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담회·언론 발표 아닌 가맹점주 게시판 공개 '점주 달래기용 불과'
유료 다운 이미지 문제로 인식…본질은 남혐 디자인과 비아냥 대처에 대한 분노
과거 동일 사례와 군인 비하 논란은 언급 조차 안해
"이번 사건에 대해 관련자 모두 합당한 조치를 받도록 하겠다. 모든 과정을 뼈를 깎는 각오로 쇄신해 '전화위복'의 계기가 되도록 하겠다. 다시 한번 머리숙여 사과 드린다."
'남성 혐오' 논란을 빚은 조윤성 GS리테일 사장이 4일 밝힌 사과문이다. 지난 1일 '남성 혐오' 논란이 발생한지 3일 만이다. 공분한 여론은 지난 2일부터 남성 혐오를 비롯해 GS리테일이 과오를 범했던 군인 비하 논란 포스터, 남혐 논란 이미지 차용 포스터 등 그간의 수많은 전적들을 속속 찾아냈다. 그러면서 GS리테일의 '남혐' 사태는 더욱 일파만파됐다.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는 'GS25의 군부대 PX 계약을 전면 철회해달라'는 게시물이 올라오고 GS25의 불매운동 분위기도 확산되는 가운데 본사의 잘못에 가맹점주들만 타격을 입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조 사장은 뒤늦게 사과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보인다.
조사장은 이날 GS25 가맹점주 게시판에 사과문을 올렸지만 일각에서는 이마저도 '진정성'이 결여돼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사과문은 기자 간담회를 통한 대국민 사과도 아니고 그렇다고 평소처럼 기자들에게 공식적으로 보낸 보도자료도 아니었다. 내부 직원과 가맹점주들만 볼 수 있는 곳에 사과문을 올려 '국민께 사죄한다'라고 하는 것은 '진정한 사과'라기 보다는 점주 달래기용 '급한 불 끄기'에 불과하다는 비판을 받기 충분하다.
무엇보다 더 큰 문제는 조 사장의 사과문에서 이번 사태의 본질을 파악하지 못한 '보여주기식 사과'라는 점이 여실히 드러났다는 점이다.
그는 사과문에서 "캠핑을 주제로 한 포스터 제작을 위해 '캠핑'과 '힐링'이라는 키워드로 다운 받은 이미지를 사용했으나, 디자인 요소에 사회적 이슈가 있는 부분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GS25가 포스터를 3차례나 수정하는 과정에서 2차 포스터에는 손과 소시지 이미지가 삭제되고 달 문양이 추가됐다. 그러자 해당 문양이 서울대 페미니즘 동아리 '관악 여성주의 학회 달'의 마크와 유사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달 문양과 관련해서도 GS리테일 측은 원본에 있었던 이미지며 새로 추가된 이미지는 아니라고 주장해 여론의 공분을 샀다. 3차 수정을 하면서 원본 이미지와는 상관없는 디자인을 첨부하는 행태에 분노가 끌어 올랐음에도 조 사장은 원본 이미지 탓만 하고 있는 것처럼 사과문을 작성한 것이다.
또하나 언급하고 싶은 것이 있다. 지난해 6월 GS25가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제작한 포스터에 '군무새'라는 단어를 담아 디자인 한 군인 비하 포스터와 관련해서 '국민 청원'까지 이뤄지고 있음에도 조 사장은 어떠한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애국 기업임을 내세워 마케팅을 펼치며 수익을 올렸던 GS리테일이 이번 사과문에 군인 비하 논란에 대한 사과조차 안한 것은 '국민 분노의 본질도 파악안 된 진정성 없는 사과문'이라는 사실을 시인한 것은 아닐까 싶다.
오늘 남양유업 홍원식 회장은 간담회를 열고 눈물로 사과하며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그는 과거 잘못을 모두 언급하며 늦은 사과에 또한번 사과하기도 했다. '시간이 지나면 잊혀진다'란 생각으로 버틴다면 '남양유업 홍회장 불명예 퇴임'이라는 비슷한 결과가 나올지도 모른다. 그러기에 조윤성 GS25 사장은 국민 분노의 본질을 파악하고 진정성을 담아 사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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