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I 가격 60달러대 회복…OPEC 감산 의지 및 수요 증가세 견조
미국 1000만톤 ECC 증설…중국 폐PE 수입 중단 등 증설효과 희석
정유·화학사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치는 원유와 에틸렌이 올해 공급과잉으로 정유·화학업계가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가 이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올해 시황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
19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16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의 미국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일 대비 배럴당 0.34달러 상승한 61.68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9일 배럴당 60달러를 하회했던 WTI는 일주일 만에 다시 60달러대에 진입하게 된 것.
같은 날 유럽거래소(ICE)의 브렌트유(Brent) 가격은 전일 대비 배럴당 0.54달러 오른 64.87달러에 마감했다.
미국의 셰일오일의 증산 우려로 인해 하락했던 유가가 다시금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정유사들은 유가가 지난해 2분기처럼 급락할 수도 있다는 불안감을 덜어낼 수 있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국제유가가 너무 상승해도 좋지 않지만, 급락해도 재고평가 손실이 커질 수 있다"며 "큰 변화가 없는 편이 정유사 입장에서 좋다"고 설명했다.
KB증권의 임재균 연구원은 올해 WTI 전망을 배럴당 평균 64.8달러로 전망하고, 석유수출국기구의 감산 이행과 증가하고 있는 글로벌 원유 수요에 힘입어 원유 공급 초과에 대한 우려는 감소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임 연구원은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1월 생산량은 하루 평균 3230만배럴로 감산 이행률이 136%에 달했다"며 "3개월 연속 130%로 높은 감산이행률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사우디아라비아가 감산을 주도했고, 지난해 감산을 지키지 않았던 아랍에미리트(UAE)가 처음으로 감산을 이행했다"고 덧붙였다.
최근 산유국이 지속적으로 감산 이행에 나설 것임을 언급한 것도 원유재고 상승 우려를 감소시키며 유가를 지지하고 있다.
바르킨도 OPEC 사무총장은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알렉산더 노박 러시아 에너지 장관으로부터 OPEC 감산을 이행하겠다는 확언을 들었다고 언급했고, 칼리드 알 팔리 사우디 에너지장관도 "감산 협약을 일찍 끝내느니 시장수급을 빠듯하게 두는 편이 낫다"고 발언했다.
OPEC은 또한 2월 원유 시장 리포트를 통해 올해 글로벌 원유 수요가 하루 평균 9860만배럴로 전년 대비 하루 159만배럴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 1월 발표한 리포트보다 상향조정된 것이다.
임 연구원은 "국제에너지기구(IEA)가 미국의 셰일 공급이 원유 수요 규모를 넘어설 것이라고 분석했지만 셰일기업들의 수익성 강화 노력과 셰일오일 생산에 필요한 모래의 가격상승으로 셰일의 생산증가는 시장 예상만큼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석유화학산업의 쌀로 불리는 에틸렌도 공급과잉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미국에서만 약 1000만톤 규모의 ECC가 증설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높은 수준의 에틸렌 스프레드가 축소될 것으로 예상되는 것.
그러나 이에 대해 한화투자증권의 박영훈 연구원은 "미국의 천연가스 가격이 봄철 이후 더 낮아지면서 천연가스 생산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고, 2017년 대비 2019년까지 증가할 미국의 에탄 공급량(생산량-수출량)으로 추가 생산 가능한 에틸렌 양은 약 600만톤 수준으로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의 폐PE(폴리에틸렌) 수입 규제와 아시아 대규모 정기보수로 인해 올해 공급 축소될 PE 양이 최소 400만톤에 달해 미국 증설효과는 희석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대규모 ECC 증설로 인해 에틸렌 시황이 작년만큼 좋지는 않을 수 있다"면서도 "중국의 환경규제 영향으로 화학제품 수요가 늘고 있고 국내 화학사들이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지속적으로 모색해왔기 때문에 긍정적인 분위기는 이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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