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탁결제원 해외주식 결제 수수료 지속적인 인하 단행
증권가 "보관수수료 줄지 않는 이상 실질적 혜택 미미"
한국예탁결제원이 증권사로 부터 수취하는 해외주식 결제 수수료를 인하한다. 증권사들이 해외주식 관련 비용을 줄이게 되면서 고객 혜택으로 파급될 것이라는 기대도 있지만 보관 비용이 인하되지 않는 이상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예탁결제원은 내달 1일부터 국내 투자자에게 가장 인기가 많은 미국, 홍콩, 중국(홍콩연계), 일본, 베트남 등 5개 주요시장의 외화증권 결제 수수료를 인하하기 했다.
5개 주요시장의 결제 수수료가 평균 12% 인하되면서 예탁결제원은 증권사 전체적으로 연간 약 5억원에 달하는 수수료가 절감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결제 규모와 거래 금액이 가장 많은 미국시장의 결제 수수료는 12.5% 인하돼 연간 약 2억원 이상의 수수료 절감이 예상된다.
미래에셋대우·삼성증권·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KB증권 등 대형사를 중심으로 해외주식 서비스를 확대하는 추세다. 미래에셋대우가 해외주식 위탁잔고 5조4000억원으로 업계 1위다.
하지만 매매 건당 부과되는 결제 수수료 인하로는 증권사들에게 돌아가는 이익이 많지 않다. 해외주식 잔고가 매월 증가하는 상황에서 보관 비용이 감소해야 실질적인 수수료 감소 효과가 있다는 지적이다.
예탁결제원이 받는 수수료는 크게 해외주식 실물을 보관하는 비용인 '예탁 수수료'와 매수 매도시 건당 부과되는 '결제 수수료'가 있다.
예탁결제원은 지난해부터 이미 두 차례 해외주식 결제 수수료를 인하한 바 있다. 그럼에도 예탁결제원이 부과하는 수수료가 비싸다는 지적이 계속돼 온 데는 예탁 수수료, 즉 보관 비용 인하가 수반되지 않아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증권사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가려면 보관 수수료를 줄여야 한다"며 "이번 결제 수수료 인하로 고객에게 받는 수수료를 낮추거나 서비스를 확대하는데는 무리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해외주식 투자자들은 수수료에 대한 민감도가 낮고 장기 투자자가 많아 결제 건수가 상대적으로 적다.
그는 "엔비디아, 아마존 등 글로벌 기업 주식 매입은 노후 대비용이라고 일컫을 만큼 장기투자자들이 많다"며 "결제 건수가 국내 주식에 비하 적기 때문에 매매 건당 부과되는 결제 수수료 인하 효과는 생각보다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사들이 고객 유인을 위한 혜택을 확대하는데는 일정 부분 도움은 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당장 해외주식 수수료에 손을 대지 않더라도 신규 고객을 대상으로 한 수수료 인하 이벤트 등 이벤트 개최에는 부담을 덜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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