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픽스 하락에 변동형 주담대 금리↓
美 빅컷 단행으로 '영끌족' 자극 우려
"기대 선반영…금리인하 가능성 낮아"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 기준인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석 달 연속 하락했다.
여기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빅컷'으로 국내 시장금리의 추가 인하 기대감이 커지면서 가계대출 수요를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0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8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전월(3.42%) 대비 0.06%p 하락한 3.36%로 집계됐다.
코픽스는 앞서 5월 반년 만에 처음 올랐지만, 6월 반락한 뒤 석 달 연속 하락세를 유지했다.
잔액 기준 코픽스도 3.69%에서 3.67%로 0.02%p 떨어졌으며, 신(新)잔액기준 코픽스 역시 3.15%에서 3.14%로 0.01%p 낮아졌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로, 은행이 실제 취급한 예·적금, 은행채 등 수신상품의 금리가 인상 또는 인하될 때 이를 반영해 상승 또는 하락한다.
이에 주요 시중은행들은 이날부터 전날 공개된 코픽스 금리에 따라 신규 주담대 변동금리를 조정했다.
KB국민은행의 신규 코픽스가 적용된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기존 4.56~5.96%에서 4.50~5.90%로 낮아졌다. 우리은행의 코픽스 반영 변동형 주담대 금리도 5.11~6.31%에서 5.05~6.25%가 됐다.
시장금리 하락에 이어 앞서 미 연준이 17∼18일(현지시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4년 반 만에 빅컷을 결정하고, 연내 기준금리 추가 인하까지 시사했다.
이에 국내 금융권에선 시장금리가 더 떨어질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둔화세를 나타내고 있는 가계대출 수요를 다시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앞서 지난 12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주담대 잔액은 570조8388억원으로, 8월 말(568조6616억원) 대비 2조1772억원 늘었다.
월간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던 8월(+8조9115억원)보다는 증가세가 둔화했다.
지난 7월부터 은행권이 가계부채 억제 정책을 펼친 것이 시차를 두고 효과를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또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가 이달부터 시행되면서 지난달 막차 수요가 쏠린 데 대한 기저효과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관계자는 “아직까지 주택 매수세가 강해 변동금리 하락으로 변동금리형 주담대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며 “미국에 자극받아 국내 기준금리가 당장 10월에 인하될 경우 연말에 가계대출 수요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금융권 안팎에선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시장금리에 선반영된 만큼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시장금리가 내려간 만큼 금리가 다소 낮아지긴 하겠지만, 현재의 시장금리에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선반영된 만큼 이보다 더 크게 금리가 인하될 가능성은 현재로선 낮아 보인다”고 말했다.
아울러 정부와 금융당국도 이러한 흐름이 가계부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예의주시하고 있어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전날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한국은행 수장과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주택시장이 과열되거나 가계부채가 빠르게 증가할 경우 추가적 관리 수단을 적기에 과감하게 시행하겠다"고 밝힌 만큼 추가 조치가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혼합형 주담대 준거 금리로 쓰이는 은행채 금리는 기준금리 인하가 선반영된 영향으로 소폭 상승하며, 혼합형 주담대 금리는 소폭 인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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