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향·8퍼센트 '고객 저변 확대'·투자자는 '정보 획득·휴식'
이효진 대표 "훨씬 끈끈해지는 계기…자리 지속 만들 것"
대출자와 투자자가 돈이 얽힌 '채무관계'를 뛰어넘어 사업 철학을 공유하는 긴밀한 사이가 된다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9일 저녁 중금리 P2P대출 전문기업 8퍼센트와 퓨전 한식 주점 월향이 서울 대학로의 주점 문샤인에서 '맛있는 투자'를 주제로 연 파티엔 120여명의 투자자들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P2P금융이란 대출자가 은행 등 금융기관을 거치지 않고 온라인 P2P 플랫폼을 통해 투자자로부터 직접 자금을 빌리는 '금융 직거래' 서비스다. 이런 특징으로 시중은행보다 대출금리는 낮고, 금리수익은 더 높다. 월향은 8퍼센트를 통해 2707명의 투자자에게 사흘 만에 10억원 규모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월향은 이태원, 광화문, 여의도 등 주요 오피스 밀집지에서 연 매출 100억원을 올리고 있는 '핫한' 외식기업으로, 문샤인도 월향의 브랜드 중 하나다.
이 자리에서 투자자, 8퍼센트, 월향은 모두 웃었다. 각자 원하는 바를 충족하며 서로에 대한 신뢰를 한층 더 깊이 하는 '성공한 행사'였다.
우선 8퍼센트는 이번 프로젝트로 월향 고객들을 P2P투자자로 유입, 저변을 확대했다. 이날 경기도 부천시에서 온 박지현(25)씨는 "남자친구가 문샤인을 원래부터 좋아했는데, 8퍼센트에서 월향 투자를 한다고 해서 처음으로 P2P투자를 진행했다"며 "500만원을 투자했으며, 시중금리보다는 P2P투자가 더 높기 때문에 이번 수익이 괜찮으면 8퍼센트를 통해서 투자할 마음이 있다"고 말했다.
박 씨는 이어 "P2P투자의 느낌은 주식과 비트코인 사이"라며 "가상화폐는 실물이 없어 위험이 컸고, 주식은 처음 접근하기에 벽이 높은 느낌이지만 P2P는 그 사이에서 심리적으로 장벽이 낮다"고 말했다. 남자친구와 결혼을 한 박 씨는 자금 마련을 위해 P2P를 포함한 다양한 재테크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꾸준히 매출을 내고 있는 월향이 P2P금융을 원했던 것은 외식기업에서 식품기업으로 도약하는 비전을 이루기 위해서다. 이여영 월향 대표는 적당한 가격으로 양질의 서비스와 음식을 즐길 수 있는 식문화를 만들고자 했다. P2P대출을 통해 식자재 통합 공급 시스템 '센트럴키친'을 구축, 보다 유리한 단가로 신선한 식자재를 공급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이여영 대표는 이 자리에서 "공장은 인천남동공단과 김포 중 더 좋은 입지를 비교하고 있다"며 "공장에서 생산된 김치, 소스 등 재료들은 25개의 직영매장과 함께 남한·북한 음식을 아우르는 '평화옥'으로 공급될 예정"이라고 사업계획을 설명했다.
이 대표의 발표를 주의 깊게 청취하는 투자자들은 20~30대가 다수를 이뤘다. 월향 투자에 나선 2707명을 살펴보면, 남성이 71.7%를 차지했고 연령은 20대 25.7%, 30대 39.2%, 40대 24.3%로 전체 투자자의 90% 수준을 차지해 퓨전 한식과 주류 문화에 관심이 많은 2040남성이 주 투자자로 나타났다.
8퍼센트의 투자자들을 자사 고객으로 확보할 수 있을 뿐더러 지속적인 네트워킹이 가능한 '일거양득'을 누린 것. 월향이 카카오톡으로 운영 중인 고객 관리 계정의 플러스 친구도 8퍼센트를 통해 단기간에 1600명이나 유입됐다.
투자자들 또한 정상적으로 상환이 이뤄질 경우 연 10% 수익을 얻게 된다. 모임의 콘셉트를 '파티'로 정한 것도 젊은층 투자자들의 성향에 부합했다. 이날 참석한 투자자들은 커플, 직장 동료, 지인 등 젊은층들이 삼삼오오 짝을 이뤘다. 꼭 정보 획득을 위한 목적이 아니더라도 가까운 사이끼리 노천카페에서 와인을 즐기는 휴식시간을 가졌다. 막간에는 참석자를 추첨해 유자막걸리·와인·월향의 레시피 등을 증정하는 럭키 드로우 행사도 진행했다.
영업보고가 이뤄지는 주주총회와 교류를 다지는 '네트워킹 데이' 성격을 모두 가진 셈이다. 온라인 플랫폼 특성상 투자자와 대출자가 직접 만난 사례가 드물다는 현실을 깬 것도 8퍼센트의 차별화된 지점이다.
한 스타트업의 이사직을 맡고 있는 A씨는 "굉장히 재미있었다. 월향의 포트폴리오와 리워드 패키지를 보고 저도 사업을 하는 입장에서 궁금해 참석하게 됐다"며 "8퍼센트 이용자로서 더 넓은 네트워크 형성을 위해 이효진 대표에게 자체 앱 제작을 제안했다"고 전했다.
앞으로도 외식업종은 8퍼센트가 선보이는 투자상품 중에서도 투자자 유입을 이끄는 마중물 역할을 할 전망이다. △트렌드에 민감하고 △새로운 외식 문화에 관심이 높은 20~30대 젊은층이 P2P투자자층과 높은 상관계수를 가진다는 점에서다.
지난 3년간 8퍼센트는 '보뚜슈퍼푸드'와 같은 식품기업과 광화문 '파워플랜트', 이태원 '심야식당', 천호동 '블랑제리 11-17' 등 미식가들의 호평을 얻는 외식업체를 대상으로 성공적으로 펀딩을 마무리했다.
이효진 8퍼센트 대표는 "많은 온라인 고객들이 이번 자리까지 함께 하면서 8퍼센트, 월향과의 관계가 훨씬 끈끈해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외식업종을 비롯해 P2P고객들이 언제나 찾을 수 있는 자리를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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