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급 중고차 100% 온라인 판매 예정
2025년까지 시장 점유율 4.1% 유지 목표
정보 비대칭성 해소로 소비자 갈증 해소
‘믿을 수 있는 중고차’ 등장에 업계 반색
현대자동차·기아가 오는 10월부터 인증 중고차 사업에 뛰어든다. 자사의 ‘신차급 중고차’ 차량으로만 사업을 진행해 기존 중고차 업체들과의 접점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소비자 또한 치열해진 경쟁 효과로 더 품질 좋은 중고차를 살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업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중고차 시장은 대표적인 ‘레몬 마켓’으로 취급됐다. 기존 기업들은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출로 소비자의 인식이 개선돼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본다.
소비자들의 기대감도 크다. 중고차 시장은 정보의 비대칭성 예시로 언급되고 있다. 케이카, 엔카 등 기존 중고차 기업 및 플랫폼들이 인식 개선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진행했다. 하지만 소비자의 인식은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 현대차·기아가 직접 자사 차량을 점검해 판매하겠다고 밝히면서 소비자들은 ‘눈 뜨고 코 베이는 식’의 거래가 줄어들 것이라고 기대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이달 중순부터 용인, 양산 등 각 지역의 중고차 센터를 열고 영업에 돌입한다. 당분간 100% 자사 온라인 플랫폼으로만 판매를 진행할 예정이다. 소비자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에서 중고차를 계약하면 중고차 센터에서 차량을 배송하는 방식이다.
현대차·기아는 약 3년 만에 중고차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 지난 2019년 중고차 매매업이 생계형 업종에서 해제되자 현대차·기아는 2020년 인증 중고차 사업에 진출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영세 중고차 업체들의 반발로 사업 기지개를 켜지 못했다.
현대차·기아는 출고 기간 5년 이내, 주행거리 10만km 이하의 자사 브랜드 차량만 판매한다. 또 중고차 시장 점유율을 ▲2024년 4월 기준 현대차 2.9% 기아 2.1% ▲2025년 4월 기준 현대차 4.1% 기아 2.9% 등으로 유지할 방침이다.
대기업의 중고차 사업 진출 이유는 시장 성장 기대감 때문이다. 지난해 국내 중고차 시장은 거래량 380만대로 규모가 약 38조원에 달했다. 신차 시장 규모가 59조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절대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게다가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 사업은 연평균 2.5% 수준으로 지속해 성장하고 있다.
현대차·기아가 ‘신차급 중고차’로만 사업을 진행하겠다는 이유도 자동차 업계 트랜드와 연관이 있다. 지난 2016년 한국교통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국내 소비자의 차량 교체 시기는 보통 5~7년이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자동차가 ‘이동 수단’에서 ‘생활 공간’의 개념으로 진화했다. 이에 완성차 메이커들은 부분변경, 연식변경 모델임에도 매번 신차급 디자인을 적용하고 새 옵션을 탑재해 내놓고 있다. 소비자 또한 차량 교체 주기를 앞당기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현대차·기아가 상품성 높은 시장을 겨냥했다고 본다. 차량 교체 주기가 짧아지는 시점에서 인증된 신차급 중고차만을 판매해 소비자들의 구매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다는 분석이다. 2년 주기로 교체가 이뤄지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A급 중고 스마트폰 거래가 활발해지며 신형 스마트폰 소비도 늘어난 것과 같은 이치다.
기존 업체들 또한 인식 개선을 통한 반사이익을 누릴 전망이다. 중고차 한 업계 관계자는 “업계의 가장 큰 걸림돌은 중고차는 사면 안 된다는 소비자들의 고정관념이었다”며 “대기업의 시장 진출로 인식 개선 기대감이 커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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