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업계 카드사 절반 'OTT' 맞손, 현대캐피탈 중고차 구독 '딜카 클럽' 출시
올해 글로벌 구독경제 시장 약 630조원…"타 수수료 구조 고객 잠식 유의"
할부에서 렌탈로, 렌탈·리스에서 구독경제(매달 비용을 지불하고 필요한 물건이나 서비스를 이용하는 경제활동)로. 신용카드사와 캐피탈사 등 여신전문금융사들이 할부·렌탈업 경험을 살려 구독경제 비즈니스 모델 구축을 본격화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전업계 카드사 절반 이상이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와 맞손을 잡았다. 신한카드와 넷플릭스를 필두로 현대카드-웨이브, KB국민카드-왓챠플레이, 이달 롯데카드와 티빙이 서비스 제휴를 맺었다. 최근 6개월 새 이 같은 카드사와 OTT의 협력이 연속적으로 이어졌다.
제휴 혜택 수준도 상당하다. 최근 1년간 롯데카드 이용 실적이 없는 고객이 우리은행 및 티빙 홈페이지를 통해 롯데카드 라이킷 올 카드를 발급받고 결제계좌를 우리은행 계좌로 등록 후 1만원 이상 이용하면 '티빙 1년 무제한 이용권'과 연회비 100% 캐시백 혜택을 제공한다.
OTT는 '볼거리'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생활 밀착도가 크다. 세계적으로 유료방송을 끊고 OTT로 갈아타는 '코드 커팅'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카드사가 OTT와 연계할 경우 카드상품에 이런 밀착도를 그대로 이식할 수 있는 셈이다. 구독료 결제 수입은 물론 주결제고객 유입을 기대할 수 있다. 이렇게 유입한 고객은 타 분야 결제에 따른 할부수수료 획득 기회로도 환원된다.
신한카드는 구독경제와 아파트관리비, 통신요금 등 정기성 생활 월납 시장을 겨냥한 '딥원스(Deep Once) 카드'를 출시했다. LG전자 케어솔루션, 웅진코웨이 등 10개 렌탈사에서 이용한 자동이체 거래 건에 대해 건별 최대 7000포인트를 제공한다. 넷플릭스, 웨이브, 멜론 등 정기결제 시에도 6000포인트를 받을 수 있다.
지난해 말 출시한 '디데이 카드'가 멜론 음악 및 아마존 프라임비디오 정기 결제 시 매월 최대 2000원 할인하는 등 구독경제가 부수적인 혜택이었다면 이번에는 메인 서비스로 격상해 신상품을 내놓은 셈.
캐피탈업계에서는 현대캐피탈의 행보가 돋보인다. 현대캐피탈 카셰어링 플랫폼 딜카는 국내 최초로 중고차 구독 서비스인 '딜카 클럽'을 출시했다. 고객이 계약기간 동안 월 구독료를 지불하면 합리적인 가격에 원하는 차량을 선택해 탈 수 있는 신개념 모빌리티 서비스다.
월 50만원 미만 라이트 형, 월 50~100만원의 스탠다드 형, 월 100만원 이상 프리미엄 형까지 상품이 다양해 고객 선택의 폭이 넓다. 또 대형, 중형, 소형, SUV 등 차종 구분없이 연식 5년 이내인 현대/기아차 전 차종을 경험할 수 있고, 스위칭 비용(5만원)을 지불하면 언제든지 원하는 차량으로 교체 가능하다.
지난해 초까지만 하더라도 국내 금융권에서 구독경제 모델 도입 시도는 거의 전무했었다. 최근 들어 여신금융업권의 구독경제 비즈니스 모델 구축은 수익 기반이 되는 구독경제 개념을 이해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난데 따른다.
올해 글로벌 구독경제 시장 규모는 5300억 달러(약 63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박경민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원은 "세계적으로 구독 경제 시장 규모가 확대되면서 컨텐츠 및 소비재 산업뿐만 아니라 금융권에서도 구독 비즈니스 기반 수익 모델 도입에 대한 관심이 증가했다"며 "구독 비즈니스 모델 도입 시 다른 수수료 구조 고객의 카니발라이즈(자기잠식효과) 등의 위험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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