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업계, 아이언맨·스타워즈 등 '히어로' 찾는 까닭은?

송고 2017.07.06 15:14 | 수정 2017.07.06 15:15
강승혁 기자 (kang0623@ebn.co.kr)

유진로봇 '아이언맨 로봇청소기', 오프라인 판매처서 동 가격 제품 대비 2~3배 판매량 높아

차별화된 셀링포인트로 마케팅 용이…캐릭터 협업 지속 확대 전망

키덜트 시장 규모 2014년 5000억원서 2016년 1조원대 상회 추정

유진로봇이 디즈니(Disney)와의 협업을 통해 출시한 로봇청소기 '아이클레보 아이언맨'.ⓒ유진로봇

가전업계가 주요 소비층으로 부상한 키덜트족(아이들 같은 감성과 취향을 지닌 어른)을 잡기 위해 '히어로'와 손잡고 있다. 포화상태에 다다른 가전시장에서 차별성을 구사하기 위한 '캐릭터 가전'이 구원투수로 자리매김할지 주목된다.

6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유진로봇이 디즈니(Disney)와의 협업을 통해 최근 출시한 로봇청소기 신제품 '아이클레보 아이언맨', '아이클레보 스타워즈'는 오프라인 판매처인 스타필드 하남 슈퍼샵에서 같은 가격대의 가전제품 대비 2~3배 판매량을 보이고 있다.

마니아층이 두터운 아이언맨과 스타워즈인 만큼 해당 영화 캐릭터에 추억을 가지고 있는 3040 남성층과 캐릭터에 관심이 많은 여성 소비자들을 겨냥한 전략이 적중했다는 평가다.

이들 로봇청소기는 마블 아이언맨과 스타워즈의 마스코트 로봇 알투디투의 특징을 로봇청소기에 살려내 마치 영화 속 로봇과 영웅이 실제 움직이며 청소해주는 듯한 생동감을 느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스마트폰으로 조작이 가능한 전용 앱(APP) 블루투스 컨트롤로 제품 작동과 재미를 동시에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유진로봇 관계자는 "로봇청소기에 대한 생소함을 줄이고 친근하게 다가가고자 했다"며 "로봇전문기업 유진로봇의 로봇청소기 브랜드 아이클레보에 대한 브랜드 인지도를 끌어올리고, 가사 부담을 덜어주는 로봇청소기가 단순히 주부들 뿐 아니라 평소 키덜트 제품을 좋아하는 남성 고객들도 로봇청소기를 친근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계기를 만들어보고자 기획하게 됐다"고 출시 배경을 설명했다.

키덜트족은 실용적이고 자기만족적 성격이 강한 '가치지향 소비'의 정점에 있는 '포미족'으로 분류된다. 아무리 자신이 좋아하는 캐릭터를 가전으로 만나볼 수 있다고 해도 성능이 뒤따라주지 못하면 이들 소비자가 원하는 가치 소비 심리를 충족하기 어렵다.

이런 점에 비춰 유진로봇 로봇청소기 신제품의 매출 호조는 키덜트족의 감성을 공략하면서 원하는 성능에 대한 기대치가 충족된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유진로봇 아이클레보는 독일 3대 가전잡지 엠포리오 매거진에서 로봇청소기 성능 1위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처럼 가전·IT 업계는 자사 전략 제품의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이점으로 히어로를 입힌 제품 출시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필립스의 '필립스 스타워즈 면도기 한정판 3종'은 영화 스타워즈 속 캐릭터 카일로 렌, 캡틴 파스마, 스톰 트루퍼의 모습을 제품 디자인으로 구현했다.

필립스 카일로 렌 면도기(모델명 XZ5810/70)는 카일로 렌 마스크의 크롬 디테일을 살린 전원 버튼과 강력한 다크 포스를 형상화한 터보 버튼이 포함돼 있으며, 카일로 렌 특유의 크로스가드 라이트 세이버 문양으로 배터리 잔여량을 나타낸다. 필립스 캡틴 파스마 면도기(모델명 XZ5800/69)와 필립스 스톰 트루퍼 면도기(모델명 XZ580/04)도 원작 캐릭터의 외형을 세련되게 구현했기 때문에 캐릭터 취향에 따라 선택 가능하다.

자동차 주변기기업체 팅크웨어는 업계 최초로 영화 아이언맨 캐릭터를 오마주한 마블사와의 협업 제품인 'QXD1000 알파 아이언맨 에디션'을 선보이기도 했다.

앞으로도 기존 마케팅보다 정교한 타깃 설정이 가능해 매출 확보가 용이한 '히어로 마케팅'은 지속 확대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가전제품 구매층의 비중이 여성 위주에서 점차 남성층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남성들이 혼수준비, 가사, 육아를 함께 해나가는 요즘 라이프스타일 트렌드에 따라 가전업계도 타깃 소비자인 남성들의 눈높이에 맞는 기능과 디자인을 연구하고 있다"며 "키덜트족을 위한 제품이 최근 많이 쏟아지는데 아마도 캐릭터와의 디자인콜라보를 통해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상품이라도 타깃층에 쉽게 접근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특히 가전제품은 기능과 제품력이 우수한 상품들이 많아서 타 제품과의 차별화된 셀링포인트를 만들고 키덜트족에게 적극 어필할 수 있는 캐릭터 콜라보레이션을 추진하는 것"이라며 "이러한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탄생한 제품은 앞으로 시장에서도 좋은 반응이 있을 것이라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한편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16 콘텐츠 산업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키덜트 시장의 규모는 2014년 5000억원에서 매년 20%씩 성장해 2016년 1조원대를 넘어섰을 것으로 추정된다.

USD$	1,379.3	▲31.5
EUR€	1,501.4	▲26.9
JPY¥	908.2	▲5.2
CNH¥	193.4	▲2.5

가전업계, 아이언맨·스타워즈 등 '히어로' 찾는 까닭은?

관련기사

전체 댓글 0

매매기준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