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주가 좀 올려 달라"…성토장된 KT 주주총회

송고 2020.03.30 10:58 | 수정 2020.03.30 11:19
황준익 기자 (plusik@ebn.co.kr)

KT, 신임 대표이사에 구현모 사장 선임

구현모 KT 신임 대표이사가 주총장에서 취임 소감을 발표하고 있다.ⓒKT

"소액주주들이 얼마나 신음하고 있는지 알아야 한다"

30일 서울 서초구 KT 연구개발센터에서 열린 KT 정기주주총회에서는 KT 주가에 대한 주주들의 불만이 터져나왔다. 이날 현재 KT 주가는 1주당 1만94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자산의 절반을 투자했다는 한 개인주주는 "심적으로 힘들다. 이사진들은 소액주주들이 얼마나 (주가하락에) 신음하고 있는지 알아야한다"며 "앞으로 의사결정을 할 때 고민하고 또 고민해 주가를 올려 달라"고 말했다.

또 다른 주주는 "(KT 매출이) 이렇게까지 망가진 적이 없다. 매출이 정체돼 있어 주가에 도움이 안 된다"며 "이사진이 책임을 갖고 KT다운 주가를 찾아 달라"고 호소했다.

KT는 이번 주총에서 구현모 KT Customer부문장(사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임기는 3년이다. 1987년 KT에 입사해 33년간 근무하며 경영지원총괄, 경영기획부문장 등을 역임했다.

한 소액주주는 "내부인사가 최고경영자(CEO)에 선임됐다는 건 긍정적이지만 주가에 반영돼 있지 않다"며 "코로나19로 주식시장 전체가 어렵지만 내부인사인 만큼 많은 시너지를 내달라"고 말했다.

구 대표는 취임사를 통해 "KT 임직원 모두는 기업 가치를 높이는 것에 최우선을 두겠다"며 "금융, 유통, 부동산, 보안, 광고 등 성장성 높은 KT그룹 사업에 역량을 모아 그룹의 지속 성장과 기업가치 향상을 실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총에서는 구 대표를 선임하는 과정에서 일부 주주들의 반대 목소리도 나왔다.

또다른 개인주주는 "구 대표는 불법정치자금법 위반, 업무상횡령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며 "범죄혐의가 없는 사람도 KT CEO 자리에 오르면 범죄자로 전락했다. 범죄혐의가 있는 자는 대표이사가 될 수 없도록 정관을 개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황창규 KT 전 회장은 "KT 이사회에서 구 대표의 역량과 자질을 검증한 후 기업가치 성장을 위한 최적의 적임자로 판단한 것으로 안다"며 "우려사항은 수사가 진행 중인 만큼 답변하기 적절치 않다"고 답했다.

아울러 주총에서는 부의된 정관 일부 변경, 대표이사 선임, 제38기 재무제표 승인, 이사 선임 및 감사위원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경영계약서 승인, 임원퇴직금 지급규정 개정 등 총 8개 안건은 원안대로 처리됐다.

신임 사내이사에는 박윤영 기업부문장 사장과 박종욱 경영기획부문장 부사장이 뽑혔다. 신임 사외이사에는 강충구 고려대학교 공과대학 교수, 박찬희 중앙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여은정 중앙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표현명 전 롯데렌탈 사장이 선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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