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류세 인하 영향에 LPG 공급가격 인하…LPG차 규제 완화 지지부진
석유화학용 LPG 수요 확대 긍정적…SK·LG·롯데 등 화학사 공급↑
액화석유가스(LPG)업계가 타유종과의 경쟁 심화, 미온적인 규제 완화 등으로 혹독한 겨울을 보내고 있다.
20일 가스업계에 따르면 SK가스와 E1 등 국내 LPG 수입업체들은 12월 국내 LPG 공급가격을 대폭 인하했다. 인하폭은 업계 예상보다도 큰 폭으로 이뤄졌다.
SK가스는 12월 프로판의 경우 가정·상업용을 ㎏당 982.4원, 산업용을 ㎏당 989원에, 부탄의 경우 ㎏당 1322.13원으로 공급가를 전월 대비 77원 낮췄다.
E1 역시 같은 기간 ㎏당 75원씩 인하해 가정·상업용 982.8원, 산업용 989.4원, 부탄 1323.13원에 공급한다.
지난 4월 LPG 공급가격을 인하한 이후 동결과 인상을 거듭해왔던 LPG 수입업체들이 공급가격 인하를 결정한 이유는 정부의 유류세 인하 정책이 큰 영향을 미쳤다.
정부는 지난달 6일을 기점으로 수송용 연료에 대한 유류세 인하를 추진해 휘발유와 경유, LPG부탄에 부과하던 세금을 15%씩 낮췄다.
유류세 인하 정책으로 휘발유는 리터(ℓ)당 123원, 경유 87원, LPG부탄 30원 수준의 가격 인하 효과가 발생했다. 휘발유나 경유에 비해 LPG의 가격 경쟁력이 하락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주유소 휘발유 가격은 유류세 시행 이전 ℓ당 1690원에서 12월 둘째주 ℓ당 1451.7원까지 하락했다. LPG의 가장 큰 경쟁력이 저렴한 가격인 만큼 타 유종의 가격 하락세 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기대를 모았던 LPG차량 규제 완화 움직임에도 제동이 걸렸다. LPG차량 규제 완화 내용이 담긴 '액화석유가스의 안전 및 사업관리법' 개정안은 국회 통과가 예상됐지만, 소관 상임위원회의 문턱도 넘지 못했다.
LPG차량이 미세먼지 저감 대책으로 급부상하면서 환경부를 비롯한 정부부처들이 찬성한데다 여야를 막론하고 LPG차 규제 완화 법안이 지속적으로 발의돼왔다. 이 때문에 LPG차량 규제가 완화돼 LPG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업계에서는 기대감에 부풀어 있었다.
하지만 연료 수급 문제, 주유소업계의 강력한 반발 등에 따라 충분한 의견수렴이 필요하다며 심사가 미뤄졌다. 일각에서는 LPG차 사용제한 규제완화 움직임이 무위로 돌아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LPG차 규제 완화에 대해 긍정적인 분위기가 형성됐었는데 아쉽게 됐다"면서도 지속적으로 규제 완화를 위해 노력할 것임을 시사했다.
다만 석유화학업계에서 LPG 사용을 확대하는 분위기는 LPG업계에 긍정적인 요소다.
수송용 LPG 수요는 감소하고 있지만 석유화학용 LPG 수요는 확대되고 있다. 나프타 가격 대비 저렴한 프로판이 석유화학업계의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1~3분기 판매된 석유화학용 LPG는 역대 최대 규모인 274만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 증가했다.
SK가스는 최근 SK에너지와 4년간 5329억원 규모의 LPG 공급계약을 체결했고, E1 역시 LG화학, 롯데케미칼과 각각 1680억원, 1648억원 규모의 LPG 공급계약을 맺었다.
또 E1은 최근 충남 서산 대산기지에 4만톤 규모의 프로판 저온탱크를 완공했다. 이는 대산 석유화학단지 내 석유화학사에 LPG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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