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EU, EPA 사실상 타결…한국 자동차 수출 '빨간불'

송고 2017.07.07 07:25 | 수정 2017.07.07 16:49
손병문 기자 (moon@ebn.co.kr)

최대 쟁점 車·치즈 관세 부과 기준 합의…저관세 수입쿼터 신설

"EU 시장서 한국 주력 수출상품인 자동차 관련 품목 타격 우려"

일본과 EU(유럽연합)가 6일 브뤼셀에서 개최된 정상회담을 통해 일-EU 경제동반자협정(EPA·일본 측 명칭 경제연대협정)의 정치적 합의를 도출한 가운데, 한국 산업에 미치는 영향과 EPA 타결에 따른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7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은 '일-EU EPA 타결 및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日-EU EPA 타결의 의미와 우리 수출에 미칠 영향을 점검했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 2013년부터 협상을 진행했던 日-EU FTA는 양측에 최대 쟁점이었던 자동차와 치즈에 대한 관세 부과 기준에 합의함으로써 사실상 타결됐다.

양측은 이견을 보이고 있는 세부 항목에 대해 올해 안에 최종 타결하고 수년 내에 협정을 발효시킬 계획이다. 협정이 발효되면 세계 무역의 30%를 점하는 거대한 경제권이 탄생한다.

유럽 시장에서 일본산 자동차의 경우 최대 10%까지 부과됐던 관세가 7년에 걸쳐 철폐된다. 자동차 부품에 부과되던 3~4%의 관세는 협정 발효 즉시 철폐된다.

마지막까지 쟁점이었던 일본의 치즈 관세는 소프트치즈(까망베르 등)에 대해 3만~5만톤(t)까지 저관세 수입쿼터를 신설해 15년에 걸쳐 관세를 줄이기로 양측은 합의했다.

이외에 일본의 돼지고기 수입관세는 TPP 수준으로 관세를 인하하는 방안으로 협의 중이다. EU 산 와인과 일본산 녹차는 양국에서 관세를 즉시 철폐하기로 합의했다. 다만 일부 상품의 관세감면 조건과 분쟁해결절차 등은 쟁점으로 남아있다.

일-EU EPA가 타결됨에 따라 우리나라의 對일본 수출의 경우 농수산식품과 섬유·의류 산업에 부정적 영향이 예상된다. 특히 일본의 관세율이 높은 유제품(24.6%)의 경우 EPA로 인해 관세가 철폐되면 우리나라 유제품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클 것으로 판단된다.

우리나라의 일본 주력 수출상품은 EU의 주력 수출상품과 대체로 달라 이에 대한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예상된다. EU 시장에서는 수송기기·화학제품·전기기기·기계 등의 품목 수출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특히 우리의 주력 수출상품인 자동차관련 품목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무역협회 통상연구실 이준원 수석연구원은 "EPA 발효 7년 후 일본 자동차 관세가 완전히 철폐될 경우 우리 자동차의 對EU 수출에 부정적 영향이 예상 된다"며 "한국 자동차 업계의 경쟁력 향상을 위한 대응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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