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일 원·달러 환율 1190선 넘어 1200원선 위협…중국 영향력 커져
1200선에서 경계감에 추가 약세보다는 약세폭이 조절될 가능성 커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우려가 확산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단기간에 급등하고 있다. 지난해 고점인 1220원선에 근접하면서, 심리적 지지선인 1200원을 돌파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4일 오전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0.15% 하락한 1192.2선을 기록하고 있다. 전일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보다 5.2원 오른 1197.0원에 출발한 뒤 1190원대을 유지하면서 1200선을 위협했다.
춘절 연휴를 마치고 전일 중국 증시가 8%대 급락 출발하는 등 글로벌 증시가 출렁이면서 안전자산 선호도가 강화된 영향이다. 달러 자산은 대표적 안전자산이다.
이번 신종코로나는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당시와 유사하다고 비교되는데 사스보다 빠른 속도로 확진자 수가 증가하고 있어 금융 시장의 경계감을 높이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신종 코로나 확산이 본격화되던 지난 달 28일 1170원대로 급등한 이후 30일 1185원을 기록하더니 그 다음날 1190원대로 치솟았다.
사스나 메르스 때 보다 신종코로나가 국내 증시, 외환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그때보다 중국이 국내 경제뿐 아니라 전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지면서다.
2003년 사스 당시 글로벌 환율은 1~2개월 간 변동성 확대 후 다시 회복했지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지금처럼 금융시장을 지배하는 한 원화의 약세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개연성이 높다.
이 때문에 원달러 환율이 1200원 지지선을 돌파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전규연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춘절 전후 대규모 이동이 일어난 점과 최근 확진자와 의심 환자가 급증하고 있는 점이 리스크 요인"이라며 "1200원의 지지선을 뚫을 가능성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하나금융투자는 1분기 월달러 환율 평균 전망치를 기존 1160원에서 1185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다만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고점인 1220원을 돌파할 가능성은 적다는 분석이다. 이는 글로벌 경기 침체를 반영한 수치기 때문이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원·달러 환율 고점은 글로벌 경기가 침체됐을 때로 당시 고점을 뚫고 올라가기는 어렵다"며 "글로벌 경기가 저점에서 올라오는 상황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를 만난 것은 악재지만 여기에 대해 중국 정부가 인프라 투자를 비롯한 경기부양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이 지난 해 하지 않았던 인프라투자를 집행할 가능성이 있고 원·달러 환율 1200원 레벨에서는 당국발 경계와 재료 선반영 인식에 추가 약세보다는 약세 폭이 조절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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