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수준 첫 단계…인공지능(AI) 활용 기대도
국내 톱3 게임사 '3N'이 금융권과 협업에 나서고 있다. 게임사들의 비(比) 게임 사업 진출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넥슨과 엔씨소프트에 이어 최근 넷마블까지 은행·증권사들과 손잡고 있다.
게임산업 영역 확장을 기대하는 분위기지만 아직까지는 은행들의 게임 활용 마케팅이나 게임사들에 대한 스폰서십 정도에 그치는 수준이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넷마블은 지난 11일 하나은행과 공동 프로모션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앞서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10월 KB증권, 디셈버앤컴퍼니자산운용과 'AI 간편투자 증권사' 출범을 위한 합작법인(JV)에 참여했다. 넥슨 역시 지난해 12월 신한은행과 업무 협약을 맺었다. 이로써 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 등 게임사 빅3로 알려진 이른바 '3N' 모두가 금융권과 손을 잡게 됐다.
게임사들은 금융권 진출을 통해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각각의 게임사들이 길게는 10년전부터 연구개발해 온 인공지능(AI) 기술이 금융권에도 확장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에서다.
실제 넥슨과 엔씨소프트는 자사의 AI 기술 접목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했다. 엔씨소프트는 KB증권, 디셈버앤컴퍼니자산운용과 AI 간편투자 증권사 출범을 위한 합작법인(JV)에 참여했다.
KB증권의 금융투자 노하우, 디셈버앤컴퍼니의 로보어드바이저 기술 융합을 통해 새로운 형태의 디지털 증권서비스 개발에 나서기로 하면서 엔씨소프트의 경우 자사 AI 기술력이 적극적으로 활용될 것이라고 전망됐다.
넥슨도 AI 기술 연계에 대한 가능성을 내비쳤다. 넥슨은 금융권에서는 결제사업을 추진하고 게임과 금융 간 콘텐츠 개발 및 공동마케팅 계획을 내세웠다.
게임업계가 AI 연구개발에 착수한 것은 길게는 약 10년전 부터다. 엔씨소프트가 2011년 게임업계에서는 처음으로 인공지능(AI) 연구개발 투자를 시작했고 넥슨은 2017년 AI 전담조직 인텔리전스랩을 출범했다.
특히 엔씨는 AI센터(게임·스피치·비전 AI 연구)와 NLP센터(언어·지식 연구)를 운영하고 있는데 금융권을 제외하고 엔터테인먼트, 스포츠 등 이미 비게임 사업에서 본격적으로 기술을 접목하고 있다. 넥슨 역시 인텔리전스랩스 인력을 꾸준히 늘리며 지난해 기준 400여 명 규모의 AI 인재풀을 갖추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는 이들 게임사들의 금융권 진출이 기술 개발보다는 마케팅 수준으로 활용되는 정도에 그치는 수준이다.
넷마블의 경우 기술 활용보다는 양사 마케팅에 집중한다는 분위기다. 하나은행과 업무협약을 체결한 넷마블은 하나은행은 신규 자산관리 서비스 출시 과정에서 미니 게임, 웹게임 형태로 금융정보를 알리는 수단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넷마블의 경우 다음달 10일 출시되는 신작 제2의 나라의 스폰서십 형태로 하나은행이 참여한다. 넷마블은 연내 제2의나라 게임 대회를 하나은행배로 개최하고 유튜브 넷마블TV와의 콜라보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넥슨도 이같은 방식으로 신한은행과의 협업을 진행 중이다. 넷마블은 자사 게임 카트라이더의 이스포츠 게임 '신한은행 헤이 영(Hey Young) 카트라이더 리그 시즌1'을 개최하고 있다.
이에 게임업계의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빅데이터가 금융권의 새로운 모델 개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던 일각에서는 아쉽다는 목소리도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게임업계가 그동안 쌓아온 AI 기술을 게임,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그치지 않고 금융권 등 완전히 새로운 사업으로 진출하는 데 사용하기 시작했다"면서도 "인공지능 등의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새 사업 부문으로 성장하고 있는 엔터테인먼트 등과 달리 유통업계에서도 이미 진행 중인 미니게임 정도에 그치는 것은 아쉬운 점"이라고 말했다.
다만 주력 산업인 게임 흥행을 성공시킬 가능성을 높이고 이스포츠를 포함한 대회 활성화 등을 기대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현재는 금융, 엔터테인먼트, 유통 등 게임업계의 활용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는 데에 의미가 있다"며 "산업 경계없이 게임 산업의 영향력이 높아지는 초기 단계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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