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 나서는 기업 38.3%에 그쳐, 채용계획 세우고도 채용규모 못 정한 곳 37.2%
채용규모 밝힌 곳 채용규모, 올해보다 23.4%↓...大-中小 양극화 이어질 듯
2008년은 글로벌 신용경색의 위기로부터 시작된 다양한 경제적 악조건들이 일시에 표출되며 채용시장 전반에 한파가 몰아쳤던 한 해 해였다.
15일 인크루트에 따르면 ‘2008 채용결산 조사’ 결과, 올해 채용은 전체적으로 전년대비 3.8% 감소했다. 대기업 채용은 0.4% 줄어든 반면, 중견기업은 18.9%, 중소기업은 20.4%나 크게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기업규모별로 양극화 현상이 심화됐으며 전반적으로 채용시장이 위축된 모습을 보였다. 그만큼 괜찮은 일자리 수도 줄어든 모습.
하지만 정작 문제는 올해보다는 내년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발 금융위기를 비롯한 불황과 경기침체가 채용시장에는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이란 조사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2009년 채용시장은 본격적인 채용한파를 넘어 채용 빙하기로까지 표현되며 극심한 위축 양상을 보일 전망이다.
▲내년 채용의사 밝힌 곳은 10개사 중 3개사
인크루트가 지난달 19일부터 이달 3일까지 상장기업 478개사를 대상으로 ‘2009년 대졸신입 채용계획’에 대해 일대일 전화면접 조사를 실시했더니 내년에 채용 의사를 밝힌 기업은 38.3%(183개사)에 그칠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시기에 실시한 동일한 조사에서 채용에 나설 계획이란 기업 비율 80.1%에 비하면 무려 41.8%포인트가 급감한 수치다.
반면 채용을 실시하지 않는다는 곳은 36.2%(173개사)에 달해 지난해 같은 조사에서 나타난 5.6%보다 6~7배나 높게 나타났다. 10곳 중 4곳 가까이 채용문을 닫아건다는 얘기.
아직 채용을 할 것인지 계획을 잡지 못한 곳도 25.5%(122개사)로 지난해 조사(14.3%)보다 2배 가까이 많았다.
기업규모별로는 대기업의 58.4%가 채용을 실시할 것으로 나타나 겨우 절반을 넘는 수준에 그쳤다. 채용하지 않을 것이란 비율은 9.7%로 올해 수준(미채용 비율 7.1%)을 넘어섰다. 아직 채용여부를 정하지 못한 곳도 31.9%나 됐다.
대기업의 3분의 1이 아직 채용에 나설지 조차 정하지 못한 것이다. 하지만 이는 그나마 중견, 중소기업에 비해서는 사정이 나은 결과였다.
중견기업으로 내려오면서 채용하겠다는 비율은 급락했다. 40.3%가 채용에 나설 것으로 나타났고, 채용하지 않을 것이란 응답도 27.8%로 급상승했다. 미정 기업 역시 31.9%로 대기업과 유사하게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중소기업은 아예 채용을 하지 않을 것이란 응답이 절반을 훌쩍 넘었다. 55.2%가 내년 채용을 실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고, 채용을 할 것이란 비율은 26.7%에 불과했다. 미정은 18.1%.
▲채용계획 세웠지만 규모 확정 못한 곳 37.2%
이와 함께 채용계획은 세웠지만 채용규모까지는 확정 못한 곳이 상당해 예년 조사와는 다른 모습도 보였다.
채용에 나서기로 한 183개사 중 채용규모까지 확정한 곳은 115개사에 그쳤다. 채용계획을 세운 10곳 중 4곳 가량이었고 비율로는 37.2%는 아직 채용규모를 정하지 못했다는 얘기다.
이같은 경향은 특히 중견, 중소기업보다는 대기업이 강했다. 채용에 나서는 대기업 66곳 중 채용규모를 정한 곳은 36개사에 머물렀다. 54.5%만 규모까지 확정했고, 나머지 45.5%는 얼마나 뽑을지 까지는 정하지 못하고 있는 것. 중견기업은 34.5%, 중소기업은 30.5%가 채용규모를 확정 짓지 못하고 있었다.
한마디로 많은 기업들이 채용문을 걸어 잠그고 있거나 채용 미정 상황이다. 채용계획을 세우고도 정확한 인원계획까지는 수립하지 못한 채 결정을 미루고 있는 곳이 많다는 것.
낙관적으로 가정해 채용 미정인 기업들(25.5%)이 모두 채용에 나선다고 해도, 내년에 채용하는 곳은 63.8%에 그칠 전망이다. 올해 채용에 나선 기업 비율(79.3%)에 한참 모자란다.
▲2009년 채용규모 올해보다 23.4% ↓
채용 여부와 인원을 확정한 288개사(채용규모를 확정하고 채용에 나설 기업 115개사+채용 안 할 것이라고 응답한 173개사)를 지난해와 비교해 봤더니 채용계획을 세운 기업 5곳 중 1곳은 채용규모 못 정했다.
결국, 내년 총 채용인원은 올해 채용한 7천227명에 비해 23.4%나 줄어든 5천533명에 불과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채용시장이 좋지 못했는데, 내년엔 여기서 또 5분의 1 넘는 일자리가 사라지게 되는 셈.
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이 내년 3천651명을 채용할 것으로 집계돼 14.5% 감소에 그칠 것으로 나타났지만, 중견기업과 중소기업은 37.8%, 34.0%로 대폭 줄어들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에 이어 기업 간 ‘양극화’ 현상이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
업종별로는 기계철강조선 업종이 제일 좋지 않았다. 올해보다 무려 71.9%가 줄어들 것으로 집계됐기 때문이다.
▲자동차(-59.9%) ▲금융(-57.5%)도 내년엔 대폭 줄어든 인원을 채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도 ▲건설(-37.2%) ▲식음료(-33.2%) ▲석유화학(-32.1%) ▲제약(-23.8%) ▲전기전자(-17.1%) ▲유통무역(-3.3%) ▲기타제조(-1.1%) 등 대부분의 업종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그나마 물류운수와 정보통신이 각각 올해 수준(+1.2%)은 유지될 것으로 나타났다는 점이 유일한 위안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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