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무 3.7조 수준…유상증자 자금 경영정상화 활용해 추가부담 줄여
"채무상환이 인수조건 아니다" 빠르면 이달 말 매각 방향 최종 결정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아시아나항공 매각과 관련해 인수기업의 부담을 최소한으로 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 회장은 16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결정한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결단에 채권단은 대단히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 15일 금호그룹은 구주 매각 및 제3자 배정방식 유상증자를 통해 아시아나항공의 M&A를 즉각 추진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수정 자구안을 채권단에 제출했다.
이에 대해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금호그룹은 수정 자구안을 통해 기업을 살리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고 평가했으며 산업은행 측도 긍정적인 평가와 함께 아시아나항공의 경영정상화를 위한 지원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박삼구 회장의 결단과 그에 따르는 후속적인 채권단의 조치가 아시아나에 대한 시장의 신뢰를 높일 것이고 이미 신뢰는 높아져가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아시아나의 정상화와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는 첫발을 내딛게 됐다"고 말했다.
아시아나 매각과 관련해 일각에서 부채 규모를 7조원으로 추정하기도 했는데 이 회장은 실제 부채는 3.7조원 수준이며 이 부채를 전부 상환해야 기업을 인수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금호그룹은 매각 과정에서 보유하고 있는 아시아나의 구주를 전부 처분하게 되며 발행되는 신주 인수를 통해 매각이 이뤄진다. 증자되는 지분은 아시아나의 경영정상화를 위한 자금으로 투입되기 때문에 인수 기업이 아시아나 경영정상화를 위한 자금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이 회장은 "구주를 산업은행이 홀드하고 신주 참여로 경영정상화를 추진하는 것은 산업은행이 출자사의 경영정상화에 통상적으로 활용하는 방식"이라며 "3.7조 규모의 채무가 채권단 입장에서는 투자이므로 회사가 정상적으로 운영된다면 이를 당장 회수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떤 면에서는 약간 고금리로 투자가 이뤄졌는데 투자자가 고금리를 버리고 저금리로 갈아탈 이유도 없다"고 덧붙였다.
아시아나의 회사채 만기가 도래하는 오는 25일 전까지 구체적인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밝힌 이 회장은 아시아나 자회사의 경우 시너지를 위해 만들어진 만큼 가능하다면 일괄매각을 추진한다는 생각이다.
또한 매각 주관사 선정을 비롯해 필요한 자본확충 규모는 빠르면 이달 말 MOU를 체결하는 시점에서 윤곽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아시아나는 박 회장 지도 하에 적자노선 정리를 비롯해 수익성 제고를 위한 많은 작업들이 이뤄져왔고 이를 좀 더 보완하면 흑자를 낼 수 있는 매력적인 회사이기 때문에 충분히 원매자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시아나 정상화를 위해 굉장히 중요한 시점인 만큼 어떤 인수자가 아시아나에 도움이 될 것인지를 판단하겠다"며 "필요한 자본확충 규모나 지원조건 등에 대해서는 현재 검토 중이나 매각 주관사와 MOU를 체결 단계에서 구체화될 것이고 최종 결정되면 밝히겠다"고 덧붙였다.
©(주) EB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서울미디어홀딩스
패밀리미디어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