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5일부터 1박 2일 일정으로 첫 비공개 총회
금속노조 "늦어도 10월 안으로 출범"
포스코의 노조 설립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노조 설립이 진척을 보이면서 그동안 사실상 무노조에 가까웠던 포스코에 어떤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 일부 직원들은 지난 1일 '포스코의 새로운 노동조합 준비위원회'를 세우고 6일부터 민주노총 금속노조와 함께 노조 가입신청을 받고 있다. 노조 가입을 신청한 포스코 직원들은 포항에서 오는 15일부터 1박 2일 일정으로 첫 비공개 총회를 가질 예정이다.
총회에는 정민우 포스코바로세우기 시민연대 대표(전 포스코 대외협력실 팀장)도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총회에선 민주노총 금속노조 산하 포스코 지회 출범에 대한 찬반 여부 등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금속노조는 늦어도 다음달 중으로 조합원 가입을 넘어 본조직 건설을 완료하겠다는 방침이다.
포스코에 노조는 존재하지만 무노조에 가깝다. 과거 1990년 약 2만명 규모의 노조가 세워졌지만 6개월도 지나지 않아 노조 간부의 금품수수 사건으로 조합원들이 대거 이탈, 현재는 20명 안팎이다. 이후 1997년 발족한 노경협의회가 사실상의 노조 역할을 맡고 있다.
포스코의 노조 설립 추진은 지난달 초 포스코 직원 일부가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을 개설한 것이 시작이다. 채팅방에는 현재 1700여명이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노총은 지난 10일 성명을 통해 "삼성과 함께 대한민국 무노조경영의 양두마차였던 포스코의 무노조 흑역사를 끝내고자 나선 포스코 노동자들의 결단에 지지를 보내며 민주노조 안착까지 함께 할 것이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노조할 권리가 익명 단톡방을 통해야 하고 비공개 노조가입을 해야 하는 현실이 노동존중 정부인 지금도 지속되고 있다"며 "포스코 노동자들이 당당하고 정의로운 민주노조 깃발을 현장에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속노조 포항지부도 11일 기자회견을 열고 "포스코 노동자들의 결단을 지지하며 환영한다"며 "채팅방 참여자 상당수가 금속노조 가입을 결정, 가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포스코에 새 노조가 설립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지난 7월 취임함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사회공헌 책임을 강조하며 '위드(With) 포스코' 비전을 제시해 놓은 점도 노조 설립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다만 포스코 내에서는 자체 노조 설립이 아닌 민주노총 산하 노조에 대한 거부감도 있다. 특히 고로 특성상 24시간 가동돼야 하는데 강경 노조로 인한 운영에 차질이 빚어질까 걱정하는 직원들도 많은 것으로 전해진다.
포스코 관계자는 "아직까지 노조 설립 추진과 관련해 실질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닌 상황에서 회사가 입장을 언급할 시기는 아니다"고 말했다.
한편 금속노조는 오는 13일 서울 정동에서 경향신문사에서 '포스코 노동자 금속노조 가입보고'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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