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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 biz] <7> '커피재벌' 동서그룹, 3세 경영체제 가속화하나

  • 송고 2015.12.10 10:19 | 수정 2015.12.10 11:08
  • 이광표 기자 (pyo@ebn.co.kr)

커피믹스 개발로 굴지의 대기업 성장, 종합식품기업 위한 사업다각화 숙제

김상헌 전 회장 고문 이동 후 동서家 3세 김종희 전무 후계구도 착착

동서그룹 본사 사옥. ⓒ연합뉴스

동서그룹 본사 사옥. ⓒ연합뉴스

오랜 역사를 지닌 굴지의 식품기업들, 그 성장과정 안에는 눈길을 끄는 공통점이 있다. 단일 시장에서 한 가지 품목으로 독보적 지배력을 보이며 성장발판을 마련했다는 점이다. 오뚜기의 '카레', CJ제일제당의 '다시다', 대상의 '미원' 등이 대표적인 사례들이다.

'커피재벌'로 불리는 동서그룹 또한 세계 최초의 커피믹스와 인스턴트 커피 ‘맥심’, 커피에 넣은 크림 ‘프리마’ 등이 공전의 히트를 일으키며 지금까지 명맥을 이어오고 있는 기업 중 하나다.

우리나라 최초의 커피 전문 기업인 동서그룹은 1968년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고교동창생으로 알려진 고 서정귀 회장이 설립한 동서식품을 기반으로 지금에 이르고 있다. 고 서 회장은 미국 커피회사와의 합작으로 인스턴트 커피인 맥스웰을 탄생시켰고, 이를 기반으로 급속도의 성장을 일궈냈다. 그 후 1974년 창업주인 고 서 회장이 세상을 떠났고, 당시 제일제당 사장 출신이었던 김재명 현 동서그룹 명예회장이 회사를 인수했다.

동서그룹은 우리나라 커피시장에 뚜렷한 족적을 남겼다. 국내 첫 커피 생산, 국내 첫 커피크리머(프리마) 생산, 국내 첫 커피믹스 생산, 국내 커피믹스시장 1위 등 동서그룹이 세운 기록은 한 두개가 아니다. 그중 커피믹스는 동서식품에게 '대한민국 대표 커피전문기업'이란 타이틀을 붙여준 일등공신이다.

동서그룹은 주력사인 동서식품과 지주회사인 ㈜동서, 성제개발 등 9개 계열사로 이뤄져 있다. 동서식품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동서는 김재명 명예회장의 장남인 김상헌 전 회장이 이끌고 있다. 그는 지난 2014년 4월 돌연 회장직에서 고문자리로 물러났고, 그 자리를 전문경영인 이창환 회장이 맡고 있다. 하지만 동서식품은 김 명예회장의 차남인 김석수 회장이 지휘봉을 잡고 있다.

◆삼성맨 출신, 동서식품 인수로 제2의 창업 이끌다
1974년 지금의 김재명 동서 명예회장은 고 서정귀 동서식품 회장으로부터 동서식품을 인수했다. 그리고 동서는 제2의 창업기를 맞게 된다. 인수 당시 제일제당 사장이었던 김 명예회장은 동료와 함께 퇴직금을 모아 동서식품을 인수했다.

김 명예회장(당시 사장) 체제를 갖춘 동서식품은 국내 최초 분말형태의 식물성 커피크리머인 '프리마' 생산에 돌입했다. 1976년에는 김재명 사장이 초대 회장에, 이인식 부사장이 사장에 취임하면서 커피와 커피크리머(프리마), 설탕을 배합한 커피믹스를 생산하는 '신의 한수'를 던지게 된다.

커피믹스 생산은 앞서 국내 최초로 선보인 분말 커피크리머인 ‘프리마’ 생산으로 인해 가능했다. 기존 동물성, 액상 크리머에 비해 프리마는 식물성 크리머로 보존성이 좋아 커피믹스를 생산할 수 있었다. 이렇게 탄생한 커피믹스는 동서식품을 커피믹스시장 1위에 올려놓은 주역이 됐다.

이듬해 동서식품은 포장재 생산과 보온병 제조를 위해 아폴로보온병을 인수했다. 이후 아폴로보온병은 이름을 ㈜유동기업으로 바꾸고 이후 ㈜동서로 다시 한 번 이름을 바꿨다. 그리고 코스닥에 상장했다.

