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건·아모레, 한두달새 주가 20~30% 회복
中 관광객 및 화장품 수출액 증가세 주효
증권가 일부, 양사 목표가 상향 조정하기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여파와 중국 소비층의 변화로 줄곧 내리막을 걸었던 대형 화장품주 주가가 모처럼 회복세를 타고 있다. 최근 외국인 관광객 증가, 수출 회복 등 국내외 화장품시장 여건이 나아진 덕에 투심을 끌어올릴 수 있었던 것으로 평가된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화장품 대장주’로 꼽히는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의 주가는 최근 한두 달 새 20~30%가량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LG생활건강은 지난 1월 말 30만원 선을 겨우 지켜내던 주가가 이달 1일 40만5000원까지 치솟았다. 아모레퍼시픽의 경우 지난 3월 19일 11만1700원까지 하락했던 주가가 이달 3일 13만5700원까지 급증하기도 했다.
유통 및 증권업계 대부분은 중국인 관광객(유커)의 귀환으로 화장품 업체들의 실적 개선이 예상되면서 상반기 투자 심리가 회복된 것이라 평가한다. 외국인 관광객이 한국 여행에서 가장 많이 구매하는 제품 중 하나가 화장품인 만큼 방한 외국인 증감이 실적 및 주가 흐름에 직결된다고 해석하는 것이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 2월 방한 외래 관광객은 103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5.0% 증가했으며, 이중 중국인 관광객은 34만4000명으로 전체의 30% 이상을 차지했다. 3월 방한 외래 관광객 수는 아직 알 수 없으나 여행 성수기인 만큼 1~2월과 유사한 흐름을 보여 상반기 성장 곡선을 만들어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시장에 대한 수출 지표가 개선된 점도 곤두박질쳤던 주가 반등에 주효했다. 실제로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 1∼2월 국내 화장품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36.2% 증가한 15억1500만달러(한화 약 2조670억원)로 집계됐다.
특히 중국시장에 대한 수출액이 17.7% 증가한 점이 가장 눈길을 끌었다. 그간 중국은 20년가량 화장품 최대 수출국으로 꼽혔지만 한한령(한류 금지령), 코로나19, 중국 애국소비 열풍 등이 연달아 이어진 탓에 국내 화장품 기업들이 역풍을 맞고 있었기 때문이다. 같은 기간 미국과 일본에 대한 화장품 수출은 각각 69.2%, 31.3% 늘었다.
화장품업계 관계자는 “최근 화장품 OEM·ODM기업 외에는 실적이나 주가 모두 힘을 못 받고 있었기 때문에 전통적인 화장품주들의 주가가 회복세를 보인 점은 고무적”이라며 “아무리 화장품 기업들이 해외 진출국을 넓히고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해도 아직까진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가장 높다. 결국 1분기 중국 관광객이나 수출액이 모두 늘어난 덕에 투심이 회복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주 들어 LG생활건강(35만원대), 아모레퍼시픽(12만원대) 모두 4월 초에 비해 주가 회복세가 잠시 주춤하고 있긴 하나 증권가 전망은 나쁘지 않다. 일각에서는 이전보다 양사 목표가를 상향 조정하는 움직임도 포착됐다.
배송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LG생활건강의 1분기 면세 매출은 전년 대비 4% 증가한 1960억원으로 예상한다”며 “면세 매출과 중국 수익성 회복으로 LG생활건강의 목표가를 기존 33만원에서 42만원으로 상향 조정한다”고 말했다.
박은정 하나증권 연구원은 “아모레퍼시픽의 1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4% 증가한 9500억원, 영업이익은 18% 하락한 527억원으로 컨센서스(523억원)에 부합할 전망”이라며 “북미 고성장 지속과 중국 시장에서의 선방, 면세 시장의 회복 등으로 목표주가를 기존 16만원에서 17만원으로 상향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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