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 SUV 시장, 현대차 코나 출현에 춘추전국시대 돌입
쌍용차 티볼리와 2강구도 형성 유력… 가성비 ‘막상막하’
현대자동차 코나가 업계 대세로 떠오르는 소형 SUV 시장에서 쌍용자동차 티볼리의 아성을 따라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현재 소형 SUV 시장은 저렴한 가격과 유럽형 고급 디자인을 내세운 티볼리가 50% 이상의 점유율로 압도적 입지를 굳힌 상태다. 이에 대항해 현대차는 코나의 성능과 안전성을 부각해 소형 SUV 시장을 공략할 전망이다.
13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이날 코나 출시로 국내 소형 SUV 시장은 완성차 5개사(현대자동차·기아자동차·한국지엠·르노삼성자동차·쌍용자동차)가 총출동한 춘추전국시대로 돌입하게 됐다.
현재 소형 SUV 시장은 쌍용차 티볼리를 비롯해 기아차 니로, 한국지엠 트랙스, 르노삼성 QM3가 각축을 벌이고 있다. 다만 이 시장에서 티볼리 점유율은 지난해 기준으로 54.3%로 과점구조다. 즉 티볼리와 함께 양강구도를 형성하는 것이 현재의 코나가 설정할 수 있는 목표인 셈이다.
업계에서는 티볼리가 소형 SUV 시장 선배격인 트랙스와 QM3를 제치고 강자로 군림하는 요인으로 가성비를 꼽고 있다.
일단 티볼리는 기존 국산차와 차별화된 유럽형 디자인이 눈길을 끄는 것은 물론 국내 소형 SUV로서는 유일하게 4륜구동(4WD)을 탑재했다.
여기에 고급차에서나 볼 수 있는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ADAS)이 동급 최초로 다수 적용됐거나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어 안전성도 확보됐다. 그러면서도 가격은 엔트리 모델 기준으로 트랙스나 QM3보다 최소 200만원 이상 저렴하다.
코나는 티볼리 등 기존 소형 SUV에서 기대하기 힘든 강력한 주행성능이 눈에 띈다.
내수용 기준으로 1.6 가솔린 터보엔진 트림의 경우 최고출력 177마력, 최대토크 27.0kgf·m을, 디젤엔진은 최고출력 136마력, 최대토크 30.6kgf·m 성능을 발휘한다. 여기에 변속기는 쏘나타 및 아반떼 등을 통해 조합이 검증된 7단 듀얼 클러치 트랜스미션(DCT)를 적용했다.
트림별로 차이는 있으나 티볼리가 1.6 가솔린엔진 모델 기준으로 126마력, 16.0kg·m의 성능을 발휘하는 점을 감안하면 파워트레인은 코나가 우세하다.
실내공간을 좌우하는 축거(휠베이스)는 코나와 티볼리 모두 2600mm로 비슷하지만 전고는 코나가 40mm가량 낮은 1550mm로 주행에 더 최적화돼 있다.
코나의 장점은 안전성에도 있다. 현실적인 비교는 불가능하지만 현대차는 코나에 초고장력강을 포함한 고장력강의 비율을 동급 최고 수준으로 높이고 비틀림 강성도 동급 경쟁차 대비 20% 이상 높였다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코나에는 전방충돌방지보조(FCA)·차선유지보조(LKA)·후측방충돌경고(BCW) 등 티볼리 못지않은 안전편의사양도 대거 적용됐다. ‘작지만 강한 차’라는 콘셉트에 충실한 것이다.
디자인 면에서는 여성스러운 느낌이 드는 유럽형으로 승부한 티볼리와는 달리 코나는 슬림한 주간주행등(DRL)과 메인램프가 상·하단으로 나눠진 분리형 컴포지트 램프 및 아이스하키 선수 보호장비를 연상시키는 범퍼 등 강인하면서도 독창적인 요소를 내세웠다.
문제는 가격이다. 코나는 1895만~2710만원대로 1651만~2526만원대인 티볼리 대비 가격경쟁력에서는 다소 처진다. 다만 코나의 티볼리 대비 우월한 성능과 고급 편의사양, 독창적 디자인 등을 감안하면 가성비 측면에서는 어느 모델이 월등하다고 볼 수 없는 상황이다.
춘추전국시대 양상이 된 소형 SUV 시장에도 불구하고 현대차는 자신있다는 입장이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신차 출시행사에서 처음으로 직접 프리젠테이션을 맡은 것 자체가 자신감의 표현이다.
현대차는 코나의 연간 국내판매 목표도 올해 2만6000대, 오는 2018년 4만5000대로 설정했다. 티볼리의 경우 지난해 5만6935대 판매됐다. 하반기에는 유럽과 미국 수출 모델 양산은 물론 코나 전기차도 출시할 계획이다.
코나의 출현에 쌍용차 등 경쟁업체들도 긴장하는 모습이다.
최종식 쌍용차 사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티볼리의 차별화된 상품성과 브랜드 파워로 시장 기반을 이미 구축한 만큼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과 연식변경 모델 등으로 티볼리 상품성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동훈 르노삼성 사장도 최근 코나와 관련해 “B세그먼트라고 보기에는 다소 큰 C세그먼트 차”라며 “큰 차를 출시하면서 상대적으로 공간이 넓다고 하는 것을 장점으로 내세운다면 잘못된 것”이라고 했다. 코나와 QM3의 비교 자체를 거부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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