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SK하이닉스 3분기 기대 이상 성적 거둬
4분기 반도체 가격 하락 계속…실적 하락 불가피
반도체 가격 하락에도 반도체 업계가 3분기 기대 이상의 성적표를 받았다. 미국의 제재로 반도체를 구매하기 어려운 화웨이가 재고 확보를 위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반도체 주문을 늘렸기 때문이다.
다만 내년 초까지 반도체 가격 하락으로 반도체 업체들이 숨 고르기 국면에 진입하는 만큼 4분기 호실적을 달성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5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반도체 부문에서 매출 18조8000억원, 영업이익 5조54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6.9%, 81.6% 증가한 수치다.
업계에선 반도체가 서버용 메모리 수요 감소와 가격 하락으로 상반기보다 부진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예상을 깬 실적을 달성했다. 코로나19 언택트(비대면) 수요로 PC 수요가 증가하고 신규 스마트폰과 게임 콘솔 판매가 늘면서 모바일 반도체와 그래픽 D램 등의 판매가 호조를 보인 덕분이다.
특히 3분기 미국 제재를 앞둔 중국의 화웨이가 반도체 물량을 긴급 발주하면서 삼성전자의 D램과 낸드 부문 모두 출하량이 증가했다.
화웨이는 삼성전자는 물론 SK하이닉스에서도 서버·스마트폰·통신장비 등 주력 제품에 들어가는 D램과 낸드플래시를 대거 구매했다.
이에 SK하이닉스도 3분기 업계의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달성했다. SK하이닉스는 3분기 매출 8조1288억원, 영업이익 1조299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작년 동기 대비 매출은 18.9%, 영업익은 175% 증가한 것이다. 반도체 가격 하락에도 실적이 개선된 이유다.
다만 4분기까지 이 분위기가 이어지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메모리 반도체 고정거래가격 하락세가 연말까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이다. 가격이 떨어지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에도 타격이 크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디램익스체인지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10월 PC용 D램 고정 거래 가격이 평균 2.85달러로 지난달 고정거래가격 평균(3.13달러)보다 8.95% 하락했다. 올해 7월 5.44% 하락한 이후 8월과 9월 보합세를 유지하다가 4분기가 시작하는 10월 가격이 떨어졌다.
트렌드포스는 4분기 서버용 D램 가격은 13∼18% 하락하고 106~115달러 구간으로 이동, 가격 하락 추세가 내년 1분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서버용 D램 고객사들이 이미 충분한 재고를 보유하고 있는 탓이다.
삼성전자는 4분기는 D램은 모바일 수요에 적극 대응하면서 1z 나노 D램 전환을 확대하고 원가 경쟁력 강화를 계속하겠단 방침이다. 낸드플래시는 모바일과 노트북 중심으로 판매를 확대하고 6세대 V낸드 전환 확대를 지속 추진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D램은 모바일 수요 대응에 집중하는 동시에 고용량 낸드플래시와 결합한 uMCP 시장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낸드플래시도 안정적인 모바일 수요에 적극 대응한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반도체는 3분기 판매 호조에 대한 역기저 효과와 제품 가격 하락으로 인해 영업익이 감소할 것"이라며 " 당분간 반도체 업종 내 뚜렷한 모멘텀이 부재한 상황이 이어지겠지만 올 연말·연초부터는 모바일을 중심으로 한 D램의 업황 개선이 가시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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