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엔화·미국 국채·금 등 안전자산에 쏠림 현상
대선 앞두고 환율전쟁 심화 가능성 낮다는 분석도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이번에는 환율 전쟁으로 비화되면서 연일 글로벌 자본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코스피는 심리적 지지선인 1900선이 장중 무너지면서 미국 국채, 금 등 안전자산으로의 쏠림은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장보다 46.62포인트(2.39%) 내린 1900.36으로 출발해 장중 한때 1900선이 붕괴됐다. 코스닥 지수는 장 초반 4% 가량 하락하다가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국내 증시는 일본과의 무역 마찰에 이어 이날 미중 환율 문제까지 불거지면서 투자심리가 저해됐다. 최근 위안화 환율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11년여 만에 7위안을 넘어섰다. 이를 두고 중국이 미국의 추가 관세에 대한 보복으로 환율을 활용해 무기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팽배했다.
곧바로 미국이 반응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중국이 환율을 역사상 거의 최저 수준으로 떨어뜨렸다"며 "그것은 환율 조작이라고 불린다"고 밝혔다. 이후 미국 재무부가 5일(현지시간) 장 마감 이후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했다.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되면 미국은 해당 국가에 대해 환율 저평가 및 지나친 무역흑자 시정을 요구하게 된다. 1년 안에 시정되지 않으면 해당국에 대한 미국 기업의 투자 제한, 해당국 기업의 미 연방정부 조달계약 체결 제한, 국제통화기금(IMF)에 추가적인 감시 요청 등의 구체적인 제재 조치에 나설 수 있다.
환율 전쟁 우려에 간밤 뉴욕증시에서 3대 지수는 올해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767.27포인트(2.90%) 하락한 25,717.74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 961.63포인트까지 밀리기도 했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지수는 87.31포인트(2.98%) 하락한 2844.74에, 나스닥지수는 278.03포인트(3.47%) 급락한 7726.04에 각각 마감했다.
일본 닛케이 225 지수는 전날 1.74% 하락 마감한 데 이어 현재 2.73% 떨어진 20,154.54를 기록했다. 토픽스도 전날보다 2.70% 하락한 1465.27에 형성됐다.
국제유가도 WTI가 1.7% 떨어지는 등 하락세가 뚜렷했다. 이 처럼 위험 자산으로 꼽히는 유가와 증시가 일제히 하락하자 투자자들은 안전자산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대표적인 안전 자산 중 하나인 일본 엔화는 달러당 105.62엔으로 전날보다 0.46% 강세를 보였다.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1.74%로 2016년 11월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중국 위안화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달러당 7위안을 용인한 점을 금융시장에서는 미중 무역분쟁이 격화될 수 있다는 우려로 인식하며 안전자산 선호가 강화됐다며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의 금리 인하를 압박하는 발언을 다시 내놓은 가운데 미국의 서비스업 체감지표 부진도 뒤따르며 금리 하락폭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금값도 2013년 이후 약 6년 만의 최고치를 나타냈다. 금 현물 가격은 전날보다 0.76% 상승한 온스당 1474.97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OMEX)에서 거래되는 12월물 금도 전날보다 0.66% 상승한 온스당 1486.20달러로 1500선을 눈앞에 두고 있다.
다만 환율 전쟁이 여기서 더 심화될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도 나온다.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대선 일정을 감안할 때 트럼프는 무역 갈등을 심화시키기 보다는 해결 압박이 커질 것"이라면서 "이에 따라서 무역갈등이 극단적으로 진행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경제가 이전 사례들 보다 훨씬 크고, 무역분쟁으로 인한 결정이기 때문에 트럼프 뜻대로 위안화 강세가 가능할지 불확실하다"며 "환율 조작국에도 중국은 강경 대응 할 듯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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