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채용시장은 대기업이 지난해보다 소폭 웃도는 수준의 채용을 진행한 것으로 조사된 반면, 중소기업은 대부분 채용을 줄인 것으로 드러나 기업간 채용의 양극화가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기조는 국제 유가를 비롯한 철광석, 옥수수, 밀 등 각종 원자재 가격 폭등과 이로 인한 물가상승에 경기침체 상황 등이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만큼 하반기 채용시장도 비슷한 양상으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취업.인사포털 인크루트(www.incruit.com)는 최근 12개 업종별 매출 10대 기업, 총 120개 주요 대기업과 255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상반기 채용을 결산한 결과, 중소기업의 채용이 대부분 감소한 것으로 조사돼 채용시장이 전체적으로 좋지않은 모습을 나타냈다고 8일 밝혔다.

▲전년동기 대비, 대기업 소폭↑, 중기는 큰폭↓
대기업의 경우, 조사에 응한 104개 기업 중 68.3%(71개사)가 채용에 나선 것으로 집계됐다. 채용을 하지 않았다는 곳은 31.7%.

이는 같은 기업이 지난해 상반기 69.2%(72개사)가 채용에 나서고, 30.8%가 채용을 하지 않았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해 수준의 채용은 이뤄진 셈.

채용규모는 지난해보다 오히려 소폭이지만 늘어났다. 올 상반기 이들 대기업들이 뽑은 인원은 총 9천372명. 지난해 채용했던 9천188명보다 2.0% 늘어난 수치다. 한마디로 대기업은 지난해 수준의 채용을 단행했고 채용인원도 소폭 늘렸다는 결론이다.

반면 중소기업은 사정이 확연하게 달랐다. 조사대상 255개 기업 가운데 올 상반기 채용을 실시한 기업은 65.9%, 지난해 채용에 나섰던 기업이 전체의 71.8%인 것을 감안하면 채용 기업비율이 5.9%포인트 줄었다. 아예 채용을 실시하지 않은 기업도 34.1%에 달했다.

채용규모는 훨씬 심각했다. 올 상반기 채용 인원은 총 1천107명. 이는 지난해 상반기 뽑은 1천761명에 비해 무려 37.1%나 줄어든 규모다. 지난해 10명을 뽑았다면 올해는 6명 정도밖에 못 뽑은 것. 작년과 비교해 중소기업의 신규 일자리가 3분의 1 이상이 사라진 셈이다.

이광석 대표는 “올 상반기에는 대기업의 채용 증가율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데다 중소기업은 채용까지 크게 부진했다”며 “여러 대내외적 악재와 경제불안, 기업 체감경기 위축 등으로 전반적인 고용시장 여건이 좋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 대표는 “경제상황에 민감한 중소기업일수록 적극적으로 채용에 나서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며 “대기업이 지난해 수준 이상의 채용을 진행했지만, 전체 산업구조의 99%를 차지하고 있는 중소기업의 채용감소로 상반기 전체 채용시장의 체감 기류는 예년보다 낮은 편이었다”고 말했다.

▲하반기 채용시장 향방, 경제상황과 중소기업이 관건
대기업은 하반기에도 상반기의 채용기조를 이어갈 전망이다.

조사에 응한 102개사 중 올 하반기 채용을 확정한 곳은 74.5%(76개사). 채용을 하지 않기로 한 곳은 7.8%였고 아직 채용계획을 세우지 못한 곳이 17.6%였다. 대기업 4곳 중 3곳은 채용을 한다는 것.

지난해 이맘때 조사한 하반기 채용계획 조사에서 76.8%가 채용에 나설 것(미채용 9.8%, 미정 13.4%)으로 나타난 조사결과와 크게 다르지 않아 대기업은 올 하반기에도 예년 수준의 채용은 할 것으로 예상된다.

채용계획이 있다는 76곳을 대상으로 채용규모를 물어본 결과, 절반을 넘는 57.9%의 대기업이 지난해와 비슷한 규모의 채용을 할 것으로 응답했다. 또 전년 동기 대비 채용인원을 늘려 뽑는다는 기업(21.1%)이 줄일 것이라는 기업(7.9%)보다 13.2%포인트 많았다.

하지만 중소기업은 하반기에도 그다지 전망이 밝지 못하다.

하반기 채용을 실시한다는 기업은 42.4%(108개사)에 머물렀고, 채용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곳은 34.1%(87개사)에 달했다. 아직 채용 여부를 정하지 못한 곳도 23.5%(60개사)로 많았다.

지난해 같은 시기에 비해서는 채용기업이 30%포인트 줄었고 미채용기업이 7배 이상 늘었다. 지난해 하반기 채용계획 조사에서는 채용기업 70.0%, 미채용기업 4.8%, 미정기업 25.2%였다.

또 하반기 채용을 확정한 곳의 채용규모는 지난해와 동일할 것이라는 응답이 55.6%로 나타난 가운데 증가할 것이란 응답이 30.6%, 감소할 것이란 응답은 13.9%로 나타났다.

통상적으로 하반기 채용이 활발한 편인데도 중소기업의 경우 크게 위축된 모습을 보이고 있어, 고용시장의 여건이 호전되지 않으면 채용계획이 미정인 곳마저 미채용으로 돌아설 우려도 배제할 수 없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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