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대보수 앞두고 톤당 1만원 인하 결정
봉형강 시황 부진에 철스크랩 반등 제한적
동절기 지나도 경기회복 기대감 크지 않아
현대제철이 고철가격 상승세에 제동을 걸었다. 이에 철스크랩 가격이 상승세를 이어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현대제철은 2월 말부터 4개월에 걸친 전기로 대보수를 추진하고 있다. 이를 앞두고 철스크랩 구매가격 인하를 결정했다. 건설경기 부진 장기화로 철근·형강 제품의 가격방어가 어려운 상황을 감안한 조치라는 분석이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내달 6일부터 인천, 당진, 포항 공장에서 철스크랩 구매가격을 톤당 1만원 인하한다.
지난 29일 특별구매를 기본가격으로 전환하면서 구매하는 철스크랩의 공식가격은 톤당 1만원씩 상승했다. 실질적으로 구매가격이 하락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올해 들어 반등세로 돌아선 철스크랩 시장의 상승세는 주춤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주까지 매주 톤당 5000~1만원 상승했다. 전국 철스크랩 평균가격도 이번주 톤당 42만5000원(중량A, 도착도 기준)에서 변동이 없었다.
매년 3월부터 늘어나는 건설업 착공 등으로 철근·형강의 수요 증가에 대비해 철스크랩 가격이 상승세를 지속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업계에서는 현대제철의 구매가격 인하 결정 이후 시장의 방향성에 주목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철스크랩 최대 구매자다. 가격인하를 결정한 것은 부진을 면치 못하는 건설경기가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해석된다. 제강사는 형강 제품에 대해서는 가격 인상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나 시장의 반응은 냉담하다.
새해 들어 철근 가격이 소폭 반등하긴 했다. 제강사 입장에서는 의미 있는 수준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제강사들이 형강제품에 대해 톤당 5만원 인상을 시도하고 있다. 시장에선 인상폭을 받아들이는 것은 힘들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현대제철은 인천공장 90톤급 전기로에 대해 다음달 말부터 4개월간 대보수를 진행한다. 철근·형강의 생산량이 감소하고 일정 규모의 재고를 제외한 철스크랩 구매도 줄어들게 된다. 필요 이상의 철스크랩 재고를 비축할 이유가 없는 것도 현대제철의 가격 인하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동국제강 등 다른 제강사들의 철스크랩 구매가격 인하에 관망세다. 현대제철 이후 추가적으로 가격인하를 결정하는 제강사가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올해도 건설경기 부진이 예상된다. 수요가 적은 시기에 미뤘던 공장 보수를 추진하는 제강사들이 늘어나게 되면 철스크랩 수요는 줄어들게 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에서 발생되는 철스크랩이 국내 제강사들의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수준이긴 하나 당분간 철근·형강 제품의 수요가 늘어나길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철스크랩 시황도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동절기가 지나가는 시기부터는 건설 착공이 아무래도 늘어나기 때문에 봉형강이나 철스크랩 수요도 증가하겠지만 GTX 등 대규모 SOC를 제외하면 기대감을 가질 만한 요인이 많지 않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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