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야, 올해 투자액 3600억으로 절반으로 줄여…"시장 여건 불리"
삼성·SK엔 호재…"장기 반도체 업황 견조…투자계획 유지"
세계 4위 D램 업체 대만 난야테크놀로지가 올해 설비투자를 절반으로 줄임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업체의 입지가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난야는 올해 시설투자 규모를 100억 대만달러(약 3600억원)로 하향 조정했다. 이는 지난해 투자액인 204억 대만달러(약 7400억원) 대비 절반으로 줄어든 규모이자 두번째 투자계획 축소다.
앞서 지난해 10월 난야는 올해 시설투자 전망치를 240억 대만달러(약 8700억원)에서 210억 대만달러(약 7700억원)로 낮춘 바 있다.
불과 3개월 만에 올해 투자계획을 대폭 축소한 것은 난야가 집중하고 있는 저가 D램의 가격 하락 심화와 반도체 업황의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리 페이잉 난야 CEO(최고경영자)는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세계 경제 침체와 미중 무역분쟁 영향으로 지난 분기부터 D램 수요가 급락했다"며 "4분기 D램 가격이 10% 후반대로 떨어졌고 1분기에도 10% 하락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바닥을 찍었다는 신호는 찾을 수 없어 올해 상반기까지 시황을 침체로 보고 있다"며 "저전력 D램 제품과 함께 올해 서버 분야에서의 입지를 강화하려 했으나 전반적인 시장 여건이 여전히 불리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난야는 지난해 3분기 기준 글로벌 D램 시장 점유율 4위 업체로 전체의 2.8%를 점하고 있다. 1위 삼성전자(45.5%), 2위 SK하이닉스(29.1%), 3위 마이크론(21.1%)에 비하면 점유율이 미미하지만 난야의 투자축소는 상위 업체들에게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다른 반도체 회사들은 난야의 투자 축소를 좋은 신호로 받아들일 것"이라며 "난야가 시장에 큰 영향을 주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경쟁자이기 때문에 점유율 확대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국내 업체들도 올해 투자규모를 줄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는 올해 삼성전자의 설비투자 규모를 180억달러(약 20조1700억원)로 추정했다. 전년 대비 20% 줄어든 수치다. SK하이닉스의 투자 규모는 22% 감소한 100억달러(11조2070억원)로 예상했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장기 투자계획은 유지한다는 방팀이다. 장기적인 반도체 업황은 긍정적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반도체 가격 하락이 시장 예상보다 크지만 하반기에는 서버용과 데이터센터, 인텔의 새로운 CPU 출시 등으로 다시 반도체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보면 5G(5세대이동통신), AI(인공지능) 센터 등으로 반도체 수요는 늘어날 수 밖에 없는 구조로 지난해 8월 발표한 향후 3년간 180조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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