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 비정유 부문 영업익 '2조 돌파'
에쓰오일, 순이익 사상 최대치…작년 비정유 부문 영업익 7691억원
국내 정유업체들의 비(非)정유 부문 사업 포트폴리오가 2017년 정유업계를 관통했던 핵심 키워드로 자리매김 하는 모습이다.
에쓰오일·SK이노베이션 등 업체들이 지난해 4분기 경영 발표에 나서는 등 본격적인 실적 시즌에 들어간 가운데, 비정유 부문의 성장이 호실적 성장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양사 모두 차세대 성장축으로 삼고 전사적으로 추진 중인 화학, 윤활유 등 비정유 부문이 경쟁력을 갖추면서 효과를 제대로 보고 있는 것.
1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2017년 연간 영업이익이 3조2343억원으로 종전 최대였던 2016년 기록(3조2283억원)을 깼다.
2년 연속 3조원대 영업이익을 거둔 곳은 국내 정유·화학업계를 통틀어 SK이노베이션이 유일하다. SK이노베이션은 화학, 윤활유, 석유개발 등 비정유부문의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외부 환경변화에도 견고한 사업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사업구조 혁신을 이뤘다.
정유사임에도 불구하고 사상 처음 2조원대를 넘어선 비정유 부문 영업이익은 무려 2조705억원에 달한다. 회사 측의 비정유부문의 실적 비중은 전체 영업이익의 64%를 차지한다.
특히 화학사업은 에틸렌, 파라자일렌, 벤젠 등 주요 제품의 스프레드가 연중 강보합세를 보이고 시노펙(SINOPEC)과의 합작사인 중한석화, SK인천석유화학 파라자일렌 등 선제적 투자 효과가 더해져 전년 대비 1449억원(11.8%) 증가한 1조3772억원의 영업이익을 시현했다. 이는 화학사업 역대 최대 실적이다.
윤활유사업은 윤활기유 스프레드 강세가 지속돼 전년 대비 366억원(7.8%) 증가한 504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비정유사업의 최대 실적 달성에 일조했다. 석유개발사업은 전년 대비 832억원(79.1%) 증가한 1884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업계는 이 같은 비결을 '딥 체인지'를 강하게 추진한 데 따른 사업구조와 수익구조 혁신의 결과로 평가하고 있다.
앞서 지난 29일 실적을 공개한 에쓰오일도 비정유 부문의 효과를 톡톡히 본 케이스다.
연결기준 매출액 20조8913억7400만원, 영업이익 1조4625억1800만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28.0%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9.5% 줄었다. 다만 같은 기간 순이익은 8.8% 증가한 1조3111억9800만원으로 집계됐다.
에쓰오일 역시 지난해 비정유 부문의 영업이익이 7691억원을 기록, 3년 연속 정유 부문을 앞지를 만큼 비정유 부문의 영업이익 비중이 52.6%로 압도적이다.
에쓰오일은 "4분기 매출은 유가 상승의 영향으로 3분기 대비 11.6% 증가했다"고 전했다. 4분기 사업별 매출은 정유 4조5624억원(매출 비중 78.5%), 석유화학 8326억원(14.3%), 윤활기유 4194억원(7.2%) 등이다. 비정유부문의 연간 영업이익 비중으로 볼 경우에도 석유화학 23.3%, 윤활기유 29.2% 등 총 52.6%로 3년 연속 전체의 절반을 넘길 만큼 높은 수준이다.
에쓰오일은 현재 약 5조원을 들여 정유·석유화학 복합시설(RUC·ODC)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잔사유 고도화 컴플렉스(RUC)와 올레핀 다운스트림 컴플렉스(ODC)를 건설해 연 40만5000톤의 폴리프로필렌(PP)과 30만톤의 산화프로필렌(PO)을 생산하는 등 화학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짜겠다는 구상이다.
GS칼텍스와 현대오일뱅크는 2월 중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에쓰오일과 SK이노베이션이 지속적으로 강화해 온 비정유 부문 사업들이 효과를 거두며 호실적을 내면서 나머지 기업들 역시 이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GS칼텍스는 약 2조원의 영업이익이 점쳐지고 있으며, 올해 기업공개(IPO)를 추진 중인 현대오일뱅크는 사상 최대인 1조2000억원대 영업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업계는 점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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