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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놈' 박서원의 두타면세점 '연착륙 성공할까'

  • 송고 2016.04.21 17:52 | 수정 2016.04.22 15:33
  • 김지성 기자 (lazyhand@ebn.co.kr)

면세점 개장 준비 '척척'…두산 만의 차별화 포인트는 '혼선'

박서원 두산 전무ⓒ두산

박서원 두산 전무ⓒ두산

"솔직히 이야기하면 우리 집에서 나는 한마디로 '별종'이었다. 이렇게 공부를 못한 사람도 없었고, 한쪽 귀를 뚫고, 팔뚝에 문신을 새긴 것도 내가 유일하다"

박서원 두산 전무(유통CSO)가 지난 2011년 출간한 책 '생각하는 미친놈'에서 자평한 말이다.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회장의 장남인 박 전무는 두산가(家)뿐 아니라 국내 재계 3,4세에서도 스스로 성장한 이례적 인물이다.

박 회장이 "서평이요? 근데 난 이 저자를 키우질 않아서 잘 모르겠는데요. '지가 알아서 큰 넘'이라서..."라고 아들의 첫 책에 서평을 썼을 정도다.

박 전무의 이력도 여느 재벌가와는 사뭇 다르다. 박 전무는 광고쟁이다. 정원 미달로 간신히 대학교에 들어갔지만 이내 공부에 질려, 미국으로 도피성 유학을 떠났고, 웨스턴미시간대에서 4번이나 전공을 바꾸다가 디자인에 반해 크리에이터의 길에 들어선 특이한 전력을 갖고 있다.

대학시절 일가의 도움 없이 친구들 4명과 빅앤트라는 광고회사를 만들었고, 3년만에 한국 최초로 5대 광고제(칸 국제 광고제, 뉴욕 페스티벌, 클리오 광고제, D&AD, 뉴욕 윈쇼) 석권이라는 '미친짓(?)'을 저질렀다.

두산가의 '문제적' 4세인 박 전무가 그룹의 새로운 비전인 '유통업 디자인'을 위해 지난해 11월 두산에 입사했다. 그리고 첫 과제로 오는 5월 18일 오픈하는 두타면세점 '흥행'을 책임지게 됐다.

'크리에이터 박서원'이 그리는 두산의 면세점 사업은 무슨 색깔일까. 그리고 다른 면세점과 어떻게 다를까. 유통가는 물론 재계도 한달 뒤 '박서원 컬러'를 추측하며 박 전무의 일거수 일투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21일 두산은 서울 동대문 두산타워 7~17층에 총면적 1만7000㎡(5000여평) 규모의 면세점 개장을 위한 준비가 일단락 됐다고 밝혔다. 엘리베이터·에스컬레이터 설치, 전기·배관을 상가에 맞게 바꾸는 작업 등 구조공사가 끝났고, 현재 막바지 인테리어 공사가 진행중이다.

또 두산은 SK네트웍스로부터 SK워커힐 면세점이 보유하고 있던 통합물류창고, IT시스템 등의 자산 인수를 완료했다. MD(머천다이징), 영업, 물류, 마케팅 등 사업에 필요한 직간접 분야의 인력 채용도 대부분 마무리 됐다. 다만 3대 명품업체(에르메스, 루이비통, 샤넬)의 입점은 개점 시기에 맞추지 못한다.

두산 관계자는 "프리오픈으로 보면 된다"면서 "명품입점은 추진중에 있지만 이번 개점시엔 어렵다"고 말했다.

박 전무는 면세점 준비 때문에 몸이 열개라도 부족할 정도다. 박 전무는 얼마 전 프랑스로 날아가 샤넬, 루이뷔통, 펜디, 지방시 본사를 방문하고 각 명품업체의 사장과 면담했다. 명품 유치를 위한 행보다. 만났다고 입점이 바로 성사되지는 않았다.

박 전무는 자신이 만든 회사 '빅앤트'를 경영하면서 "크리에이티브의 세계에서 우연이나 행운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요즘은 비즈니스의 세계도 그렇다고 절감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시기 "모든 질문에 대한 나의 답변은 하나다. 일단 해봐"라고 후배들에게 말했던 '근성'이 발휘된다면 두산 면세점의 명품 유치도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박서원 전무가 20일 서울 중구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2회 컨데나스트 럭셔리 컨퍼런스'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서원 전무가 20일 서울 중구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2회 컨데나스트 럭셔리 컨퍼런스'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 전무에게 근성이란 그의 말대로 "장애물이 나타나든 곡선주로에 들어서든 속도를 늦추지 않고 나아가려는 마음가짐이자, 실제로 속도를 높이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다만 "나는 재미를 느끼지 못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박 전무이기에 광고회사 경영이 아닌, 부름을 받아 시작한 대기업의 업무가 '재미'를 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명품 유치와는 별도로 두타 면세점의 차별화 포인트에서 박 전무의 '생각'이 얼마나 기존 임직원들과 소통되는지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두산은 면세점 진출이 확정된 직후 국내 면세점 최초로 구매자의 특성을 고려해 '유니크 부티크', '슈퍼 셀렉트', '힙 케이' 등 3개 테마존을 운영해 차별화를 이루겠다고 강조했다.

박 전무가 합류한 뒤 이같은 초기 계획이 삐걱거린 적도 있다. 두산 관계자는 "명확히 구분되는 3개 테마존을 운영하는 것이라기보다는 3개의 콘셉트를 유지하겠다는 것"이라고 변화된 환경을 설명했다.

그는 이어 "콘셉트는 추가가 될 수도 있고, 구체적으로 무엇이 (기존 면세점과) 크게 다르다고 할 수 있는 것은 아직 (전 임직원들과) 공유가 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다음달 18일 개장시 어떤 모습의 면세점이 출현하게 될지는 꼭 집어 말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두산 면세점의 차별화가 여전히 '진행형'이라는 의미다.

박 전무는 "요즘 소비자는 똑똑하다. 똑똑한 데다 까다롭기까지 하다. 물건 하나를 구입할 때도 포장을 보고, 제품 설명을 읽고, 가격을 따진다"고 말했다. 이런 소비자들을 설득할, 차별화 된 '무엇'을 두산 면세점이 만들어 가는 과정이 만만치 않음을 짐작케 한다.

두산 관계자는 "동대문의 인프라가 (면세점을 운영하기에) 좋지 않으냐"고 말했다. "지난해 기준 700만명 이상의 외국 관광객이 다녀갔고, 청계천과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가 있고, 인근에 대학로가 있다"고 인프라의 강점을 설명했다.

문제는 이같은 인프라와 두산 면세점의 차별화 포인트가 만나서 고객에게 전달할 '이야기'를 만들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박 전무가 지휘봉을 잡은 두타면세점은 개점까지 한 달 가량 남았다. 면세점 사업의 신규 진출인만큼 두산만이 할 수 있는, 고객이 바라는 것을 잡아내 이를 반영한 면세점을 오픈하기에 부족한 시간일 수 있다.

하지만 "무엇이든 재미가 있고, 가슴이 달아오르면 죽기 살기로 덤벼든다"는 박 전무의 기질이 임직원들에게 전파돼 함께하면 충분한 시간일 수도 있다.

박 전무는 광고시장에서 두산 후계자로서 1차 시험을 우수한 성적으로 무사히 통과했다. 2차 시험은 두타면세점이다. 두타면세점은 박 전무의 경영능력을 검증받는 2단계 시험대 성격이 크다. 두타면세점의 연착륙 성공 여부에 재계가 주목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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