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비중 10% 이하…고부가가치 제품 주력
전세계 반도체 매출 약 11.7% 하락 속 '선방'
인텔이 지난해 반도체 업황 악화 속에서 나홀로 성장했다. 비메모리 사업 강세가 메모리 시장 수요 감소를 상쇄시켜서다. 인텔의 메모리 매출 비중은 10% 이하로 알려졌다. 반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메모리 주력 업체들은 급격한 매출 감소를 피하지 못했다.
2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Omdia)와 업계 등에 따르면 글로벌 반도체 매출은 지난해 전년 대비 11.7% 줄어든 4284억 달러를 기록했다. 원화로 환산하면 1년 새 약 70조원 상당의 매출이 급감한 셈이다. 이는 20년 만에 가장 큰 폭의 감소다. 10대 반도체 공급업체 중 8개 업체가 매출 감소를 겪었다.
이같은 상황에서 인텔은 1.3%의 성장률을 보이며 반도체 1위 업체로 올라섰다. 인텔의 매출은 707억달러로 시장점유율은 16.5%까지 상승했다. 옴디아측은 "2019년은 인텔이 시장 1위를 되찾는 시기였다”며 "인텔의 이같은 성장은 지난 5년 동안의 다각화 전략에 대한 보상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인텔은 현재 데이터센터, 자율주행 등 사물인터넷(IoT),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용 3D 낸드플래시 메모리, 프로그래밍 가능한 반도체, PC 등 5개 부문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 부문 중 4개 부문이 성장하면서 두 자릿수 시장 하락에도 불구하고 큰 성과를 거뒀다.
먼저 데이터센터 사업을 담당하는 DCG와 사물인터넷을 담당하는 IOTG 부문이 매출 확대의 실질적인 원동력이 됐다. 회사 매출의 33%를 차지하는 DCG는 지난해 2.1%의 매출 상승을 기록했다. 인텔 매출의 5%를 차지하는 IOTG는 10.6% 성장했다.
자율 주행에 주력한 인텔의 모빌아이(Mobileye) 사업부도 매출이 25.9%나 증가하면서 가장 인상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론 엘방어(Ron Ellwanger) 옴디아 반도체 제조 수석 애널리스트는 "인텔이 5년 전부터 시작한 사업 다각화 전략이 결실을 맺어 단일 제품 의존도를 줄이고 대규모 시장 침체 영향을 완화할 수 있었다"며 "PC 중심의 마이크로프로세서 공급업체로 여겨졌던 인텔은 이제 로직 칩, 소프트웨어, 분석에 이르는 다양한 솔루션 공급업체가 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메모리 부문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등 반도체 공급업체들은 모두 약 30%대의 매출 감소를 기록하면서 시장 붕괴의 직격탄을 맞았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매출은 5251억달러로 전년 대비 29.7% 감소했다. SK하이닉스는 2286억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과 비교해 36.9% 급감한 수치다. 마이크론도 32.8% 줄어든 1992억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메모리는 호황과 불황 사이클에 민감하다"며 "지속적인 성장을 할 수 있는 비메모리 반도체 부문과 전력반도체, 이미지센서 등 고부가가치 제품 출시에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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