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연동 은행채 두 달만에 0.43%p 급상승…대출금리도 최대 0.44%p 올라
시장금리 역행 지속, 대출금리 추가 상승 불가피…금리인하 전망 약화도 원인
지난달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대출금리가 오름세로 돌아섰다. 한미 중앙은행의 추가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진데다 대량 채권 발행 예상에 따른 채권금리가 오르는 등 시장금리 거꾸로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시장금리의 이상 급등 현상이 나타나면서 기준금리 인하 효과의 약발이 더 이상 먹히지 않는다는 분석도 내보내고 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주택금융공사는 보금자리론 최저금리를 11월부터 2.0%에서 2.2%로 인상했다. 보금자리론 금리가 인상된 건 지난해 6월 이후 17개월 만이다.
주금공 관계자는 "기준으로 삼는 국고채 5년물 금리가 지난달에 이어 이번 달에도 계속 올라 부득이하게 인상을 결정했다"고 했다.
실제, 주택담보대출 금리와 연동되는 은행채 5년물 금리(AAA등급)는 지난 8월 1.37%에서 지난 1일 기준 1.801%로 0.43%포인트나 상승했다.
지난달 기준으로는 신용대출 등 만기가 짧은 상품에 연동되는 은행채 1년물 금리 또한 0.14%포인트 올랐다. 시중금리의 기준이 되는 국채 금리 역시 이 기간 3년물과 10년물은 0.13%포인트, 0.18%포인트 각각 오르기도 했다.
시중은행 대출금리도 오르고 있다. 4일 기준 국민은행의 혼합형 주담대 금리는 연 2.55~4.05%로 지난달 16일보다 0.25%포인트 올랐다. 신한은행도 같은 기간 0.23%포인트 오른 2.94~3.95%, 우리은행은 0.23%포인트 상승한 2.79~3.79%, 농협은행은 0.44%포인트 오른 3.14~4.24%, 하나은행은 0.23%포인트 상승한 2.75~4.05%를 기록하고 있다.
채권 공급이 늘어나는 것도 시장금리가 올라가는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지난달 정부가 가계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을 연 1%대 고정금리 상품으로 바꿔주는 안심전환대출을 시행한 데 따른 후속조치로, 주택금융공사는 다음 달부터 20조원 규모의 주택저당증권(MBS)를 발행할 예정이다.
여기에 정부는 내년 재정지출 확대를 위해 130조원 규모의 국채 발행까지 계획하고 있다. 채권 공급 증가가 기정사실화하면서 채권값이 떨어지고,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채권 금리는 오르는 것이다.
이에 금융위원회는 서민형 안심전환대출로 인한 주금공의 MBS 발행으로 시장금리가 상승하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금융위는 "채권시장의 금리는 세계경기, 주식 등 자본시장의 수익률·수급환경·심리 등 다양한 요인의 영향을 받는다"며 "지난 8월 이후 국내 국고채·금융채 금리는 주요국 채권시장 금리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모습"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적자국채 발행 증가 예고(60조원), 12월 이후 안심대출 MBS 발행계획(20조원) 등이 발표시점 전후로 채권시장 수급심리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면서도 "다만 이미 시장참여자가 인지하고 있는 점, 우리나라 채권시장 규모(총 2000조원, 연간 600조원 발행)를 감안할 때 지난 8월 발표한 안심대출 계획이 지금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해석은 무리"라고 강조했다.
문제는 시장금리 역행 현상이 지속되고 있어 가계대출 금리의 추가 상승이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시장금리는 한은이 7월에 이어 기준금리를 추가로 내린 지난달 전후로도 상승세를 멈추지 않고 있다.
이달 들어서도 시중금리는 월초(1~4일) 급락을 제외하면 줄곧 가파르게 오르고 있어 가계대출 금리의 추가 상승이 불가피하다. 시중금리는 심지어 한은이 7월에 이어 기준금리를 추가로 내린 지난 17일 전후로도 상승세를 멈추지 않았다.
시장은 한은과 미 연준(Fed)의 추가 금리인하 전망이 약화된 것이 시장금리를 떠받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은의 경우 지난달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 동결 소수의견(2명)이 등장한 데다 이주열 총재도 추가 금리 인하에 대해서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미국의 경우 고용·소비가 여전히 양호한 가운데 최대 악재였던 중국과의 무역협상도 얼마간 진전을 보이면서 연준이 금리인하에 신중할 여건이 조성된 상황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기준금리 추가 인하 전망이 옅어진 가운데 시중은행 대출금리에 영향을 주는 채권 금리에도 변수가 생긴 상황"이라며 "여기에 대출금리 인하가 이뤄지려면 일정 기간 필요하기 때문에 당분간 떨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주) EB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서울미디어홀딩스
패밀리미디어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