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에 통보한 금감원 "다음달 14일부터 3주간 종합검사 돌입"
10년만에 10배로 성장한 메리츠, 부동산PF 규제 적응 여부 '관심'
회사 "당국의 검증 잣대로 개선점과 우려요인, 고쳐나갈 수 있어
내달 금융감독원 정기 종합검사를 받게 된 메리츠증권이 종합검사를 통해 경영 말단 세포에 있는 문제점까지 살펴볼 것이라고 언급했다.
종합검사라는 특별한 검증 잣대를 통해 경영진들은 회사 곳곳의 상황을 직면할 수 있어 상당한 경영 추동력이 될 것이란 판단이다.
12일 금융당국과 증권업계에 따르면 메리츠증권은 금감원으로부터 이번 종합검사 대상으로 선정됐다는 내용을 최근 통보받았다. 검사 기간은 다음달 14일부터 약 3주간으로 현재 메리츠증권은 사전 자료 제출을 준비 중이다.
금감원은 이번 종합검사에서 메리츠증권 업무 전반을 모두 들여다보게 된다. 특히 금감원의 주된 관심사인 내부통제, 소비자보호, 건전경영 등 분야를 비롯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익스포저, 파생상품 및 사모펀드 취급현황 등 영업 전반을 살펴볼 방침이다.
종합검사는 금감원이 진행하는 금융회사 점검 수단 중 가장 강도 높고 밀도 있는 검사다. 통상 검사 후 대상 회사에 제도 개선을 요구하거나 임직원 제재까지 이어진다.
메리츠증권은 최근 몇년간 인수합병과 부동산PF 사업 활성화 및 자금조달을 통해 급속 성장한 증권사다. 2011년 자기자본 5000억원이었던 메리츠증권은 올해 5조원대 초대형증권사로 부상한다. 10년 만에 10배 규모로 성장한 것이다.
이런 급성장 배경에는 부동산PF를 통한 수익 극대화가 자리한다. 문제는 이 사업 방식이 전 증권업계에 확산되면서 부동산PF는 금융당국의 우려 요소로 자리 잡았다. 결국 금융당국은 2020년부터 증권사의 부동산PF 채무보증 한도를 관리하고 자본적정성 기준을 강화하면서 증권사의 부동산PF 익스포저 축소를 요구해왔다.
공교롭게도 코로나19가 발생하면서 부동산 가격 하락 리스크에 대한 선제적 관리라는 정책 목표에는 증권가 공감대가 있었지만, 일괄적으로 우발채무가 자기자본 규모를 넘어서지 못하도록 하는 다소 일방적 규제로 증권사들의 저항이 존재해왔다.
이같은 상황에서 메리츠증권은 부동산PF 관련 보증부채 2019년 말 자기자본 대비 214.2%에서 지난해 말 89.9%로 축소하며 재무구조 개선을 진행해왔다. 금감원은 부동산PF 규제를 메리츠증권이 어떻게 소화했는지에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보증부채 감축 과정과 그 결과도 관심사다. 정부 당국의 부동산 PF 정책이 시장에 어떻게 스며들었는지 살펴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금감원 일정 부분 선을 긋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부동산PF는 메리츠증권 뿐만 아니라 모든 증권사에 해당되는 이슈"라면서 "부동산PF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검사하는 것은 아니며 메리츠증권에 2008년 이후 착수하는 정기 종합검사 일환이다"라고 설명했다.
메리츠증권 경영진들은 금융감독 전문가들의 면밀한 지적이 추후 경영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살펴보겠다는 입장이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증권업 경영에 대한 큰 틀에서 개선되어야 할 점, 우려 요인을 제시할 텐데 당국자의 심도 있는 지적이 추후 경영에 도움이 되도록 적극적으로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경영진들은 통상 임원들의 보고를 통해 회사 전반을 파악하는 데 이번 종합검사라는 특별한 검증 잣대를 통해 경영 말단 구석구석에 있는 지적사항을 들을 수 있게 됐다"면서 "금감원의 종합적인 경영 검사가 회사에는 본질적으로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사 종합 검사 후 금감원의 최종 검사 결과 발표까지는 수개월이상 소요된다. 검사 결과를 종합 정리한 검사의견서 작성, 부서 내 심의, 제재처분 사전통지 및 의견청취, 제제심의위원회 심의, 금융위원회 의결 등 많은 절차가 순차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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