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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인하에도 수신금리 인상한 SBI저축은행…왜?

  • 송고 2020.03.30 14:56 | 수정 2020.03.30 15:19
  • 신진주 기자 (newpearl@ebn.co.kr)

12개월 기준 정기예금 금리 2.0% 제공

"이미지 개선, 신규고객 확보 차원"

ⓒSBI저축은행

ⓒSBI저축은행

한국은행이 최근 빅컷을 단행하면서 은행권 수신금리가 하락하고 있는 가운데 SBI저축은행이 정기예금 금리를 오히려 인상하며 눈길을 끌고 있다.

예금금리가 바닥을 치고 있는 이 시기를 적절히 활용해 돈 맡길 곳 찾지 못하는 고객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전략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SBI저축은행은 지난 26일 정기예금 상품의 금리를 0.3%p 상향조정해 2.0%(12개월 기준)을 제공하고 있다.

지난 16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연 0.75%)를 0.50%포인트 큰 폭으로 하향 조정한 후 주요 시중은행이 빠른 속도로 수신상품 기본 금리를 인하하는 것과는 상반된 행보다.

SBI저축은행 정기예금 금리는 이날 기준 79개 저축은행의 12개월짜리 정기예금 평균 금리(1.89%)와 비교해도 0.11%p 높다.

우대금리까지 다 받아도 1.50%를 넘기기 어려운 상황에 연 2%대 정기예금 상품은 소비자의 이목을 집중 시킬 수 밖에 없다.

수신금리 부담에도 SBI저축은행이 금리 인상을 추진한 것은 초저금리 시기를 기회로 잘 활용해보자는 내부 판단 때문으로 알려졌다.

경쟁력 있는 금리를 제공해 저축은행 이미지를 개선하고 신규 고객을 확보하려는 의도다.

기본적으로 기준금리가 인하되면 예대마진이 줄기 때문에 은행들의 수익성이 악화된다.

다만 저축은행은 기준금리가 변동되도 일정시간 여유가 있는 편이다. 저축은행 대출은 고정금리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기준금리가 즉각 반영되지 않는다.

이에 저축은행들은 통상적으로 시중은행 예금금리 변동 후 시간을 두고 후행하는 경향이 크다.

이 시기를 적극 활용하면 신규고객 확보에 큰 도움이 된다. 0.1%p라도 높은 금리의 상품을 찾는 고객들의 니즈가 커지기 때문이다.

저축은행 이미지 개선 효과도 클 전망이다. 최근 저축은행 수신 상품 금리가 1%대로 주저앉자 서민금융기관으로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난이 나왔다.

시중은행의 예적금 상품과 변별력이 없어지면서 저축은행만의 경쟁력이 사라져가고 있던 것이다.

SBI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 중에서도 SBI저축은행 정기예금 상품 금리가 0.1~0.2p 낮은 편이었는데 이번 금리 조정으로 경쟁사와 비슷한 수준으로 맞춰졌다"며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 될 때 저축은행이 소비자에 금리 혜택을 잘 주고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면 SBI저축은행 뿐만아니라 업권 전반적인 이미지 개선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로 불확실성이 커진 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경기 상황이 악화되면 고객들의 예금 인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유동성에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미리 준비하려는 전략이다.

SBI저축은행 관계자는 "아직 금리를 인상한지 얼마 안됐고 코로나19 여파로 변수가 많은 상황이라 정기예금 수신액이 예상만큼 늘어날지는 지켜봐야 할 문제"라면서 "만약 정기예금 수신액이 많이 몰리다면 주력하고 있던 중소기업대출 경영안정자금, 중금리대출 등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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