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규제 강화 등 심리위축으로 관망세 지속
신도시·경기·인천 거래부진, 아파트값 동반하락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10주연속 보합세를 이어갔다. 대출규제 강화 등으로 관망세가 짙어지면서 신도시와 경기·인천지역의 매매가격은 동반 하락했다.
이달 들어 봄 이사 수요 등으로 2월보단 매수세와 매매가격이 조금 회복됐지만, 아직도 상당수 매수자들이 거래 시기를 미루는 모습이어서 당분간 큰 폭의 가격상승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게 업계관계자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4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3월 첫째 주 서울 전체 매매가격은 10주째 보합(0.00%)에 머물렀다. 서울 재건축 아파트값은 -0.03%를 나타내며 지난주(-0.06%)와 비교해 하락폭이 소폭 줄었다. 거래부진으로 송파구와 강동구 재건축은 이번 주에도 약세를 이어갔지만 개포지구 저가매물이 일부 거래되면서 강남구 재건축값이 14주만에 상승 전환(0.06%)한데 따른 것이다.
매수세가 활발하지 않지만 기존에 출시됐던 저가매물이 거래되고 매물량도 많지 않아 2월 떨어졌던 매매가격이 조금 회복했다. 서울 일반아파트는 실입주 수요가 가격상승을 지탱하며 지난주 상승폭(0.01%)을 유지했다.
서울에서는 송파구(-0.12%), 강동구·금천구(-0.01%) 아파트값이 하락했다. 송파구는 잠실동 주공5단지, 신천동 진주 등이 250만~2000만원 가량 떨어졌다. 방이동 올림픽선수기자촌, 마천동 금호어울림1차 등도 2000만원 가량 하락했고, 강동구는 명일동 삼익그린2차, 둔촌동 둔촌주공1단지 등이 250만~1000만원 가량 내렸다. 금천구는 독산동 주공14단지가 금주 250만~500만원 가량 떨어졌다.
물론 아파트 가격이 오른 곳도 있었다. 성북구(0.08%)와 강서구(0.05%), 마포구(0.04%)는 이주 매매가격이 상승했다. 성북구는 돈암동 돈암삼성, 길음동 동부센트레빌 등이 500만~1500만원 가량 올랐다. 강서구는 화곡동 강서힐스테이트가 1000만~1500만원 올랐고, 마포구는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가 1000만원 뛰었다.
신도시와 경기·인천은 금주 매매가격이 각각 0.01% 하락했다. 일부 매도자들은 매물가격을 내려 거래에 나서려고 하지만 매수자들은 추가 가격하락을 예상하며 거래 시기를 미루는 모습을 보였다.
신도시는 파주운정(-0.12%)와 일산(-0.04%), 분당(-0.03%)이 하락한 반면 산본(0.03%), 판교(0.02%), 평촌(0.01%)은 아파트값이 올랐다.
경기·인천은 대출규제 강화 여파로 매수수요가 뚝 끊기면서 안산시(-0.07%)와 용인시(-0.06%), 안성시(-0.03%), 고양시(-0.02%), 광명시·수원시(-0.01%) 순으로 가격이 하락했다. 이에 반해 광주시(0.09%)와 양주시(0.05%), 의왕시(0.05%) 등은 오름세를 나타냈다
이주 전세가격은 서울이 0.06% 상승했고, 신도시와 경기·인천은 각각 0.01%, 0.02% 올랐다. 전세값 오름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주춤해진 전세수요와 새아파트 영향으로 가격 상승폭이 둔화되는 모습이다.
서울 전세값은 마포구가 0.55%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이어 은평구(0.33%), 금천구(0.24%), 강서구(0.16%), 동대문구(0.15%) 순으로 전셋값이 올랐다. 전세매물 찾기가 쉽지 않아 오른 가격에 거래가 이뤄지면서 시세가 상승했다.
마포구는 대흥동 마포자이2차,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 등이 500만~2500만원 가량 올랐다. 은평구는 진관동 은평뉴타운마고정센트레빌, 은평뉴타운우물골위브 등이 1000만~4000만원 올랐다. 금천구는 가산동 두산, 구로동 두산위브 등이 250만~1500만원 상승했다.
전세수요 분산과 봄방학 이사 마감 등으로 전세값이 내려간 지역도 있었다. 양천구(-0.12%) 와 관악구(-0.05%), 송파(-0.04%), 강동(-0.02%)은 전셋값이 하락했다. 양천구는 신정동 목동신시가지14단지, 목동신시가지12단지(저층) 등이 500만~3500만원 가량 떨어졌다. 목동의 경우 5월 입주하는 목동힐스테이트(1081가구) 등으로 전세수요가 분산되면서 전세계약이 더딘 모습이다. 관악구는 봉천동 관악드림타운이 500만원 내렸다.
신도시는 분당(0.02%), 일산(0.02%), 동탄(0.01%), 판교(0.01%)의 전세값이 오른 반면 산본(-0.03%)만 유일하게 가격이 하락했다. 경기·인천은 양주시(0.10%), 의왕시(0.09%), 광주시(0.08%), 안양시(0.06%) 순으로 오름세를 보였다. 이에 반해 하남·안산(-0.04%), 안성·파주(-0.01%) 전세값은 내렸다.
김은선 부동산114 책임연구원은 “주택담보대출 여신심사 강화로 주택 거래량이 줄면서 매수 관망세가 확산되는 분위기”라며 “여기에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이 하향 조정되는 등 거시경제 환경도 불안해 당분간 주택시장 불확실성은 크게 해소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기준 KB국민·우리·신한·KEB하나·NH농협은행 등 시중 5대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333조109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달 증가액인 3조757억원에 비해 약 90%(2조7468억원) 줄어든 수치다. 지난 1월 증가액인 1조2513억원과 비교하면 73.8%(9242억원)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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