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수급난 완화…신차 대기기간 '뚝'
제네시스 G70·G80·G90…5~6개월 단축
전기차도 줄었다…아이오닉6 16개월 축소
현대자동차가 올해 설정한 내수 판매 목표 167만대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반도체 수급 대란으로 판매에 발목이 잡혔던 '신차 출고대란'이 막을 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그랜저를 필두로 한 싼타페, 쏘나타, 아이오닉5 N 등 굵직한 신 모델이 출시를 기다리고 있어 현대차 입장에서는 공격적인 마케팅에 돌입할 방침이다.
5일 현대차‧기아‧제네시스 4월 납기표에 따르면 소비자가 제네시스 G80을 현재 주문하면 1개월 내 차량 인도가 가능하다. G70은 1.5개월, G90은 2개월이 소요된다. G80의 경우 지난해 12월에는 차량 인도까지 6개월이 소요됐지만, 불과 4개월 만에 5개월가량 단축됐다.
현대차의 대표 준중형 세단인 아반떼의 인도 기간도 줄었다. 지난해 12월 아반떼 1.6 가솔린의 대기기간은 9개월이었지만, 올해 4월에는 3개월로 6개월 축소됐다. N 2.0 터보의 경우 지난해 12월 3개월에서 올해 4월에는 1개월로 2개월 단축됐다.
아반떼 하이브리드는 지난해 12월 20개월 이상 소요됐지만, 4월에는 12개월 이상으로 8개월가량 축소됐다. 그러나 여전히 하이브리드 모델의 경우 내연기관 모델 대비 대기기간이 긴 모양새다.
투싼의 경우도 4월 기준으로 하이브리드 모델은 고객 인도까지 10개월이 소요된다. 반면 가솔린과 디젤 모델은 각각 5개월, 4개월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12월 대비 각각 4개월, 5개월 줄어든 수치다.
싼타페 하이브리드도 지난해 12월과 비교해선 8개월가량 단축됐지만, 여전히 인도까지 1년 이상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솔린은 2.5개월, 디젤은 1개월이면 차량을 인도받을 수 있다. 이는 지난해 12월 대비 가솔린은 5.5개월, 디젤은 4개월 줄어든 셈이다.
현대차 대형 SUV 팰리세이드의 대기기간도 단축됐다. 지난해 12월 팰리세이드 가솔린 모델은 5개월, 디젤 모델은 2개월이 소요됐다. 현재는 가솔린, 디젤 모델 모두 1개월이면 차량을 인도받을 수 있다. 다만 옵션 사양으로 선루프를 선택하면 2개월이 소요된다.
전기차의 대기기간 단축도 두드러진다. 아이오닉 6의 경우 지난해 12월만 해도 차량 인도까지 18개월 이상이 걸렸다. 그러나 현재 대기기간은 2개월에 불과하다. 아이오닉 5도 12개월 이상이 소요됐지만, 6개월 이상으로 반년가량 대기기간이 줄었다.
현대차 신차 출고 대기기간 축소에는 반도체 수급난 완화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상‧중반기까지만 해도 차량용 반도체 수급이 차질을 빚으면서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지 못했다.
지난해 하반기 들어 반도체 수급난이 해소되기 시작하면서 밀린 수요를 공급이 따라잡게 된 것이다. 실제 국내 완성차 5사의 3월 판매 실적을 보면 내수 판매량은 14만926대로 전년 동월 대비 26.8% 늘었다. 현대차는 올해 내수 판매 목표를 167만대로 전년 대비 6.7% 높게 설정했다. 현재 같은 판매 기조가 이어지면 올해 목표치를 상회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변수는 금리다. 4월 기준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3.5%로 전년 동기(1.5%) 대비 2% 포인트 상승했다. 올해 1월 0.25% 포인트를 올린 후 2월에는 동결했지만, 금리 인상 여파는 계속되고 있다.
자동차 할부 금리는 계약 시점이 아닌 출고 시점으로 금리가 정해지기 때문에 선수금이 적은 소비자의 경우 신차 계약을 주저할 수밖에 없다. 실제 지난해 초 3%대인 할부 금리는 1년 새 3~4배가량 치솟았다.
현대차는 고금리 인해 신차 계약을 망설이는 소비자를 위해 할부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있다. 현대차의 M할부 프로그램에 따르면 고정금리형의 경우 △36개월까지 5.7% △48개월 5.8% △60개월 5.9% 등의 금리로 이용 가능하다. 변동금리형의 경우 △36개월까지 6.1% △48개월 6.2% △60개월 6.3% 등이다. 특히 중도상환수수료도 면제해 차량 구매 부담을 줄였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은 지난해 말부터 완화되고 있고 내년 말에는 완전히 해소될 전망"이라면서 "고금리로 인한 경기 침체 국면도 올 상반기부터 풀리기 시작하고 있기 때문에 자동차 내수판매도 활발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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