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증권 인수 좌절에 주문 실수…전략기획본부장 영입으로 새판 짜기
케이프투자증권, 메리츠종금증권 성과주의 모델 도입할까 업계 촉각
케이프투자증권이 메리츠종금증권 인사를 영입해 재도약에 나선다. 출범 이후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케이프투자증권이 증권사 성공 모델로 평가 받는 메리츠의 성과주의를 도입할지 관심이 쏠린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케이프투자증권은 메리츠종금증권에서 경영관리팀장 등을 지낸 안두환 상무를 전략기획본부장으로 영입했다. 최근 영업직을 중심으로 한 인력 이탈과 주문 실수 등으로 어수선한 상황에서 케이프투자증권의 안 본부장 영입은 전략적 인사라는 평가가 나온다.
케이프투자증권은 선박 실린더라이너 업체 케이프가 지난 2016년 LIG투자증권을 인수해 출범했다. 증권업력이 없는 제조업체가 증권사를 인수해 당시 노조 반발이 극심했다.
케이프투자증권은 꾸준한 실적 개선세를 이어오고 있긴 하지만 제한적인 자기자본과 생소한 브랜드 등으로 업계에서 아직 입지를 굳히지 못한 상태다.
지난 2월 초에는 장 시작 전 코스피200 옵션의 매수·매도 주문 착오로 62억의 손실을 보기도 했다. 이는 케이프투자증권의 지난해 당기순이익(135억원·개별)의 절반에 육박하는 규모로 거래 상대방에게 부당이득반환청구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또 케이프투자증권은 지난해 SK증권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컨소시엄을 통한 인수구조가 대주주 신용공여 금지 조항을 어겼다는 이유로 금융당국이 심사를 보류했다. 결국 케이프가 당국에 대주주 변경 승인을 자진 철회하면서 인수합병을 통한 외형 확대 계획은 좌절됐다.
업계에서는 케이프투자증권이 성과 중심의 경영으로 업계 최고 수준의 자기자본이익률(ROE)를 기록하고 있는 메리츠종금증권의 경영 모델을 벤치마크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국내 유일의 종금 라이선스, 부동산 시장 변화에 대한 통찰을 기반으로 철저한 성과주의에 입각해 수익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리는데 성공했다. 작년말에는 꾸준한 자본 증대로 3조원 이상 규모의 증권사에 부여되는 종합금융투자사업자로 선정됐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케이프투자증권이 영업직 인력들이 이탈하고 있고 이번 주문 실수까지 알려지자 직원들의 사기가 많이 떨어진 것으로 알고 있다"며 "영업력을 끌어 올리기 위한 전략을 도입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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