스테이크에서는 쌉쌀한 청량감이 두드러졌다. 결핍이 없는 페어링이라는 평이 적합하겠다.
켈리는 다음 달 4일 첫 출고 이후 전국 대형마트, 편의점 등 가정 채널과 음식점, 유흥업소 등 유흥 채널에서 동시 판매될 예정이다. 출고 가격은 기존 맥주와 동일하고 알코올 도수는 4.5%다.
©(주) EB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서울미디어홀딩스
패밀리미디어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