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IPTV는 KT 천하…"1등은 다르다"

송고 2020.11.19 10:40 | 수정 2020.11.19 10:40
EBN 황준익 기자 (plusik@ebn.co.kr)

KT·스카이라이프 가입자 1067만, 점유율 31.4%

현대HCN·딜라이브 인수시 42%…경쟁사 못 따라와

구현모 KT 대표가 지난달 28일 '경영진 간담회'에서 디지털 플랫폼 기업으로 변화한다는 KT 성장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KT

"미디어사업에선 1등이 중요하다. 1등을 하면 수월하고 2등을 하면 아무리 용을 써도 힘들다"

구현모 KT 대표는 지난달 경영진 기자간담회에서 케이블TV 인수와 관련해 이 같은 생각을 밝혔다. '확실한 1등'을 위해 KT는 딜라이브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자회사 KT스카이라이프는 현대HCN 인수를 앞두고 있다. 현재 1위 사업자의 1등 굳히기 전략이다.

KT는 지난해 본격화된 유료방송 인수합병(M&A) 여파에도 유료방송 시장에서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19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KT의 유료방송 가입자 수는 758만8574명(22.35%)으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SK브로드밴드(IPTV) 530만3285명(15.62%), LG유플러스 459만7805명(13.54%), LG헬로비전 3,925,459명(11.56%), KT스카이라이프 307만8420명(9.07%), SK브로드밴드(SO) 300만5583명(8.85%) 순으로 나타났다.

KT와 KT스카이라이프를 합산한 가입자 수는 1067만명(지난해 하반기 1059만명)으로 늘었다. 점유율은 31.42%다. LG유플러스와 LG헬로비전을 합산한 가입자 수 852만명, SK브로드밴드(IPTV와 SO 합산) 831만명과는 200만명 넘게 차이난다.

KT는 2차 시장 재편이 진행되고 있는 유료방송 시장에서 '큰 손'으로 떠올랐다. KT는 최근 딜라이브 채권단이 진행한 예비 입찰에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의향서를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KT는 딜라이브 인수가격으로 7500억원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딜라이브 채권단은 매각가를 1조원 이상으로 봤지만 최근 몸값을 낮추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딜라이브의 경우 가입자 200만명과 가입자당평균매출액(ARPU, 약 8000원)이 높은 것이 강점이다. 하지만 매각 가격이 부담스럽고 부채 비율(159.59%)이 높아 잠재적 불안 요소로 작용한다.

KT가 딜라이브를 인수하면 계열사(KT스카이라이프+현대HCN)를 포함해 유료방송시장 점유율은 41.45%가 된다. 유료방송 시장점유율은 그동안 유료방송 사업자 한 곳의 가입자가 전체 3분의 1이 넘지 않도록 상한이 정해져 있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 조항을 폐지했다. 규제 폐지로 사업자의 공격적인 M&A가 가능해졌다.

KT가 딜라이브를 가져가면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는 CMB뿐이다. CMB와 개별 SO들을 모두 인수한다 해도 KT 점유율을 따라잡을 수 없다.

KT의 딜라이브 인수는 콘텐츠 확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강화해 유료방송 시장 구도를 KT 중심으로 전면 재편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구 대표는 "왜 현대HCN을 인수하느냐 하는데 확실한 1등 플랫폼을 통해 콘텐츠 사업에 본격 진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향후 딜라이브 채권단은 KT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본격적 매각협상에 착수할 것으로 전망된다. 협상 과정에서 정확한 인수 가격 등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딜라이브 노조도 지난달 회사 매각에 적극 찬성하고 협력하겠다고 공개 선언했다.

한편 상반기 IPTV 가입자 수는 1748만9664명(51.52%), SO 1337만8742명(39.41%), 위성방송 307만8420명(9.07%)으로 집계됐다. 2017년 11월부터 IPTV가입자 수가 SO 가입자 수를 앞선 이후 IPTV와 SO간 가입자 수 격차는 약 451만명으로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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