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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헌 "부동산 막혀 주식·원유로 간 동학개미 위험"

  • 송고 2020.04.28 17:07 | 수정 2020.04.29 08:16
  • 김남희 기자 (nina@ebn.co.kr)

"부동산 막으니 투기자금 갈곳 없어…5~10년 장기투자는 찬성"

윤석현 금감원장, 취임 2년 기자간담회서 금융권 우려 표명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이른바 '동학개미'나 원유선물 상장지수증권(ETN) 등으로 상징되는 저금리 유동자금이 금융 시스템상에서 투기자금으로 변모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EBN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이른바 '동학개미'나 원유선물 상장지수증권(ETN) 등으로 상징되는 저금리 유동자금이 금융 시스템상에서 투기자금으로 변모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EBN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이른바 '동학개미'나 원유선물 상장지수증권(ETN) 등으로 상징되는 저금리 유동자금이 금융 시스템상에서 투기자금으로 변모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코로나19 이후 국내 증시의 큰손으로 등장한 '동학개미' 군단이 롱런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며 동학개미는 건전한 장기투자와 거리가 먼데 이름을 너무 좋게 지어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동학개미의 5~10년 장기투자에는 적극 지지한다고 피력했다.

윤 원장은 취임 2주년(5월 8일)에 앞서 28일 진행한 서면 기자간담회에서 코로나19 사태 이후 급락한 한국 증시를 점령한 동학개미군단에 대해 우려가 담긴 시각으로 이같이 말했다.

윤 원장은 "저금리 유동성이 풍부한 상황에서 부동산 시장으로 자금을 차단하니' 동학 개미'나 원유선물 상장지수증권(ETN) 등으로 향하는 것 아닌가 싶다. 이런 자금이 (금융)시스템 리스크화 된다는 생각이 든다"고 피력했다.

그는 이같은 투자열기 현상에 대해 "한국의 유동자금이 많고 금리는 낮아지면서 부동산도 못하게 억제하니까 뭔가 돌파구가 필요해진 것"이라며 "금융회사들이 중수익 상품을 만들어 중화시켜줘야하는데 금융산업, 특히 자본시장이나 금융투자업계에서 그런 걸 잘하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이는 대규모 원금 손실로 물의를 일으킨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를 에둘러 지적한 발언이다.

그는 "최근 저성장·저금리 상황에서 고수익·고위험 추구 경향이 널리 퍼져 있다"면서 "이런 시기에 한국의 금융은 소비자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가운데 금융사들이 수익성 중심으로 치우쳐져 있어 그 패러다임을 반드시 바꾸고 싶었다"고 밝혔다.

DLF 사태에 연루된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의 은행장을 중징계한 데 대해선 "DLF 사태가 저에게도 최대의 고비였다"면서도 "다만 시계를 몇 달 전으로 돌려도 제 의사결정은 같았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일부 소비자들이 고수익·고위험 상품을 원할 수는 있지만 이런 상품을 일반화시켜 판매해선 곤란하다"면서 "또 어떤 금융회사가 이런 상품을 광범위하게 판매했다면 메시지는 줘야 한다. 해외에선 훨씬 더 과중한 제재가 나간 경우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윤 원장은 한국 금융시장에 대해선 "대체로 괜찮다. 선방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최근 나온 IMF(세계은행) 평가를 통해 국내 금융시장 상태를 설명했다. 그는 "IMF가 한국의 금융이 Resilient(충격에 대해 탄력적이며 회복력 있는)라고 표현한 것은 고맙게 생각하고 참가한 직원들 말로는 5년사이 한국을 보는 눈이 높아졌다고 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IMF가 한국의 금융감독원이 강한 집행 기능을 가지는 것(독립성)을 제안한다는 것을 표현할 정도로 한국 금융에 큰 관심을 보였다"면서 "특히 복합금융그룹감독과 실물과 금융간의 관계에서 오는 위험 감독에 굉장한 관심을 표출했다"고 언급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금융시장에 대해 그는 "지방은행과 저축은행을 예의주시하고 있기는 하지만 금융사의 연체율 변화 속도가 그렇게 빠르지 않다"면서 "다만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은행의 자본력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마지막 보루는 그래도 은행 아니겠냐"면서 "상황이 언제까지 갈지 모르므로 배당이나 장기 성과금을 최대한 내부 유보하는 것이 맞다"고 강조했다.

외환파생상품 키코(KIKO) 분쟁 조정과 관련해선 "기업을 살리는 것이 주주 가치에 반한다는 은행 측 논리는 이해 불가하다"면서 "은행에 더 강하게 얘기하고 싶은 생각이 들 때도 있지만 솔직히 이제 금감원이 할 일은 거의 다 했다고 생각한다"고 피력했다.

지난해 청와대에 행정관으로 파견 나가 라임 사태 주범 중 하나인 김봉현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를 받는 김모 팀장에 대해 그는 "당사자 징계는 물론, 연관된 사람들이 있다면 그 사람들에 대한 감찰도 진행할 것"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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