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사업 중단, 포기 늘어날 것"
"재건축만 과도한 세금 부과 문제 있어"
정부가 재건축 초과이익환수 부담금 시뮬레이션 결과라며 '세금 폭탄'을 경고하고 나서면서 부동산 시장은 패닉에 빠졌다.
재건축 사업 추진으로 조합원 개개인이 부담해야 할 기본 분담금 외에 인당 3억∼4억원, 최고 8억원이 넘는 돈을 개발부담금이라는 '세금'으로 내라는 것은 재건축 사업을 하지 말라는 것과 다름없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향후 재건축 사업이 힘들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더불어 초과이익 환수 위헌과 형평성 논란이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21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강남 4구 15개 단지의 재건축 부담금은 평균 4억3900만원, 최고 8억40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부가 처음 산출한 금액에서는 최고 부과 단지가 인당 9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나마 집값 상승률 등을 조정해 예상 부과액을 낮췄다는 것이 국토부의 설명이다. 강남권의 다른 단지도 인당 부과액이 6억원이 넘는 곳이 3곳이나 된다.
그동안 개발이익이 큰 반포 주공1단지 등 강남권 재건축 저층 아파트 단지들이 자체적으로 감정평가사 등을 동원해 계산해본 결과 많아야 부담금액이 인당 3억∼4억원이었다. 그런데 실제로는 2배 이상 많은 금액이 부과된다는 뜻이다.
이로 인해 재건축 사업을 당분간 중단하거나 포기하는 곳이 많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재건축 초기단지 사업은 물론이고 이미 사업시행인가를 받고 아직 관리처분인가를 신청하지 못한 단지 중에서도 재건축 포기 선언이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서초구 반포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미실현 이익에 부과되는 세금을 주민들이 얼마나 용납할지 미지수"라며 "양도차익이 난 것도 아니고, 8억원씩이나 생돈으로 세금을 내고 재건축을 할 이유는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초과이익환수제 부과가 현실화되면서 앞으로 위헌·형평성 논란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재건축 개발부담금이 재건축에만 적용되고, 재개발 등 다른 개발사업에는 적용하지 않고 있어 형평성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서울 용산·성동·마포구 등지만 해도 재개발과 뉴타운 사업 기대감으로 집값이 큰 폭으로 상승했고, 실제 강남 재건축 못지않은 시세차익을 낸 사람도 적지 않다"며 "재건축에만 과도한 세금을 부과하는 것은 문제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때문에 앞으로 위헌 논란도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정부는 '위헌 소지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는 앞서 미실현 이익에 대한 과세 등으로 헌법재판소에 위헌소송이 제기돼 있지만 판결이 나지 않은 상태다.
용산구 한남동 한남연립재건축조합은 지난 2014년 서울행정법원에 1심에서 패소한 뒤 곧바로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했다.
잠실 주공5단지 조합은 미실현이익에 대한 과세에 위헌 소지가 있다고 보고 헌법소원을 제기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다른 단지로 확대될 전망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개발이익을 불로소득으로 보고 과세를 하기로 했다면 재건축 외 다른 사업이나 조합원간에도 형평성에 맞아야 시장의 반발이 적다"며 "시장이 용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주) EB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서울미디어홀딩스
패밀리미디어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