동서그룹은 1980년, 이인식 사장이 2대 회장으로, 조필제 부사장이 사장으로 선임했다. 그 해 10월 동서식품은 동결건조커피인 ‘맥심’을 내놓는다. 앞서 판매하던 열풍분무건조공법인 ‘맥스웰하우스 인스턴트커피’에 비해 커피향을 그대로 보존한 제품으로 인기몰이에 들어갔다.

당시 동서식품은 ‘맥심’을 앞세워 커피 시장 88%까지 점유하며 미주산업과 함께 독과점 업로 자리매김했다. 커피시장에서 동서식품과 미주산업의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동서식품은 83년에는 꿀(건강보조식품), 1984년 곡물가공식품, 1985년 국산차 등 사업영역 확장에 나서기 시작했다.

이후 1980년대 후반 동서식품은 종합식품회사로 본격 탈바꿈을 시도한다. 1987년 9월 유가공 사업 진출을 위해 인천축협우유를 인수하고, 라면사업을 위해 청보식품 인수에 나섰으나 라면시장 진출은 무산됐다.

동서식품이 이처럼 80년대 들어 사업다각화에 주력한 가장 큰 이유는 커피시장의 경쟁 심화 때문이었다. 1984년 941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동서식품은 1985년 1240억원, 1986년 1725억원을 돌파하며 30% 상당의 경이적인 매출 상승을 기록했다. 하지만 1987년엔 이같은 상승세가 한풀 꺾이며 저성장로 돌아섰다.

커피시장 경쟁은 1989년 네슬레와 손잡은 두산그룹이 뛰어들면서 더욱 과열양상을 보이기 시작했다. 특히 커피 수입자유화가 시작되며 여러 업체들이 커피시장 진출과 캔 커피 출시 등이 가능해지면서 치열한 시장경쟁 체제가 형성됐다.

1976년 동서식품에서 출시한 세계최초 커피믹스와 1980년 발매된 동서식품의 동결건조커피 '맥심'. ⓒ동서식품

1976년 동서식품에서 출시한 세계최초 커피믹스와 1980년 발매된 동서식품의 동결건조커피 '맥심'. ⓒ동서식품

실제 1980년 발매된 동서식품의 동결건조커피 '맥심'은 동서식품의 주력 제품으로 커피시장을 주도했다. 하지만 한국네슬레가 1990년, 국내 커피시장 진출 1년 만에 당초 목표했던 시장 점유율 20%를 달성하면서 커피시장 판도 변화가 가시화됐다. 동서식품과 한국네슬레는 이때부터 치열한 판매경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인스턴트 커피뿐 아니라 캔커피 시장도 과열 양상으로 급변했다. 기존 커피업체뿐 아니라 음료업계의 진출이 활발해졌고, 롯데칠성음료, 코카콜라, 해태음료 등이 캔커피를 생산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이는 동서그룹이 사업다각화에 눈읕 돌리는 단초가 됐다.

◆녹록치 않았던 사업다각화, 커피에 기댄 매출구조 여전히 '고민'
동서식품은 커피믹스 시장의 80%가량을 점유하는 커피강국이다. 세계 최초로 커피믹스를 개발해 현재 전체 매출의 75%가량을 벌어들이고 있다. 국내 커피믹스 시장과 운명을 같이할 수 밖에 없는 셈이다.

믹스커피 시장이 위기에 빠진 것도 고민거리다. 지난 8일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발간한 ‘가공식품 마켓 리포트 조제커피편’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조제커피(커피믹스) 소매시장 규모는 1조565억원으로 2013년(1조1665억원)보다 9.4%나 감소했다.

2012년(1조2389억원)에 비교하면 14.7% 줄었다. 올해 3분기까지 조제커피 매출액도 7513억원으로 2014년 3분기까지(7966억원)보다 5.7%나 감소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aT는 이 같은 현상의 원인으로 커피믹스 대신 커피전문점을 이용하는 소비자가 많아진 점을 꼽았다.

커피의 종류가 컵커피, 병커피, 캔커피 등과 스틱형 인스턴트 원두커피, 캡슐커피 등으로 다양해진 것도 커피믹스의 몰락을 부추기는 이유로 꼽았다.

동서식품은 커피믹스 시장에서 80%라는 압도적 점유율을 확보했다. 그러나 매출 의존도 또한 크기 때문에 시장 자체가 축소되면 직격탄이 된다. 물론 동서그룹도 이같은 운명을 거부하고자 애쓰고 있다. 종합식품회사로 도약하기 위한 사업 다각화에 나섰지만 녹록치 않았다.

