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 노선 현대제철 노조, 추가 제시안 ‘몽니’부린다

송고 2024.03.11 11:06 | 수정 2024.03.11 11:07
EBN 신주식 기자 (winean@ebn.co.kr)

사측, 경기둔화·수익성 저하 불구 추가 제시안 전달

노조, “조합원 우롱 행위” 반발…13일 총파업 예고

1년여 만에 파업 위기 “실무교섭 통해 논의 지속”

현대제철 인천공장 한마음관 앞에서 집회 중인 노조 [제공=전국금속노동조합 인천지부 현대제철지회]

현대제철 노조가 1년여 만에 다시 파업 카드를 꺼내든다. 글로벌 경기둔화와 수익성 저하로 고민 깊은 회사 측의 입장에선 생존과 직결된 문제다. 서강현 사장 취임과 함께 올해 수익성 회복을 최우선 목표로 삼고 있다.

어려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파업을 막기 위해 기본급과 성과금을 더 늘린 추가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노조 측의 몽니는 이어지고 있다. 2022년 영업이익의 25%를 성과금으로 요구하는 노조는 파업을 강행한다며 압박수위를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노조의 해를 넘긴 임금협상이 발목을 잡으면서 수익성 회복 기치에 정면으로 맞서고 있는 형국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 노사는 지난 8일 20차 교섭을 열고 2023년도 임금협상에 나섰다. 이번 교섭에서 사측은 기존 제시안에 추가된 내용을 포함해 협상에 나섰다. 지난해 11월 사측은 기본급 10만2000원, 일시금 400%+1300만원을 골자로 한 제시안을 노조 측에 전달했다.

이번에 전달한 수정 제시안에서는 기본급이 기존 제시안 대비 1000원 인상됐으며 일시금도 30만원을 더 얹어주기로 했다. 노조는 사측의 제시안이 평가할 가치도 없다며 반발했고 교섭도 더 이상의 논의 없이 종료됐다.

노조는 교섭속보를 통해 ”노동조합을 무시하고 조합원을 우롱하는 행위“라며 ”현장과 노동조합에 대한 정면도발이고 강력히 응징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글로벌 경기둔화와 수익성 악화 등으로 기존 제시안 이상의 조건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점을 강조해왔던 사측은 기본급과 일시금 모두 올리며 파업 카드를 꺼내든 노조 달래기에 나섰다.

하지만 성과금으로 2022년도 영업이익(1조6164억원)의 25%를 요구하는 노조는 이와 같은 사측의 제안이 ‘조합원을 우롱하는 행위’라고 반발하며 예정대로 총파업에 나설 것임을 강조하고 있다.

노조는 내일 쟁의대책위원회 선제파업을 시작으로 모레는 전면 총파업, 14일에는 지회별 파업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파업이 현실화되면 지난 2022년 11월 이후 1년 4개월만에 다시 파업에 휘말리게 된다.

사측은 현재 제시안에서 더 이상 추가할 여력이 없다. 다만 지속적인 교섭을 통해 실마리를 풀어가겠다는 방침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지난주 교섭에서 기존 제시안 대비 성과금 등을 추가 제시했다“며 ”향후 집중 실무교섭을 통해 지속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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