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정유부문보다 이익률 4배이상 높아... 공장 건설 등 공격적 행보 잇따라
국내 정유사들이 빠르게 크고 있는 글로벌 윤활유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윤활유와 윤활기유의 마진율은 영업이익률이 5% 미만인 기존 정유부문 보다 4배 이상 높기 때문이다. 이에 윤활유 시장은 정유사들의 미래 성장 '캐시카우'로 자리매김하는 추세다.
14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과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 정유업체들이 프리미엄 윤활유 시장 영토 확장에 나서고 있다.
정유사들이 전통적 원유정제 사업에서 탈피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면서 윤활유 사업은 고속 성장을 거듭하며 핵심 사업부문으로 떠오르고 있다.
업계 맏형으로 통하는 SK이노베이션은 자회사 SK루브리컨츠를 통해 가장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SK루브리컨츠는 상장 철회 이후 1조원 이상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는 등 탄탄한 재무 건전성을 바탕으로 윤활유·윤활기유 사업에서의 선제적 생산능력 확보, 신흥시장 공략 확대 등에 나서기로 했다.
우선 2022년까지 신규 윤활기유 공장 건설과 가동을 목표로 북미를 비롯한 글로벌 정유사와의 합작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미국을 중심으로 합작 가능성이 높은 파트너들과 논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SK루브리컨츠는 이미 인도네시아 국영 정유사인 '페르타미나', 일본 JXTG, 스페인 렙솔과의 합작을 통해 국내 울산공장 외에 해외에 2곳의 생산기지를 운영하고 있다. 또 윤활유 사업의 경우 중국과 러시아 등 신규 시장에서의 성장에도 공을 들인다는 구상이다.
러시아의 경우 지역별 특화 전략을 구사해 제품 판매를 증대하고 중국에서는 판매채널 다변화로 프리미엄 제품 공급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윤활유 시장이 높은 성장세를 보이는 중국 공략을 위해 천진 윤활유 공장에 이어 제2 공장 건설도 검토할 예정이다. 아울러 유럽·북미 시장의 OEM 업체·엔진 제조업체와 협업해 상용차 엔진오일 제품 공동개발에도 나선다.
GS칼렉스는 지난해 자사의 대표 윤활유 브랜드 '킥스'(Kixx)의 역사 등을 담은 스토리북엔을 출시하고 각 대리점에 배포했다. 한국어 버전은 물론 영어·중국어·러시아어·베트남어·스페인어 버전도 만들었다.
고객과의 지근거리에서 직접적인 소통을 통해 브랜드를 알리겠다는 전략이다. 2010년에는 인도법인을 시작으로 중국과 러시아 시장을 공략,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도 키워나가고 있다.
에쓰오일은 지난해 영업이익의 30%(4202억원)를 윤활부문에서 거둔 바 있다. 2016년(25%)보다 영업이익 기여도가 높아졌다.
또 회사 측은 2008년 프랑스 석유회사 토탈과 윤활유 전문 합작사 에쓰오일토탈윤활유(STLC)를 설립하고 자동차, 산업 현장에 필요한 윤활유 완제품 시장을 뚫고 있다.
지난해에는 윤활유 제품의 재고 파악과 배송 현황 추적 등을 통해 고객 만족을 높이기 위한 일환으로 '온산 로지스틱스 허브'를 울산시에 열기도 했다.
현대오일뱅크는 최근 API 최신 규격을 충족하는 고급 윤활유 'XTeer Ultra' 시리즈 7종을 내놓으면서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API 규격은 미국석유협회(American Petroleum Institute)가 정한 자동차용 윤활유의 대표적인 국제 규격이다.
회사 측에 의하면 세계적으로 배기가스 규제와 연비 규제가 강화됨에 따라 고급 가솔린 윤활유 시장은 점차 커질 전망이다. 실제 2016년 국내에서 판매된 가솔린 차량 중 가솔린 직분사 엔진이 장착된 비율은 45%에 달한다. 2020년까지 이 수치는 50%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각 업체들은 글로벌 산업 현장에 필요한 윤활유 완제품 시장을 키워나가고 있다"며 "정유사들은 프리미엄 윤활유 시장에서 점유율을 끌어올리고 경쟁우위를 점하기 위해 관련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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