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국영가스기업, 해운사 대상 FSRU 입찰
LNG선 가격 연동…계약액 3억달러 중반 전망
유럽 에너지 안보 중요성 부각, FSRU 수요↑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이 폴란드에서 3억7800만달러(한화 약 5000억원) 수주 사업을 놓고 또 한 번 맞불을 예정이다. 한화오션 출범 이후 해군의 차기 호위함 건조 사업 이후 HD현대중공업과 두번째 수주전이다.
양사는 폴란드 국영기업이 발주하는 ‘FSRU(Floating Storage Re-gasification Unit. 부유식저장/재기화 설비)’를 놓고 수주전을 펼치게 된다. FSRU는 LNG선의 액화천연가스를 다시 기화시켜 육상에 공급하는 재기화설비로 ‘떠다니는 LNG 터미널’로 불린다.
30일 양사 및 업계에 따르면 폴란드 국영가스기업인 가즈시스템(Gaz-System)은 지난 25일 LNG-FSRU(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저장·재기화 설비)에 대한 선사들의 제안서 접수를 개시했다. 이번 입찰은 오는 9월 19일 마감될 예정이다.
FSRU 수주금액은 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정확한 금액이 공개되지 않은 가운데 LNG선보다 비싼 고부가가치 설비인 만큼 업계의 관심도는 높아지고 있다.
가즈시스템은 2027년 8월까지 FSRU를 인도 받아 2028년부터 본격적인 운영할 계획이다. 이에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은 수주를 위해 선표조정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FSRU는 17만~18만㎥급 규모로, 인도 후 폴란드 북부의 그단스크만(Gdansk Bay)로 이동해 LNG를 공급하게 된다. FSRU의 선형은 일반적인 LNG선과 비슷하나 액화천연가스를 기화시켜 육상에 공급하는 재기화설비가 장착된다.
폴란드의 FSRU 도입은 자국 에너지 안보 때문이다. FSRU의 필요성이 처음 부각된 것도 러시아에 대한 에너지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유럽 대부분의 국가들은 러시아에 대한 에너지 수입 의존도를 줄이는데 적극 나서고 있는 형국이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해 10월 미국 엑셀러레이트에너지(Excelerate Energy)와 3억3700만달러(한화 4757억원)에 17만㎥급 FSRU 1척에 대한 건조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2억4000만달러 중반 수준이던 당시 17만㎥급 LNG선 시장가격 대비 약 38% 높은 수준이다.
한화오션은 2020년 대우조선해양 당시 초대형 액화천연가스 부유식 저장·재기화 설비‘(LNG-FSRU) 1척을 수주했다. 당시 수주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그해 전 세계에서 운항 중인 LNG-FSRU·RV 29척 중 11척을 건조해 조선사 중 가장 높은 점유율 38%을 기록했다.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인 클락슨(Clarkson)에 따르면 지난 25일 기준 17만4000㎥급 LNG선은 2억6500만달러에 발주가 이뤄지고 있다. 현재 환율이 달러당 1320.4원으로 지난해 10월(달러당 1432.1원)보다 달러당 100원 이상 하락했다는 점을 감안해도 계약금액은 500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유럽의 FSRU 수요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다시 확대되는 모습이다. 가스관을 통해 유럽에 천연가스를 수출하는 러시아는 2009년 그루지야 탄압을 비판한 우크라이나에 일방적으로 천연가스 공급을 중단한 바 있다. 2014년 크림반도 병합 당시에도 반발하는 국가들에 대한 천연가스 공급을 끊거나 가격을 크게 올리는 식으로 압박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모두 FSRU의 독보적인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수주의 관건은 수주금액이 당락을 결정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본다”며 “현재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에 제한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장기적으로는 유럽 국가들이 육상 터미널 확대를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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