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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금융 임추위 독립성 논란 '재점화'

  • 송고 2020.03.16 11:43 | 수정 2020.03.16 15:27
  • 이윤형 기자 (ybro@ebn.co.kr)

정재영 조합장(비상임이사) 합류…의사결정에 직·간접적 반영될 듯

중앙회장 가교 역할…경영자 인선 절차 '요식행위 관행' 이어지나

농협금융지주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에 독립성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차기 농협은행장 선임을 위한 임추위가 꾸려지면서 10명의 1차 후보군(롱리스트)가 확정됐지만, 결국 최종 후보는 이성희 중앙회장의 의중이 결정할 것이란 예상이 나오면서다.ⓒ농협금융지주

농협금융지주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에 독립성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차기 농협은행장 선임을 위한 임추위가 꾸려지면서 10명의 1차 후보군(롱리스트)가 확정됐지만, 결국 최종 후보는 이성희 중앙회장의 의중이 결정할 것이란 예상이 나오면서다.ⓒ농협금융지주

농협금융지주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에 독립성 논란이 재점화했다. 차기 농협은행장 선임을 위한 임추위가 꾸려지면서 10명의 1차 후보군(롱리스트)가 확정됐지만, 결국 최종 후보는 이성희 중앙회장의 의중이 결정할 것이란 예상이 나오면서다.

농협은행장 선임은 최종 결정권자가 농협중앙회가 아닌 농협금융과 이사회다. 하지만 중앙회의 인사 개입이 과도하게 이뤄질 우려가 적지 않다. 지배구조에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다시 커졌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금융 임추위에 비상임이사가 합류했다. 현재 인선 절차를 시작한 농협은행장은 물론 차기 농협지주 회장, 사외이사 선임 등 중요 의사결정에 중앙회 의중이 직·간접적으로 반영될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농협금융은 당초 사내이사 1명, 사외이사 4명 등 모두 5명으로 임추위를 구성할 예정이었지만, 최근 비상임이사 1명을 추가했다. 차기 행장과 회장(농협금융) 선임에 객관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취지다. 반면 농협금융 안팎에서는 중앙회장의 의중을 전달하기 위한 가교를 놨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임추위에 합류한 비상임이사가 이성희 중앙회장과 연이 깊은 인물로 평가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농협금융 임추위에 지난해 말 농협중앙회장 선거 출마로 퇴임한 유남영 정읍농협 조합장의 후임자로 발탁된 정재영 낙생농협 조합장(비상임이사)이 합류했다.

정 조합장은 전 경기도의회 도의원 시절부터 이성희 신임 농협중앙회장이 중앙회 감사위원장을 맡고 있을 때부터 친분을 쌓아온 인물이다. 경기도라는 지역 공통점을 기반으로 잦은 교류를 통한 인연이 두터울 수밖에 없다.

정 조합장과 이 회장의 관계 외에도 그동안 농협금융 비상임이사는 이사회 내에서 농협중앙회의 '의사 전달 창구' 역할을 해왔다는 평가가 짙었다는 것도 이번 최고경영자 선임에 중앙회 의중이 반영될 것이란 예상에 무게를 싣고 있다.

실제, 직전 비상임이사였던 유남영 정읍농협 조합장도 임추위 내 김병원 전 농협중앙회장의 의중을 전달하는 역할을 수행해왔다. 김 전 회장과 '호남출신 인사'라는 공통의 지역적 연결고리를 바탕으로 대표적인 '복심'으로 분류되기도 했다.

농협 측은 농협금융 구조상 지분 100%를 소유한 중앙회의 의견을 아예 듣지 않을 수도 없는 노릇이라는 입장이다.

다만 농협 관계자는 "임추위에 비상임이사가 투입되면서 후보자 선임에 중앙회의 생각이 어느정도 반영되겠지만, 임추위 자체가 비존속적, 독립적 조직이기 때문에 하나의 의견을 더하는 정도"라며 "구성원 비율상으로만 봐도 비상임이사가 전체 결정을 좌우한다는 해석에는 무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권에서는 임추위에 농협중앙회 측 인사가 지속적으로 포함된 것은 결국 인사권에 중앙회가 직접 개입할 수 있는 컨트롤러를 심어놓고 있다고 본다. 농협금융 임추위가 농협은행장 인선과 관련해 요식행위로 끝나는 관행이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으로까지도 이어진다. 농협중앙회 회장 입김이 강하게 작용하면서 임추위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임추위가 원칙적으로는 막강한 인사권을 갖고 있지만, 중앙회로부터 직접적인 관리를 받는 특정 조합장(비상임이사)가 임추위에 포함돼 있기 때문에 사실상 이를 보장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2012년 농협중앙회가 신용부문과 경제부문을 구분한 '신경분리' 이후에도 금융 계열사 인사에 농협중앙회의 입김은 작용해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농협(중앙회)은 매번 농협금융그룹 인사 개입 논란이 있을 때마다 자신은 개입할 의사가 없다고 공언했지만, 최근 이대훈 전 농협은행장의 퇴진 이후 이뤄지는 인선 과정을 보면 같은 상황을 반복하고 있는 듯 보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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