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기영·박장호 3인 각자 대표이사 체제 전환
부진한 내수에 수출 확대로 활로 개척 나서
출시 앞둔 하이브리드 신차 등 품질개선 사활
곽재선 KG모빌리티 회장
곽재선 KG모빌리티(KGM) 회장이 황기영 해외사업본부장과 박장호 생산본부장을 각각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KG 그룹사 편입 이후 흑자 전환에 성공한 KGM은 내연기관차 품질 개선, 경영 효율성 제고, 해외 시장 개척 등의 숙제를 안고 있다. 이에 영업통 황기영 대표와 생산통 박장호 대표의 역할을 확대해 시장 지위 강화를 노린다는 방침이다.
16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KGM은 해외사업본부장 황기영 전무와 생산본부장 박장호 전무를 각각 KGM 신규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이에 따라 KGM은 곽재선 회장 포함 3인 각자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됐다.
이는 지난 12일 자로 물러난 정용원 KGM 전 대표의 빈자리를 대체하기 위함이다. 서울경찰청 반부패수사대는 정 전 대표와 임직원들의 횡령 혐의를 파악하기 위해 경기 평택시에 위치한 KGM 본사를 압수수색 했다. 이후 정 전 대표는 대표 및 사내 이사직에서 물러나겠다고 의사를 밝혔다.
정 전 대표의 사의 표명으로 한동안 KGM 내부에서도 다소 혼란스러웠다. ‘F100(코드명)’ 등 향후 출시할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신차 개발 업무를 정 전 대표가 도맡아 진두지휘했던 만큼 빈자리에 대한 고민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16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한 KGM은 매출 확대와 영업이익률 향상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겠다는 목표다. KGM은 지난 1분기 매출1조18억원, 영업이익 151억원, 영업이익률 1.5%를 기록했다.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보여주는 현대자동차·기아 만큼은 아니더라도 지향점 확실하다는 평가다.
영업이익 및 영업이익률 개선을 위한 핵심은 생산 공정의 효율화다. 테슬라, 중국 비야디(BYD) 등은 기존의 완성차 제작 공법에서 벗어나 생산 효율성을 높였다. 이에 완성차 업계는 기존의 자동차 제작 방식을 탈피하는 추세다.
(왼쪽부터)황기영 신임 대표, 박장호 신임 대표
박 신임 대표는 쌍용자동차 시절부터 생산과 노무 등의 전반적인 업무를 담당했다. KGM은 지난해 모노코크(유니바디) 생산라인과 바디 온 프레임(프레임 바디) 생산라인의 통합 공사를 진행한 바 있다. 이를 통해 기존 프레임 차량 전용 라인에서 모노코크와 전기차 생산이 가능한 혼류 생산 라인을 구축했는데 박 대표의 역할이 컸다.
내연기관차 및 향후 출시될 하이브리드 신차, 전기차의 상품성도 끌어올려야 한다. 각국이 보수적인 친환경 정책을 펼치면서 내연기관차의 수명이 길어질 것이란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연구개발에 힘쓰고 있지만 내연기관차 품질 향상도 시급한 과제다.
특히 내수에서는 내연기관 품질의 아쉬운 점을 토로하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판매 대수 역시 감소한 상황이다. 박 신임 대표는 이를 타개하기 위한 여러 노력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매출 확대 특명은 황기영 신임 대표의 몫이 될 것으로 보인다. KGM은 올해부터 수출 물량을 늘리겠다고 공언했다. 해외 판로 개척으로 외연을 확장하겠다는 전략이다.
황 대표는 현대차에서 러시아법인장, 영국법인장 등을 수행하다 지난해 KGM에 합류했다. KGM은 튀르키예, 뉴질랜드 등 신규 시장 개척을 위한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으며 올해 글로벌 판매량을 전년 대비 50% 이상 늘리겠다는 목표를 내걸고 있다. 황 대표의 권한이 늘어난 만큼 KGM은 더 공격적인 수출 전략을 보여줄 것으로 관측된다.
KGM 관계자는 “해외사업본부와 생산본부장을 대표이사로 신규 선임함으로써 회사는 경영 효율성 제고는 물론 책임 경영 체제를 구축할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도 신제품 확대와 공격적인 신시장 개척, 국내외 시장의 다양한 마케팅 활동 강화를 통해 판매 물량을 늘리고 지속 가능 기업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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