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투명PI 필름에 들어가는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수출 규제
제조사 자체 생산 기술로 규제 영향 미미…대비책 마련은 박차
일본이 디스플레이 핵심 소재의 수출 규제 조치를 발표함에 따라 디스플레이용 투명 폴리이미드(PI) 필름을 생산하는 국내 화학사가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지만 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전망이다.
7일 화학업계 등에 따르면 일본은 오는 4일부터 스마트폰의 디스플레이 등에 사용되는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반도체 기판 제작에 쓰는 감광제인 리지스트, 반도체 세정용 에칭가스(고순도불화수소)의 수출 규제를 강화한다.
이 품목은 포괄적 수출 허가 대상에서 개별적 수출 허가 대상으로 전환된다. 일본 기업들은 한국향 수출을 위해 계약 건당 90일에 걸쳐 일본 정부 당국의 허가와 심사를 받게 되는 것이다.
또 일본이 수출과정에서 허가 신청을 면제해주는 미국, 영국 등 27개 우방국이 등록돼 있는 '화이트리스트' 명단에서 한국을 제외하는 방안도 있어 기간은 더 길어질 수 있다.
반도체 위주의 제재이지만 디스플레이용 투명PI 필름에 사용되는 중간재 플루오린 폴리이미드가 포함돼 있다. 이는 필름을 투명하게 만드는 재료다.
코오롱인더스트리, SK이노베이션, SKC 등 화학사들은 국내 대표 투명PI 필름 생산업체다. 일부 기업은 플루오린 폴리이미드를 일본에서 수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화학업계 관계자는 이에 대해 "피해를 최소화할 대안책 모색이 필요하다"며 "지난번 이란 원유 제재 때처럼 수입처를 다변화해 공급 안정성을 높이는 방안이 논의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는 일부 업체에 해당될 뿐 대부분의 필름 생산업체는 피해가 미미할 것으로 나타났다.
또다른 화학업계 관계자는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자체 기술로 투명PI 필름을 생산한다"면서 "SKC의 경우 중간재가 아닌 원재료를 일본에서 들여오기 때문에 이번 제재에서 자유로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정부가 세계무역기구(WTO) 제소로 대응하겠다고 했지만 일본이 추가 제재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어 긴장의 고삐는 계속 쥐고 있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국내 투명PI 필름 제조사들은 투명PI 필름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력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2016년 7월 국내 최초로 투명PI 필름을 개발해 CPI필름이라는 이름으로 특허를 출원한 뒤 지난해 경북 구미공장에 5.5인치 패널 기준 약 3000만대 물량을 커버할 수 있는 CPI필름 공장 양산체계를 구축했다.
SKC도 2017년 12월 진천공장에 투명PI 필름 신규설비를 투자를 결정해 올해 하반기 상업생산 체제 구축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의 소재자회사인 SK아이이테크놀로지도 투명PI 필름을 핵심 사업으로 적극 투자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FCW(플렉서블 커버 윈도우)라는 투명PI 필름 브랜드를 전면에 내세웠으며, 올해 하반기 증평 공장에서 상업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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