동서식품은 유가공 사업과 외식사업에서 잇따라 고배를 마신 경험을 갖고 있다. 1992년 유가공업계의 비수기인 겨울, 업체들의 신제품 출시와 원유 비축을 위해 집유 경쟁이 계속되면서 원유부족현상이 발생했다. 이에 동서식품은 무리한 집유권 확보에 나서 분유 배정에서 제외돼 유가공 사업에 차질을 빚게 됐다.

이후 1995년 동서식품이 생산·판매하던 동서우유에서도 타사 제품과 마찬가지로 항균물질, 항생물질이 검출됐다는 정부 발표로 인해 우유 매출이 급감하게 됐다. 이 같은 우유파동과 판매부진 등 어려움을 겪던 동서식품은 1996년, 8년여 만에 유가공 사업에서 손을 떼게 된다.

인스턴트 커피 보급으로 원두커피시장이 하향세로 돌아섰으나 90년대 커피전문점이 늘어나면서 다시 확산되자 동서식품도 ‘헤르젠’이라는 커피전문점을 열고 가맹 사업에 진출했다. 패밀리레스토랑 ‘아리조나’를 선보였으나 현재는 커피전문점과 외식사업 모두 접은 상태다.

종합식품회사로 성장하는데 부침을 겪었던 동서식품이 커피믹스 시장에만 기댈 수 없는 상황에서 여전히 숙제가 남아있는 셈이다.

동서그룹은 (주)동서를 김상헌 전 회장이 동서식품은 그의 동생인 김석수 회장이 이끌었지만 김상헌 전 회장이 고문으로 물러난 뒤 3세인 김종희 전무의 그룹 내 지배력이 막강해지고 있다. ⓒ동서

동서그룹은 (주)동서를 김상헌 전 회장이 동서식품은 그의 동생인 김석수 회장이 이끌었지만 김상헌 전 회장이 고문으로 물러난 뒤 3세인 김종희 전무의 그룹 내 지배력이 막강해지고 있다. ⓒ동서

◆3세 김종희 전무 지분증가 '파죽지세' 후계작업 '순항'
동서그룹은 오너 일가의 3세 후계 구도가 본격화하고 있다. 김재명 명예회장의 장남 김상헌 고문에 이어 ㈜동서의 후계자 1순위는 김 고문의 장남 김종희 전무다. 그는 1976년생으로 현재 동서에서 회계업무를 담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무는 2011년 상무 선임 이후 지분매입에 의욕적으로 나서며 부친과 작은아버지에 이어 3대주주에 오르면서 유력한 후계자로 주목을 받아 왔다. 그런 그가 2013년 2월 특별한 이유를 밝히지 않고 퇴사했고 이로 인해 ㈜동서의 후계구도에 관한 이야기도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이런 과정에서 김 전무는 지난해 부친이 등기이사직을 내려놓자 1년 6개월 만에 다시 ㈜동서에 복귀했다. 여기에 김 전무가 올 초부터 지분 늘리기에 돌입하면서 이같은 3세 후계구도에 힘을 싣고 있다.

실제 회장 자리에서 물러난 김상헌 동서그룹 고문은 장남에게 잇따라 지분을 넘기면서 잠잠했던 후계구도에 관심을 집중시켰다. 김 전무는 올 1월, 동서 주식 1만1575주를 2억6000여만원에 매입하며 지분 늘리기의 신호탄을 올렸다.

그는 지난해 8월에도 전무이사로 신규 선임되면서 ㈜동서 지분을 9.63%나 끌어올린 바 있다. 당시에도 아버지 김상헌 고문과 작은 아버지 김석수 동서식품 회장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지분율을 보이며 이목을 집중시켰다.

올 2월에는 김 고문이 김 전무에게 보유중인 ㈜동서의 주식 50만주를 증여했다. 부친의 지분은 줄었지만 장남인 김 전무는 지분을 증여받으며 ㈜동서의 지분율이 10.18%까지 올라갔다. 김 전무는 이때부터 아버지와 작은아버지와의 지분 격차를 10% 이내까지 좁혔다.

김 전무의 지분 늘리기는 지난 6월에도 이어져 5만주를 장내 매수해 김 전무의 지분율은 10.28%로 불어난 상황이다.

㈜동서는 동서그룹의 최대 계열사인 동서식품 주식을 미국 크래프트푸드홀딩스와 50%씩 보유하고 있다. 또 동서유지와 동서물산, 성제개발, 대성기계 등 다른 계열사들의 최대주주로 사실상 그룹의 지주회사나 다름없다. 동서 지분율을 높여야 그룹의 지배구조를 장악할 수 있는 셈이다. 이에 김 전무의 지분율 상승이 곧 경영권 3세 승계 작업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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