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유료방송 1위 자리 굳히기...LGU+ 월트디즈니 협력관계 앞세워
내년 디즈니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디즈니플러스(+)가 한국에 온다.
넷플릭스가 국내 OTT 시장을 잠식하고 있는 상황에서 디즈니플러스-넷플릭스-국내 OTT 경쟁구도가 형성될 전망이다. 통신사들도 플랫폼 문을 활짝 열고 우군 확보에 나섰다.
29일 미디어 업계에 따르면 디즈니플러스 국내 파트너로 KT와 LG유플러스가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디즈니 플러스는 디즈니, 픽사, 내셔널 지오그래픽, 마블, 스타워즈 등 자사 계열사 콘텐츠를 모아 서비스한다. 지난해 11월 서비스 시작 후 지난달 기준 미국 등 30개국에서 8680만명의 구독자를 확보했다.
디즈니가 국내 통신사들과 오랫동안 협의해 온 만큼 내년 상반기에는 국내에서도 디즈니 플러스 서비스가 제공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는 디즈니가 넷플릭스 사례처럼 1개 혹은 2개의 통신사와 손잡아 IPTV를 통해 서비스하고 디즈니 플러스 단독 서비스도 내놓을 것으로 본다.
OTT업계 관계자는 "LG는 그룹 측면에서 디즈니와의 협력관계를 앞세우고 있고 KT 역시 협력을 위해 과감한 조건을 내세운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당초 업계에서는 유력 파트너로 LG유플러스를 꼽았다. LG그룹과 월트디즈니와의 협력 때문이다. LG전자는 북미 시장에서 자체 디지털 플랫폼 'LG채널'에 넷플릭스 뿐만 아니라 디즈니플러스를 기본 탑재했다. LG디스플레이도 월트디즈니 자회사와 OLED 기술협력을 하고 있다.
다만 스마트TV에 선탑재는 가입자 유치에 한계가 있다. 업계에서는 강력한 가입자 기반을 갖고 있는 IPTV에 탑재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실제 넷플릭스는 2018년 LG유플러스와의 독점 계약 후 이용자가 대폭 늘었고 LG유플러스 역시 가입자 유치 및 방어 효과를 봤다.
KT 역시 유료방송 1위 사업자 자리를 굳히기 위해 디즈니플러스 도입에 적극적이다. 디즈니플러스는 KT의 가입자와 네트워크 인프라를, KT는 콘텐츠 확대를 기대할 수 있다. 특히 KT는 KT스카이라이프가 현대HCN을 인수하면서 IPTV, 위성방송, 케이블TV를 모두 보유한 사업자다.
KT는 지난 8월 넷플릭스와 제휴를 맺고 올레 tv에서 넷플릭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여기에 디즈니플러스까지 가져와 고객기반 확대와 콘텐츠 투자를 병행하겠다는 방침이다.
SK텔레콤은 지상파와 함께 설립한 OTT '웨이브'를 육성하는게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유영상 SK텔레콤 MNO사업대표는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 디즈니플러스와 제휴를 추진 중이냐는 질의에 "확정된 게 없다. 충분히 대등한 힘을 가지고 제휴할 수 있을 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1위 사업자의 책임감을 가지고 외국 사업자와 쉽게 제휴하기보다는 국내 OTT 산업을 키우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디즈니플러스의 진출로 국내 OTT 경쟁은 더욱 심화할 전망이다. 국내 OTT는 웨이브, 티빙, 시즌, 왓챠플레이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자체 콘텐츠 제작 역량을 키우는 등 반격을 준비하고 있다.
웨이브는 출범 1년 만인 지난 9월 기준 전체 회원이 1000만명을 돌파했다. 유료가입자는 200만명 수준이다. 웨이브는 오리지널 콘텐츠와 월정액 영화서비스 강화, 독점 해외시리즈 등 공격적인 콘텐츠 투자에 나서고 있다.
CJ ENM에서 나와 새 출발한 티빙은 JTBC와 OTT 합작법인을 설립할 예정이다. 여기에 네이버도 가세했다. 티빙 합작법인이 출범할 경우 국내 OTT 시장 재편이 이뤄질 전망이다. 콘텐츠업계에서는 네이버와 CJ가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에 맞설 경쟁력을 확보하려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넷플릭스에 디즈니플러스까지 해외 OTT 공세가 거세지면서 국내 OTT 연합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웨이브, 티빙 등 플랫폼을 통합해 콘텐츠 경쟁력을 키우자는 것이다. 실제 웨이브를 출범시킨 SK텔레콤은 최근 티빙에 합병까지 제안하기도 했다.
OTT업계 관계자는 "대규모 자본이 들어간 오리지널 콘텐츠를 무기로 해외 OTT들의 공세는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며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국내 콘텐츠 사업자 간 협력과 연합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한편 디즈니는 지난 10일 공식 트위터를 통해 내년에는 디즈니플러스가 동유럽, 한국, 홍콩 등 국가에서 출시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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